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 블루 - The Big Blu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세상에는 그런 사람들이 있는 모양이다. 평범한 우리와는 다른 세계를 살고 있는 사람들. 겉보기에 평범해 뵈는 그들의 몸은 우리 옆에 걷고, 움직이고, 웃고, 말하고 있지만, 그들의 눈과 마음은 무언가에 사로잡혀 있다. 언젠가 그들은 우리한테서 사라져 버릴 것 같다. 사로잡힌 그곳, 또는 그것을 찾아서. 작크 메욜은 그런 사람이다. 

  단단한 현실의 땅 위에 두 발을 딛고 서 있는 것. 삶이라는 것은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작크 메욜에게 있어서의 삶은 바다속에서 유영하는 순간인 것 같다. 현실에서 작크 메욜은 외롭지만, 어린시절부터의 친구 '엔조'가 있고, 사랑하는 여인 '조안나'가 있다. 친구와 사랑하는 여인의 영향으로 작크는 어느 순간 현실위에 굳건히 선 평범한 사람중 하나가 될 수 있을것만 같다. 단지 잠수를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재능을 가지고 있는. 하지만 무리한 잠수로 목숨을 잃은 '엔조'를 바닷속으로 떠나 보내며, 작크의 마음은 그 자신의 본질을 찾는다.


 항상 깊은 바닷속으로 내려가면, 다시 올라와야 할 이유를 찾기가 힘들다고 얘기하는 작크. 작크를 사랑하는 조안나에게 그것은 절망에 다름 아니다. 자신의 삶을 작크에게 모두 던지고 싶은 조안나였지만, 그가 돌아가고 싶어하는 세상은 조안나가 함께 할 수 있는 세상은 아니었다. 임신을 얘기하는 조안나를 거부하는 작크의 행동은 그의 마음의 이상이 현실을 얼마나 높이 넘어서는지를 보여준다.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 봐야겠다면서 바닷속으로 사라지는 작크. 그런 작크를 울부짖으며 만류하다가 결국은 떠나 보내주는 조안나. 심해에 대한 그의 초인적인 집착은 평범한 우리에겐 이해 받을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가 잠수보조기구에서 손을 떼는 그 순간을 영원토록 기억하지 않을까?

 아마도 조안나의 삶은 계속될 것이고, 바다는 언제나처럼 거기 그곳에 그대로 존재할 것이며, 그는...영원히 바다속에서 유영하며 나풀거리고 있을 것이다. 모두 자기가 있어야 할 곳에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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