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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김열규 지음 / 궁리 / 200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이 세상에 등장했을때, 각종 언론매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고 한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금기시했던 죽음에 대해서 파헤쳤던 이유 탓일까? 아마도 그랬을 거라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서 달리 죽음에 대한 주제를 갖고 책을 쓴 사람을 본 적이 없으니까.(내가 못봤을 경우도 많을테니 확실한 장담은 하지 못하겠다.) 간혹 외국에서 들어온 책들은 본 적이 있는 듯하다. 걔중에서 "자살"이라는 이름의 책을 한창 흥미진진하게 읽어서 주변 지인들로부터 핀잔을 듣기도 했다. 불길한 책을 읽는다고 말이다. 그저 알고 싶고 흥미로워서 읽는 것인데도, 그런걸 읽는것 자체가 불길해 보일만큼 죽음은 우리사회에서 금기시되는 모양이다.
"메멘토 모리"(라틴어로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말처럼 이 책은 그저 금기시되어 생각하고 인식하기를 거부해버리는 죽음이라는 실체를 직접 대면하고자 하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것 같다. 우리는 항상 그렇게 교육 받지 않는가. 무언가 힘들고 어려운일이 닥칠때, 피하고 숨기고 하기보단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고. 그래야 그 일을 어길 수 있다고. 이 책 또한 그런 의도인거 같다. 죽음을 피하고 무시해서 없다고 여기고 지내기보단 당당하게 대면하자. 죽음을 항상 기억하자. 어차피 우리의 최종 목적지는 죽음이 아닌가.
저자 김열규씨는 우리나라의 매장 문화에서부터 장례의식, 우리 생활속에 담긴 죽음에 대한 인식들을 보여준다. 그곳에서 우리 사회는 죽음을 인정하지 않고, 거부해 버리는 없다고 쳐 버리는 미숙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제 우리는 죽음을 기억해야 될 때가 아닌가?
이 책은 참심한 의도를 가지고 씌여진 몇 안 되는 책 들 중 하나라고 말하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내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그저그런 우리 사회에 대한 죽음의 강의록 같은 느낌이다. 사실 책날개에 보여진 어머니의 언문 제문 에 대한 언급부터 "뭐야 이 사람 글깨나 쓴다고 잘난척 하는 사람아냐?"라는 거부감부터 들었다. 그리고 문장들은 왠지 내게 양반인척한다는 비아냥이 들게 만들었다. 읽는내내 조금은 지루했던 책. 죽음에 대한 깊은 통찰력, 그게 안 된 다면 단말마의 감동이라도 느낄 수 있길 기대했던 내게 그저 평이한 내용에 양반스런 어조만을 갖춘 이 책은 상당히 실망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