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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니체의 말 ㅣ 초역 시리즈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시라토리 하루히코 엮음, 박재현 옮김 / 삼호미디어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유신 시대라면 구 시대에 해당될런지
주입식 교육이 절정을 이루던 당시에 니체는 쇼팬하우어와 더불어 염세주의 철학자로 평가되고 있었으며
심지어 자살을 미화하는 철학자로 기피 인물이었다.
유명한 말이라곤 '신은 죽었다' 였으니......
기독교가 맹위를 떨치고 예수를 욕하면 금새 벼락이라도 맞을듯한 당시 사회 분위기에서
- 그런 의미에서 도올의 <여자란 무엇인가>는 예수를 끌어내려 대중화 생활화 시킨 최초의 책 정도라고 할까? -
일반인은 접근조차 꺼렸던 그런 부류의 책으로 낙인되었을 것이고 번역물은 흔적이나 보일 정도의 미미한 수준이었다.
이후에 인권이 발달하고 자유가 발달하며 열린사회가 되면서 다가온 니체는 중세의 몰락과 더불어
발전된 인간성의 백미 같은 존재로 부각되고 천재로 칭하게 되고 수 많은 학자들의 귀감으로
이 시대에 재 등장하고 있다.
니체 스스로 자신의 사후 50년 후에 빛을 볼것이라고 말했다는데 100년이 흐른 지금 크게 부각이 되는걸 보면
우리나라의 현실이 50년 전의 유럽과 비슷한 의식수준이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그의 사상이 가늠의 척도가 되기도 한다.
잠실 k 문고에서 처음 신간으로 접할때는 베스트셀러 라는 갈피에 인쇄된 마크를 보고 거부감도 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여기저기 들춰보던 것도 지루해져 갈 즈음 생각없이 들춰본 책의 내용은 첫 페이지 부터 강렬하게 다가왔고
결론적으로 우리의 번역 현실을 원망해보는데 까지 이르게 되었다.
나름대로 니체의 책을 많이 읽었다고 자신하고 있었지만
여기에 소개되는 글들은 전부 생소함 그 자체이다.
문장과 귀절의 마지막에 출전이 적혀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 접하는 기분이 든다.
번역의 차이인지 -초역의 의미가 일본인 저자가 나름 쉽게 번역을 한것을 강조한것인지
알수 없지만- 한국인 역자의 번역도 통.번역 연구원 출신 답게 잘 번역된 모습으로 다가온다.
예를 들면 인생은 오래 살지 않는다 와 인생은 이어지지 않는다 에서 느껴지는 차이는 다르다.
감동과 탄식으로 점철되어 인생을 되돌아 보기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맞다고 박수를 칠 내용으로 가득히 적혀있다.
우연의 일치인지
저자의 편집 의중과 독자의 상황이 맞아 떨어져 훌륭한 책이 되었다고
여기기엔 베스트셀러 라는 점이 책의 훌륭함을 설득력있게 표현해준다,
니체를 설익듯이 알거나 심도있게만 바라보려는 사람들에게
새삼스러운 존재감을 주기에 충분할것으로 여기며
서둘러 2권도 장바구니에 담아놓았다.
* 혹시 출전중에 <방랑자와 그 그림자>의 원전이 한국어로 번역된걸 아시는 분은 댓글로 적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