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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의 W이론 - 불확실한 미래를 희망으로 만드는 새로운 패러다임
이면우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이면우 교수님은 나의 교수님이다. 서울대 산업공학과의 인간공학 교수님이시다. 학부과정의 교수님의 수업은 인간공학이라는 전공으로 3학년때 듣도록 되었는데, 안타깝게도 난 유명한(!) 교수님의 수업을 교수님으로부터 직접듣지는 못했다. 내가 3학년때 교수님이 무슨 일이 있으셨는지, 직접수업은 하지 않으셨다.
수업이 유명했던 이유는 반복되는 퀴즈와 엄청난 과제물, 그리고, 악명높은 기말고사때문이었다. 24시간동안 100page분량의 보고서를 특정한 주제에 대해서 제출하는 시험이었다. 무엇보다도 거침없는 말을 하시는 교수님의 말빨(!)과 끝없는 질문공세로 인해서 학생들이 수업을 들으면서 긴장이 되는 수업이라고 명성이 자자했다. 교수님은 학과내에서도 학생들로부터 독특한 분으로 알려진 분이다. 최연소 서울대 교수라고 알고 있고, 벤처기업도 운영하시고, 상당히 주관이 뚜렸하고, 철학이 있는 분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까지 책과 상관없이 교수님과 관련된 이야기를 마치고, 지금부터는 다소 냉정하게 이 책에 대한 리뷰를 해야겠다.
우선 생존의 W이론이라는 제목만 봐서는 이 책이 무엇을 담고 있는지 알기가 어렵다. W이론을 만들자로 오래전 베스트셀러를 기록했지만, 많은 사람들의 기억으로부터는 잊혀졌을꺼라고 생각이 든다. 교수님이 수업하면서, 사업하면서,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우리나라의 문제, 그리고, 그 해결방안이 담겨있는 책이라고 보면 정확할 것 같다. 특히, 교육에 대한 생각은 아주 교훈적이고, 아이를 가지고 있는 학부모라면 꼭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면우 교수가 직접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그리고, 아이를 키우면서 느꼈던 생각들을 맞볼 수 있다. 진정한 교육이란 어때야하는지를 말해주고 있다.
그리고, 구공탄과 솜틀집이라는 이야기를 꺼내면서, 변화의 본질을 설명한다. 시대는 변화하고, 변화하는 시대에서 과거의 것을 붙잡고 효율성을 높이는데만 주력해서는 경쟁에서 이길 수 없음을 주장한다. 즉, 유망산업, 유망학과는 허상이라면서, 지금 유망학과를 선택해서 학교에 입학하더라도, 학생이 사회에 나가서 자리를 잡았을때는 이미 유망산업이 아닐 수도 있을 것을 역사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적하고 있다. 결국,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정하고 그에 맞는 학과를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있다.
한중일의 동북아의 경제권을 언급하면서, 동북아의 시대가 오고 있으며 거기에 대비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리뷰를 하는 필자역시 깊이 공감이 가는 이야기이다. 필자의 비전 역시 아시아 경제권을 무대로한 비즈니스이다. 이미 일본과의 FTA논의 등 아시아의 경제블록화는 필연인데, 저자는 그 이유를 중국, 일본, 학국의 이해관계를 들어서 설명하고 있다.
밤송이 이론를 말하고 있는데, 산업혁명당시에 증기기관의 도입으로 사회의 변화가 오면서 수많은 신기술이 등장했음을 이야기하며, 현대의 인터넷등의 혁명은 수많은 밤송의 가시의 수만큼이나 많은 새로운 변화, 신기술등이 등장할 것이고, 그런 것을 만들어내기위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매진하면서 세계최고, 세계에서 인정받는 전문가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산업혁명에 견주어서 현재의 사회변화가 많은 기술적, 사회적변화를 가져올것이라는 예측은 이면우 교수님 뿐만 아니라 피터드러커도 그의 저서 <넥스트 서사이어티>에서 밝히고 있는 바이다. 그런 새로운 사회를 대비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문제인 창의성을 키우는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이면우 교수는 다른 누구의 책임으로 돌릴수 없는 가정내에서의 교육, 대화하는 가정, 리더를 키우는 가정은 어떠해야하는지 부모의 책임을 강조한다. 나는 아주 깊이 이면우 교수의 생각에 공감한다.
신바람이론은 과거의 이면우 교수의 이론을 다시 반복해서 이야기하고 있어서 진부한 면이 있지만, 이면우 교수가 주장하고 있는 하이터치라는 세계에 없는 유일한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내는 이면우 교수만의 접근 방법은 최근에 퍼플카우를 만들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세스고딘의 주장을 현실화할 수 있는 접근방법을 제시한다는 생각이들었다. 이제 제품과 서비스가 넘처나는 시대에서 남들과 같은 제품을 더잘 만들려는 노력은 무척이나 힘들고, 부가가치가 없다. 정말 이 세상에 없던 제품, 제품 자체로 입이 떡벌어지는 아이디어 제품을 만들어서 그 자체로 마케팅이 되는 제품을 만들어야한다는 점에서 세스고딘과 이면우 교수는 비슷한 주장을 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면우 교수가 주장하는 창의성, 하이터치의 개념은 우리나라, 아니 전세계 제조업의 미래일지도 모르겠다. 일본처럼 정밀기술등에 초점을 맞추어서 부가가치 기술로 초점을 맞춘 제조업으로 가던가, 아니면 이면우 교수와 세스고딘의 주장처럼 고객의 의견과 아이디어등을 결합하여 세상에 없던 혁신적인 제품을 끊임없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제조업이 되던가 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