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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7
J.D. 샐린저 지음, 공경희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제롬데이비드 셀린저라는 작가가 쓴 책이다. 제일 먼저 이책을 알게 된것은 컨스파이러런스씨어리라는 제목의 멜깁슨이 출연한 영화에서 음모론을 주장하는 택시운전사가 늘 들고 다니던 책으로 소개되었다.
실제로는 존레논의 암살범이 체포당시에 가지고 있었던 책이라서, 그 당시에는 금서가 되기도 했다는 책이기도 하다.
또한, 단 한권의 책으로 유명해진 후 칩거하면서 세상과 단절했다는 파인딩포레스트의 주인공이 제롬데이비드 셀린저이기도 하다. 이 이야기를 책을 다 읽고 들어서 놀라게 되었다.
이 책은 완벽인 1인칭 시점의 책이다. 고등학생인 주인공은 유복한 집에서 태어났지만, 몇번씩이나 전학과 퇴학을 반복하는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아서는 문제아이다. 하지만, 그의 내면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타락해있고, 지저분하다. 자신의 순수성과 세상에 대한 못마땅함이 아주 솔직한 시각으로 표현되어 있다.
1인칭 시점의 글로 이렇게 한권의 책을 서술되어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독자는 시종일관 주인공의 입장이 되어서 세상을 바라보고, 흥미진진하게 앞으로 발생할 일에 대해서 궁금해하면서 읽게 된다. 한번도 지루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없었다. 요즘의 많은 소설들은 다양한 사람들의 내면을 표현하기 위해서 다인칭으로 서술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1인칭 시점의 글이 주는 맛을 느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주인공은 정말 순수한 면이 있지만 그리 용감하다던가, 훌륭한 면을 가지고 있다던가 하지 않고, 지극히 평범하다. 그런 평범함속에서 정말로 가끔씩 너무나 바보 같은 짓을 저지르기도 하고, 스스로 그런 자신의 모습에 후회도 한다. 그런 모습을 너무나 진솔하게 다루었기에 진실되게 느껴지는 것 같다.
하지만, 삶이 이 주인공처럼 어떤 방향성 없이 표류한다는 것은 개인에게 고통이고, 그를 바라보는 주변사람들에게도 엄청난 어려움을 줄 것 같다. 물론 우리는 청소년기에 그런 과정을 다 겪어 왔을 것이다.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불리는 그때, 삶의 이유와 방향에 대해서 고민할 이유조차 찾기 힘든 주인공에게 <미성숙한 인간의 특징이 어떤 이유를 위해 고귀하게 죽기를 바라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 성숙한 인간의 특징은 동일한 상황에서 묵묵히 살아가기를 원한다는 것이다>라는 충고를 해 준 주인공이 그나마 마음의 문을 열고 있는 선생님 조차도, 자신에게 변태적인 성희롱을 했다고 생각하고 그로부터 뛰쳐나오게 되는 장면에서 주인공이 느끼는 정신적인 방황을 느낄 수 있다. 도데체, 무엇을 믿고, 무엇에서 삶의 가치를 느껴야하나를 진정 느끼기 힘들었을 것 같다.
결국 주인공의 마음을 다잡게 해서 일상으로 돌아오게 만든것은 주인공이 진정으로 사랑하고 좋아하는 동생이 주인공과 같이 떠나겠다고 나섬으로서였다. 주인공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게된다.
방황하는 사춘기의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으면 어떤 생각이 들까? 오히려 고민하고 방황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함으로서 더 차분하게 반성하게 될까? 아니면, 이 책의 주인공을 따라서 자신도 집을 가출해볼까 생각하게 될까? 주변 친구들과 주변사람들에 대한 주인공의 경멸적 시각을 공감하고 한층더 주변사람에 대한 단절의 벽을 키우게 될까? 어찌 되었건, 육체적성숙과 더불어 정신적 성숙의 방황을 하게 되는 그때, 그 시절의 높은 파고를 넘어서 살아 남은 자만이 어른이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건 누구나 다겪어 왔지만 만만치 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삶은 살아갈만한 것이며, 누구나 자신의 삶의 목표를 향해 매진할 수 있는 삶의 희망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지만, 이책의 주인공은 그런 희망을 찾은 것은 아니라, 단지 어렵게 어렵게 자신의 질퍽질펵한 삶을 버티면서 이겨내고 있는 중이라는 생각이든다. 이 책의 주인공과 같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상황을 긍정하게되고 사랑을 키우고, 희망을 가질 수 있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