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근대 철학의 대부’ 블랑쇼 선집 나온다 


» 모리스 블랑쇼(왼쪽)는 자신의 모습이 노출되는 걸 극도로 꺼린 은둔자였다. 이 사진은 젊은 시절에 찍은, 극소수 사진 가운데 하나다. 

 


〈기다림 망각〉
모리스 블랑쇼 지음·박준상 옮김/그린비·1만6000원


2003년 타계한 모리스 블랑쇼(1907~2003)는 조르주 바타유, 피에르 클로소프스키와 함께 프랑스 현대철학에 큰 영향을 끼친 작가로 꼽힌다. 그린비 출판사가 그의 작품 가운데 9종을 가려 선집을 출간하기로 하고 먼저 소설 <기다림 망각>(1962)을 펴냈다. 그린비 출판사는 올해 <정치평론 1953~1993> <우정> <도래할 책> <카오스의 글쓰기>를 내고, 내년에 <죽음의 선고> <문학의 공간> <무한한 대화> <저 너머로의 발걸음>을 펴내 선집을 완간할 예정이다.  

블랑쇼 선집 번역에는 프랑스에서 블랑쇼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박준상 전남대 교수를 비롯해 블랑쇼 전공자·연구자인 고재정·박규현·심세광·이재형·이달승 박사가 간행위원회를 꾸려 참여했다. 사르트르·카뮈와 동시대인인 블랑쇼는 20세기 후반 현대철학, 특히 푸코·들뢰즈·데리다에게 영감의 원천 노릇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간행위원회는 블랑쇼가 “근대성이 쌓아올렸던 거대한 이념 더미를 태우는 불꽃을, 그리고 이 더미들이 타고 남은 잿더미를 보여주었으며, 이 잿더미 가운데서 근대성 전체를 회상하면서 그 죽음의 미사를 집전하고 근대성의 조종을 울린 사제였다”고 말한다. 블랑쇼는 문학비평서 <문학의 공간>에서 문학의 특성을 죽음에 빗대어 표현하면서, 문학은 황폐의 공간이며 이런 공간 속에서 비로소 글쓰기가 시작된다고 말하는데, 그런 사유의 한 양상을 <기다림 망각>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박준상 선생의 저서 목록

 

 

 

 

 

 

 

 

이번 블랑쇼 선집 발간을 기념해 프랑스의 블랑쇼 전문가인 크리스토프 비당 파리7대학 교수가 블랑쇼의 삶과 문학을 소개하는 글을 보내왔다. 글 전문을 싣는다. 비당 교수는 블랑쇼 전기인 <모리스 블랑쇼, 보이지 않는 동반자>를 썼으며, 영화 <모리스 블랑쇼>의 공동감독을 맡았고, 블랑쇼 연구 사이트 ‘에스파스 모리스 블랑쇼’(www.blanchot.fr)를 운영하고 있다. 
 

고명섭 기자 michael@hani.co.kr
 

 

 

■ 기 고


“블랑쇼, 희망 사라진 곳서 미래 긍정할 준비”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33735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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