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TV>가 방영하고 있는 "대국굴기(大國堀起)"에 대해 서방 언론들의 관심도 높은 모양이다. 전지구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의 자신감이 표출된 이 프로그램의 방영은 서구에 대한 시각과 중국에 대한 스스로의 인식이라는 측면에서 분명 지난날 "하상(河觴)"과는 사뭇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하상>이 거의 맹목적인 서구 편향을 보여준 데 비해, <대국굴기>는 서구 강대국들의 흥망을 추적하는 형식을 취하면서 암암리에 중국이 그로부터 교훈을 얻어 강대국으로 부상하고자 하는 욕망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영국의 의회제도나 미국의 민주주의를 높이 칭찬하는 것도 실상은 이러한 교훈을 이끌어내기 위한 일환이다.
중국의 최근 행보 또한 강대국으로서의 면모를 스스로가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해준다. 후진타오 주석의 아프리카 순방과 인도와의 정치적-경제적 협력("친디아"), 파키스탄과의 공고한 유대 확인 등은 국제사회에서 중국이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으로 해석가능하다. 아래에 걸어놓은 글은 <대국굴기>의 방영과 관련한 <뉴욕타임즈>의 기사 한 토막이다. "거짓된 겸손을 흘리는" "부끄러움 타는 거인"이라는 표제가 의미심장하다. 인터뷰로 실린 중국인 교수들의 낙관적인 발언과 더불어, 눈에 보이지 않는 미국인들의 경계심을 엿보는 것도 한 재미다.
중국이 현재까지는 "성공적인" 발전주의 국가로서의 행보를 걸어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역사의 '우연'과 대면하기 위한 처방으로 강대국의 흥망성쇠를 공부하는 것도 괜찮은 생각이긴 하지만, 그보다 먼저 내부의 점증하는 모순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어떨까. 단순히 "조화사회"를 외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라면 말이다. [UK]

Photographs from China Central Television
http://www.nytimes.com/2006/12/09/world/asia/09china.html?_r=1&oref=s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