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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데이비드 실즈 지음, 김명남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평점 :
발달책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생물학적인 발달책. 또 한편으로는 삶과 죽음에 관한 명언집을 보는 듯한 느낌에, 한 사람의 자서전을 보는 기분 또한 들었다. 사실 발달 책이야 이전에 많이 보았기 때문에 특별히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는 없었고, 화자인 주인공의 삶에 깊은 매력 또한 느낄 수가 없었다. 어쩌면 내가 사는 방식과 너무 다른 방식으로 살고 있으며, 문화적, 사회적 코드가 상이하기 때문일 것 같다. 그렇게 다소 어렵게 책을 읽어냈다.
한 사람. 작가 데이비드 실즈의 생물학적 일대기. 어렴풋이 나도 그와 함께 과거의 기억들을 끄집어 내게 되더라. 태어나고, 학습하고, 성장하고, 또 몸이 변하고, 하는 일련의 발달적 변화들. 그래. 그랬었지. 청소년기의 격한 감정들. 그 감정을 이끌어 내던 생물학적 이유들에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이고, 거기에 딱 적합한 명언을 보면서 무릎을 치면서 웃기도 하고.
이러한 일련의 변화들은 결코 생물학적이지만도. 철학적이지만도. 개인적이지만도 않다. 이러한 세 개의 측면을 하나의 담으려는 시도가 다소 무리였을까? 하나의 측면에 포커스를 맞춘 그런 책보다 사실 읽는 것은 쉽지 않았다. 생물학적인 깊이가 새로운 정보가 설득력 있게 소개 되는 것도 아니고, 철학적 명언들이 논리 정연한 글의 흐름에 따라서 소개되는 것이 아닌 상황상황에 툭툭 터져 나오고, 개인의 일생사도 뭔가 유기적이고, 쫀득한 몰입시키는 그런 흡입력이 다소 부족하게 느껴졌는데. 이렇게 하나로 묶기 힘든 요소들을 하나의 책으로 묶었다는 것. 그것 자체가 이 책을 특별하게 하는 요소일지언정, 또한 책읽기를 방해하던 요인이는 사실을 부인하기 힘들다.
그래서 유기적인 텍스트의 쫀득함에 빨려 들어가서 책을 읽기를 기대하는 독자라면 그 구성 방식에 다소 실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이 책 안에는 줄을 치지 않고 견딜 수 없게 하는 삶과 죽음에 관한 수많은 명언들은 하나의 단행본 안에서 와르르 만날 수 있기에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가치가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