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희망이다
제프 헨더슨 지음, 나선숙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인생은 행복을 찾는 과정이라는 진부한 얘기가 있다. 너무나 진부해서 우리는 아마 이제는 이런 얘기를 안 하고 지내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도 우리의 본능은 행복을 위하여 움직인다. 돈을 많이 버는 것도, 나름대로 성공하여 타인들이 날 부러워해줬으면 하고 바라는 것도, 아름다워지길 바라는것도, 모두 다 행복해지기 위한 일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위에 열거한 것들은 모두 이뤄나간다고 해도 행복이 보장 되지는 않는다. 과시하고 남들과 비교해서 나은 인생을 살기 위해 사는 삶은 항상 끝이 좋지 않다는것을 우리는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통해 들어왔다.

 

 제프 헨더슨은 어린나이에 또래에 비해 많은 돈을 벌었다. 어린 나이에 많은 돈을 버는게 정당하고 평범한 일일 수는 없는바, 그가 번 돈은 마약을 판매하고 불법적인 일을 하여 벌이들인 돈이다. 그 나이의 평범한 아이들이 살 수 없는 차와 브랜드의 옷과 시계들을 사들이고, 예쁘고 섹시한 여자친구들을 많이 거느리고, 입이 떡 벌어질만한 생일파티를 벌이며 그야말로 화려한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제프는 나중에 회고하지만 그 삶은 행복이 아니었다고 한다. 한순간 한순간이 두려웠고, 그 두려움을 숨기기 위해 더 용감한 척 우겨야 했던 그 시절은 모래 위에 쌓은 성처럼 언제 부서질지 모르는 불안을 내포하고 있었다. 결국 그 성은 20년의 징역생활을 선고받으면서 무너졌다. 스무살초반에 20년형은 사회에 다시 나갔을때는 40대를 의미했다. 한창때의 젊음을 감옥해서 보내야 하는 그는 무척이나 절망스러웠을 것이다.

 

 감옥에서 원치 않았지만 우연히 하게 된 접시닦이 일로 제프 헨더슨의 일생은 180도 변화한다. 비록 죄를 지어 갇히게 된 감옥이지만, 그 곳에서 제프 헨더슨은 자신의 가치를 깨닫게 되고, 지식의 중요함을 알고 배우려 애쓰게 되면, 무엇보다도 요리에 대한 자신의 열정과 재능을 발견한다. 그 전에는 설겆이도 제대로 해 본적이 없지만 요리를 접하면서 눈 뜬 열정은 아침에는 가장일찍 주방에 나가고 저녁에는 가장 늦게 주방에서 나오며, 밤에도 수 많은 요리책과 레시피를 복습하는 날들을 보내며 더욱 커져 가기만 한다. 감옥을 나온 후 전과자와 흑인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유명한 레스토랑에서 실력을 갈고 닦으며, 현재는 우리에게 분수쇼로도 유명한 라스베가스의 벨라지오 호텔의 수석주방장으로 일하고 있다.

 

 어찌보면, 이 이야기는 그렇고 그런 성공 스토리로 보이기도 한다. 불량배들과 어울리는 바람직하지 못한 시절을 보내다 깨닫고 열심히 노력해 성공을 거머쥐는 과정은 정말로 진부하다. 하지만 진부한 이런 이야기들이 많이 일어나는 것을 보면, 그런 스토리에는 나름대로의 진실이 놓여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과거가 불우하고 바람직하지 못했기에 바람직한 미래와 성공은 더 값질 것이다.

 

 인간보다 더 나은 두뇌가 아직까지 발명되지 못했다고는 하지만, 우리는 너무나도 잘 잊어버린다. 그런면에서 주기적으로 이런 책을 읽어주는 것은 살아가는 데 있어서 잃어버린 열정을 찾는데 많은 도움이 되리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아마도 우리가 평생 살아가면서 추구하는 행복의 열쇠는 열정안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잠시잠깐 해본다.

 

 그러면서도 열정이 귀챦은 이 심정은 나이탓인가?흠.

 

**책을 읽는 내내 수없이 많은 이야기가 생각났다. 감옥에서 제프 헨더슨이 교육을 받으며, 다른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클레멘트 코스의 기적을 말하던 '희망의 인문학'이란 책이 생각났으며, 그레그 모텐슨의 '세잔의 차'에 나왔던 어떤 종교나 사상에 치우치지 않는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가 생각 나기도 했다.

 

 또, 그의 인생스토리에서 왕따, 자살미수, 불량소녀, 야쿠자 보스의 아내를 겪다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180도 인생을 바꾼 "그러니까 당신도 살아"의 오히라 미쓰요의 인생이 생각나기도 했다.

 

 그리고 그와 곁들여, "앗, 뜨거"같은 요리에 대한 열정을 담은 책이 생각 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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