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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가이드
데이비드 하워드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199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시나리오 작법에 관한 책이다. 아주 탁월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리뷰어가 최근에 시나리오 작법, 스토리텔링에 관심이 생겨서 비슷한 책들을 읽어보고 있는데, 이 책이 단연 그런 책중에 제일 먼저 읽어야할 책이라고 생각이드는 책이다.
이 책을 쓴 저자인 D하워드의 스승인 프랭크 대니얼의 드라마에 대한 정의를 이 책에서는 소개하고 있는데, 모든 탁월하고, 뛰어난 통찰력이 그렇듯이 아주 단순하다.
"누군가가 어떤 일을 하려고 대단히 노력하는데 그것을 성취하기는 매우 어렵다"를 드라마틱한 상황의 기본으로 설명하고 있다. 즉, 드라마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관객이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누군가'인 주인공을 필요로한다. 그리고, 주인공의 목표의 성취에 관심이 없거나, 성취가 너무 쉽거나, 불가능하다면, 드라마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책 곳곳에서 시나리오 쓰기에 필요한 여러가지 중요한 컨셉들을 소개하고 있다. 아주 단순한 것들이지만, 스토리텔링의 분석과 작법에 필수적인 것들이라 생각한다. 드라마를 위해서는 주인공과 적대자의 갈등이 필요하다는 것, 그 갈등은 외부적일 수도 있지만, 시스템일 수도 있고, 주인공의 내면일 수도 있다.
영화에서 존재하는 세가지의 시간인 스크린타임, 리얼타임, 타임프레임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관객을 드라마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불확실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관객은 기대와 두려움이 뒤섞여야 스토리에 참여하면서 매혹될 수 있다는 것이다.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관객에게 정보를 주고, 기대와 두려움을 동시에 갖도록하면 관객은 적극성을 가지고 스토리에 참여한다. 갑작스러운 이야기의 진행보다는 끝없이 다음의 이야기를 예상하게 하고, 이야기가 어떻게 일어날지 궁금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누가봐도 극적인 상황이 있다. 거리에서 추격전이 있거나, 높은 빌딩에서 사람들이 아슬아슬하게 떨어지려고 한다든지 하는식의 객관적 드라마가 있고, 캐릭터에 대한 정보와 스토리의 진행에 의해서 주관적으로 느껴지는 드라마가 그것인데, 개관적 드라마와 주관적 드라마가 병행되어야지 재밌다는 것이다.
주인공은 무엇인가를 하려고 해야하고, 그것도 절실히 원해야한다. 그리고, 주인공이 너무 완벽하면 관객은 감정이입이 힘들다. 무엇인가 결함이 있어야 관객은 관심을 가지고, 감정이입을 하게 된다.
시나리오에서 주제의식을 대사로 전달하면 안된다. 극의 상황을 통해서 전달되어야한다. 설사 대사가 없다하더라도 전달될 수 있는 주제의식을 가져야한다. 특히, 인간의 딜레마의 영역을 탐구하게 된다.
이야기를 전개하기 위해서 설명을 하게될 필요가 있는데, 가급적 내러티브식의 설명은 자제해야한다. 설명은 갈등과 결합된 채 전달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대사를 통해서 무미 건조하게 설명을 전달하게 되면, 관객은 지루하다. 조금씩 보여주어도 된다. 관객은 스스로 궁금해하면서 화면, 갈등, 인물로부터 많은 정보를 취하므로, 대사를 활용하기 보다는 관객이 스스로 알아내게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캐릭터의 특징과 성격묘사를 구분해야하는데, 캐릭터의 특징이 부여되었다고 해서 캐릭터의 성격이 묘사된 것은 아니다. 이것 약시 캐릭터가 하고자하는 바, 스토리내에서 갈망하는 것에 의해서 드러나야한다. 스토리상의 어떤 인물도 스스로가 부차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한다면, 드라마의 잠재력은 훼손된다. 각각의 인물은 스스로가 주인공처럼, 독자적인 열망과 동기를 가진 인간으로 움직여야지 드라마가 살아난다.
아이러니라는 개념이 중요한데, 관객은 알고, 캐릭터는 모를때 긴장감이 형성된다. 만약 철길을 걷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해보자. 그자체로는 무미 건조하지만, 만약 그가 귀머거리라는 것을 알고 있고, 그의 뒤에서 열차가 달려오고 있다는 것을 관객이 알게되면, 굉장한 긴장감이 형성된다.
저자는 서스펜스와 서프라이즈를 구분하고 있다. 전자는 관객은 알고 캐릭터는 모르는 데 어느순간 캐릭터가 알게되는 것, 후자는 관객은 모르고, 캐릭터는 알고 있는데, 어느 순간 관객이 알게 되는 것을 말한다. 서스펜스가 서프라이즈보다 효율성이 좋고, 관객의 몰입을 자아낸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준비와 여파의 개념을 소개하고 있는데, 어떤 신을 경험하기 전에 대비에 의해서 장면의 임팩트를 키우는 것을 준비라고 소개한다. 무척 행복한 상황이 전개되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웬지 비극적인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숨겨진 긴장을 준비한다. 그리고, 여파는 드라마틱한 신을 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 장면을 말한다.
씨뿌리기와 거둬드리기는 하나의 극적인 장치로 앞부분에서 어떤 장면을 심어 놓았다가 뒷부분에서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만약 버갯머리에 총이 있는 것을 앞부분에서 슬쩍 보여주었다면, 후에 강도가 들었을때, 관객은 버갯머리의 총을 기억하고, 주인공이 총을 집어서 강도와 대적하는 상황을 예상하면서 마음졸이게되는 것이다.
시나리오를 쓸때 개연성을 가지고 써야지 가능성으로 써서는 안된다고한다. 스토리는 내적인 진행에 의해서 결말을 맞이해야지 갑작스러운 외부원인이 외삽되면 관객은 스토리자체를 거부하게 된다. 잘짜여진 스토리는 캐릭터의 성격과 이야기의 전개 등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예상치 못한 결말이지만, 불가피하고 개연적인 결말로 도달하여 해소하는 형태가 적합하지, 전혀 다른 외부의 맥락에 의해서 갑자기 천사가 등장하거나, 초자연적인 외부의 원인으로 문제가 해결되면 관객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게 된다. 저자는 대부분의 영화의 게임의 규칙은 앞부분에 제시되어서 일관성을 가져야지, 뒷부분에서 비약이 생기면 안된다는 것이다.
시나리오는 영화로 제작되어야지 관객에 전달된다. 그런데, 실제 비주얼의 부분은 시나리오 작가가 어느정도 방향을 설정해주고, 핵심적인 것은 계획할 수 있지만, 구체화하고, 현실화시키는 것은 감독의 몫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뒷부분에는 아주 주옥같은 작품에 대한 시높시스와 분석을 보여주고 있다.
재밌게 읽은 책이다.
같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