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 "티베트 문화만 보장되면 중국령도 낫다"

 

  칭짱철도를 통한 문화적 침략에 경계감 표시
  2006-12-25 오후 7:09:20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는 25일 티베트가 종교·문화적 정체성만 유지할 수 있다면 중국의 일부로 남아 있는 것도 티베트의 이익 중 하나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달라이 라마는 이날 뉴델리에서 열린 출판기념회 강연에서 "중국의 막강한 경제력을 감안할 때 중국의 일부로 남아 있는 것이 티베트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은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다만 우리는 티베트의 문화와 환경 보전을 위한 정치적 자유를 원하고, 한족의 영향력 강화와 중국어의 확대 보급을 통한 티베트 문화의 말살에 반대할 따름"이라고 강조했다.
  
  달라이 라마는 "의도적이건 아니건 간에 티베트에 한족이 계속 늘어나고 병력이 증강되면서 어느 정도의 문화적 학살이 자행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티베트에 배치된 중국 병력을 축소하고 한족의 이주정책을 중단해야 한다고 중국 정부를 향해 촉구하고 "이는 티베트를 핵무기가 없는 평화지대로 만들려는 우리 목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모든 티베트인은 발전한 티베트를 원한다"면서 티베트에 대한 중국의 경제개발 정책에는 근본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5년 3월에도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도 "중국이 티베트의 문화와 정신, 환경을 보호해준다면 중국 통치를 받아들이고 티베트 자치 독립 요구를 포기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연합뉴스

  지난 1959년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주장하며 일으킨 봉기가 실패 한 후 인도에서 망명생활을 하고 있는 달라이 라마가 문화적 정체성을 강조하는 것은 지난 7월 베이징과 티베트의 수도 라싸를 잇는 칭짱철도(靑藏鐵道)가 개통되면서 시작된 문화적 침투 현상을 경계하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중국은 칭짱철도를 통해 티베트에 대한 경제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티베트인들은 이 철도가 티베트의 생태계와 문화적 정체성을 파괴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달라이 라마의 한 측근은 이 철도가 중국인들의 유입을 늘리고 이 지역을 군사화하고 있어 '티베트에 대한 제2의 침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비난해왔다.
  
  이런 달라이 라마에 대해 중국 정부는 '분리주의자'라고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우리는 중국 정부의 비난과 우리를 향한 억압에도 불구하고 중국와의 대화에 충실히 임했다"며 문제는 티베트의 전통과 언어를 말살하는 중국의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군대는 1950년 처음으로 티베트를 점령했고 달라이 라마는 1959년 봉기 실패 뒤 수천 명의 티베트인을 이끌고 인도로 망명했다. 달라이 라마는 인도 다름살라에 망명정부를 세웠고 현재 인도에는 약 14만 명의 티베트인이 살고 있다.
   
 
  황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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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도반 2006-12-25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본문에도 나오지만) 2005년에 이어 올해에도 중국에 대한 달라이 라마의 "간청"은 계속된다. "중국화"와 더불어 "자본주의화"하고 있는 티벳의 정체성은 어디로 가는가? 구래의 사원경제와 티벳불교의 정교일치로 돌아가서도 안되겠지만, 작금의 상황 역시 고민해야 할 사안이 너무도 많다.

마법천자문 2006-12-25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라이 라마가 황제처럼 군림하던 예전으로 돌아가느니 차라리 중국에 합병되는 게 낫다고 봅니다. 미국의 이라크 침략을 지지하는 망언을 할 정도로 노회한 정치력을 과시(?)한 바 있는 달라이 라마는 중국정부와 야합을 통해 '티벳의 황제' 로 복귀하려는 야심을 지닌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군요.

청년도반 2006-12-25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린님/ 반갑습니다. 물론 제 말의 의도는 달라이 라마의 정치적 행보(말씀하신 이라크 전쟁 지지 발언을 비롯하여 달라이 라마의 망명정부와 미 CIA와의 공모관계 등에서 나타나는 자유 티베트 운동의 허구적 면모는 이미 잘 알려진 바이지요)를 추인하는 것과는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다만 "사회주의와 민족주의의 모순적 결합"과 그에 따른 "민족동일성"으로의 경도라는 20세기 사회주의의 난제를 티벳의 사례가 극명하게 보여준다는 점이 안타깝다는 것이지요.

앞으로도 종종 들러서 좋은 말씀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