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성적 충동 - 인간의 비이성적 심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조지 애커로프, 로버트 J. 쉴러 지음, 김태훈 옮김, 장보형 감수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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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즈는 완전고용을 달성하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하려고 시도했으며 야성적 충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이후의 케인즈 이론의 신봉자들이 케인즈 이론을 강화하면서 숫자로 설명하기 힘든 야성적 충동이론 부분을 약화시켰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근대 경제학의 기본적인 가정인 사람들이 경제적 결정을 "정량적 편익에 정량적 확률을 곱하여 가중평균을 구하는" 식으로 이뤄진다는 가정을 거부하고, 실제의 경제적 의사결정은 "야성적 충동에 따라서만"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주식시장에 대한 벤자민 그레이엄의 이론이 생각났다. 미스터마켓의 존재를 상정하였는데,이 변덕스러운 미스터 마켓은 기분이 좋은 날은 엄청나게 비싼 가격에 주식을 사겠다고 하고, 기분이 좋지 않는날에는 헐값에 주식을 팔려고 한다는 것이다. 즉, 개별기업의 구체적인 가치와는 상관 없이 이런 시장의 변덕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따라서 투자자는 시장 참여자들의 흥분과 감정을 컨트롤하거나, 예측 할 수 없으므로 그것을 이용하라는 주장이었는데, 야성적 충동이론이 그런 것과 유사하게 생각된다. 경제의 불황과 호황의 문제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며, 이 자신감과 경제사이의 상호작용에 주목해야한다는 것이다. 임금 결정과 가격 결정이 공정성에 대한 인식에 따라 좌우된다고 한다. 저자는 자신감을 단순한 개인의 정서적 상태가 아니라, 타인의 자신감에 대한 시각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노동자들이 임금 협상을 할 때, 물가인상의 상승분을 고려해서 협상을 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물가인상보다는 명목임금 자체에 집착하는 경향을 제시했다. 그 일례로 디플레가 존재하는 나라에서조차, 임금의 하방경직성이 존재하며, 인플레가 있더라도, 명목상의 임금이 상승하기만하면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왜 완전고용이 어려운지에 대한 설명 부분에서는 임금 문제에 있어서는 등가교환이 어려운 점이 있다는 주장을 한다. 고용자들은 근로자들이 희망하는 급여보다는 항상 더 지불하기를 원하게 되는데, 그 이유로 채용 이후에 열심히 일할 동기를 살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항상 임금이 높게 책정이 되는 경향이 있고, 이런식으로 임금이 높아지면, 그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서 전체 시장 차원에서는 실업율이 증가하게 된다는 것이다. 여러가지 사례를 들고 있는데, 물가안정이 철저하게 유지된 나라에서는 실업율이 높았다는 것이다. 물가가 안정되어도 근로자들은 명목 임금의 인상을 원하고, 그렇게 되면 기업은 그것보다 더 지급하기 위해서 비욜을 줄이게 되고, 전체적으로 실업율은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사람들은 물가 인상율을 고려하지 않고, 명목상의 가격에 집착하는데, 저자는 이것을 화폐착각이라고 설명한다. 이 화폐착각 이론이 야성적 충동이론의 기본 개념중에 하나인 것 같다. 그리고, 사람들이 합리적인 경제주체로서 사고하지 않는 사례로서 미래를 위한 저축을 들고 있다. 미래를 위해서 저축을 하고 대비를 해야하나, 생각보다는 사람들이 소비에 치중한다. 특히, 신용카드가 남발되는 미국의 현주소는 너무나 소비중심이라 미래를 위한 대비를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중국, 싱가포르등 정부 주도로 강력하게 저축을 장려하여 부를 축적한 나라를 소개하고, 강제적인 방식으로 저축율을 유지한 싱가포르 사례등을 소개하고 있다. 금융시장과 기업투자가 왜 변동성이 심한가에 대한 부분에서는 피드백효과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레버리지 주기는 부분적으로 은행의 자본 요건때문에 발생한다고 말하고 있다. 자산 가격이 오르면 레버리지를 쓴 금융기관의 자본은 규제요건보다 더 늘어나기 때문에 더 많은 자산을 사게 된다. 많은 금융기관들이 이러한 방식으로 반응하면 보유 자산에서 훨씬 더 많은 포지션을 갖게 되어 호가를 올리고 더 많은 자본을 풀게 된다. 이처럼 피드백 효과는 순차적으로 가격을 더욱 높이 밀어 올린다. 반면 자산가격이 떨어지면 레버리지를 쓴 금융기관들은 자본 요건을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자산을 팔아야 하며 그에 따른 전반적인 효과 때문에 자산가격이 더 떨어지고, 그만큼 금융기관의 자본비율도 감소한다. 그러면 금융기관이 더 많은 자산을 팔 수밖에 없게 되어 하락 피드백 현상이 발생한다. 이런 자산가격의 상승에 대한 피드백, 하락에 대한 피드백은 <부의 기원>에서 다루는 복잡계이론에서 피드백 되먹임 이론과 같은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에서 촉발된 전세계 금융위기도 사실상 서브프라임 모기지등이 끝없이 양의 피드백을 형성하다가 더이상 오를 수 없는 지점으로 가서 마이너스 피드백 고리를 타면서 발생한 문제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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