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직 웨이트 타로 따라하기
칼리 지음 / 물병자리 / 2002년 11월
평점 :
절판


  내가 타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에릭 로메르의 영화 "녹색 광선"을 본 이후부터인 것 같다. 물론 그전에도 타로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지만 그 영화에 나온 타로 카드의 상징성은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모든 것에 지치고 권태로워진 여자 주인공은 어느날 길을 가다가 타로 카드 한장을 줍는다. 그날부터 새로운 깨달음을 찾으려는 여자의 여행은 시작된다. 영화 "엘비라 마디간"에도 타로카드가 등장한다.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사랑의 도피를 떠난 곡마단 처녀와 장교. 그 도피길에서 엘비라는 점쟁이를 찾아가 타로점을 본다. 점쟁이는 처음에 나온 죽음 카드를 어떻게든 피해보려하지만 반복해보아도 점괘는 똑같다. 

  온라인 상에서 잘 알려진 타로 마스터로 활약하고 있는 저자 칼리는 타로와 관련된 책을 몇권 펴냈다. 이 책은 그 가운데에서 초보자를 위한 입문서라고 할 수 있는데, 78장의 아르카나에 대한 키워드를 잘 요약해놓았으며 카드를 섞는 방법에서부터 기본이 되는 배열법인 켈틱 크로스까지 찬찬히 설명해준다.

  사실 타로 카드를 배우기 위해 관련 서적을 찾아본 사람이라면 그 빈곤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숫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책을 찾는 이들을 만족시키는 일은 어려워보인다. 그 때문에 타로 입문자들이 느끼는 어려움은 더 클 수 밖에 없다. 그런면에서 본다면 "베이직 웨이트 타로 따라하기"는 초보자라면 반드시 숙지해야할 각각의 아르카나들에 익숙해지기 위한 좋은 안내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어느정도 매뉴얼을 숙지하고 있고, 기본인 켈틱 크로스 이외에 다른 배열법을 알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다른 타로 서적을 찾아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기본 배열법 이외의 다른 배열법은 나와있지 않으며, 카드점의 예도 설명을 위한 것 외에는 지면을 할애하지 않고 있다. 또한 이 책은 웨이트 계열의 카드에 맞도록 쓰여졌기 때문에 자신이 갖고 있는 타로 카드의 종류가 웨이트 계열(웨이더 라이트, 유니버셜 라이트 등)에 해당하는지도 미리 살펴 보아야 한다.

  사람마다 타로 카드를 접하게 되는 계기가 다 다르겠지만 나의 경험을 통해 얻은 한가지 성찰이라면 무엇이든 지나치게 빠지거나 의존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타로 카드는 어디까지나 삶을 풍부하게 만드는 수많은 도구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며 그것으로 인해 자신과 주변의 상황을 잘 살펴볼 수 있다면 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이라면 타로의 세계로 떠나는 여행은 유쾌하고 신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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