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중요해지는 순간
론 커리 주니어 지음, 이원경 옮김 / 비채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종종 나쁜 일은 생겨도 슬픈 일은 없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문득 바라는것 중 하나는 모든 사람이 죽어야만 한다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모두 한날 한시에 모두 함께 죽을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사랑하는 그 누군가를 먼저 보내고, 남겨져 느낄 슬픔이 겁났다.

 

 모든 것이 중요해 지는 순간은 모든 것이 무의미해지는 순간과도 같아서 나는 잠시 아연하다. 어쩌면 우리는 모든 것에 의미를 붙여 그것이 중요하다고 자기체면을 걸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진짜 중요한 것들은 무의미한 순간에 가장 밝게 반짝 거리는 지도.

 

 모든 사람들이, 모든 세상이 사라질 순간을 알게 된 주니어에게서 깊은 우울을 발견한다. 그에게 사랑은 기쁨과 환희가 아니라 슬픔이다. 몇날 몇일 몇시에 사라져 버릴 시한부 세상. 그 사실을 알고 살아가는 것과 모르고 살아가는 것은 천양지차이다.

 

 행복하건 행복하지 않건,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삶. 우리는 그 삶을 살아내는 두 모습의 주니어를 볼 수 있다. 한 명의 주니어는 절망하고 망가지다가 운명을 거슬러 살아 남기 위해 노력한다. 또 한 명의 주니어는 그 모든 진실을 덮어 두고, 마지막 순간을 담담히 받아들인다.

 

 세상이 바늘 끝으로 졸아드는 순간, 곧 사라질 모든것들이 중요해지는 순간. 그 순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순간 가장 큰 기쁨이 우리에게 올 것이라는 예언에 가슴이 먹먹해 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