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 살 하영이의 스웨덴 학교 이야기 - 창의.다양.여유를 배운다 양철북 청소년 교양 8
이하영 지음 / 양철북 / 200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끔 한국에서 태어난게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만일 저 멀리 남미나 아프리카 쪽의 우간다나 소말리야 등지에서 태어났다면 난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닐 수도 있고, 아님 지금쯤 온갖 질병에 걸려서 치료도 받지 못하고 밥 한끼 배불리 먹지 못하면서 겨우 목숨을 부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나마 한국이라는 나라에 태어나서 배 고플 걱정은 별달리 없고,(아직도 배 고플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고는 하지만) 그럭저럭 삶을 유지하고 있긴 하다. 물론 그렇다고 한국에서의 삶이 마냥 풍족하고 희망적이지 않은것도 사실이긴 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왜 우리나라는 이처럼 되지 못할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사실 스웨덴이라는 나라에 대해선 이름만 들어보았을 뿐이지 별달리 알고 있는것도 없고, 그동안 많은 관심을 갖고 있지도 않았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인간이 살아야 하는 모습은 응당 이런게 아니겠는가?'란 생각을 많이 했다. 어린시절부터 받아 온 반공교육의 효과로 사회주의 국가 하면 공산당만 떠올리는 나에겐 스웨덴을 사회주의 국가라 일컫는 것이 처음엔 어리둥절 했다. 나중에서야 그게 복지정책의 최선화라는걸 깨닫게 되었다.

 

 사실 이 책은 열다섯 살이라는 하영이가 써서 그런지 스웨덴에 대한 이야기의 대부분은 학교 생활과 관련이 있다. 사회적 복지가 잘 되어 있어서 그런지 스웨덴 사람들은 과도한 경쟁과 성공에 집착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서 우리나라랑은 대조적이다. 그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추구할 뿐이다. 공부도 여유롭게 한다. 일주일에 두개 이상의 시험을 볼 수 없게 학교 정책적으로 정해져 있고, 예체능 과목 점수가 모자르면 수학 영어를 아무리 잘 해도 진학에 어렵움을 겪는다. 수업시간보다도 쉬는 시간이 더 길고, 남을 이기고 앞으로 나가려 하기보다는 '모두 같이 잘하자.'를 이루기 위해 협동을 중요시 여긴다. 그래서 모든 수업은 그룹을 이뤄서 과제를 수행해 나간다. 학교 수업료는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상관없이 모두 무료고, 성적보다는 인성을 위해 하루종일 상담만 해 주는 전담 선생님이 따로 있을 정도다. 단 한명의 외국인 아이라도 통역 선생님을 붙여줘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렇게 배우고 자란 아이들이 사회에 잘 적응하고 사람들과 협동하고 여유로운 어른으로 자라는건 당연지사일 것이다.

 

 우리나라가 비록 최고로 많은 시간을 공부에 투자하고 있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학 하나 가지고 있지 못 한 걸 보면, 어린시절부터 공부만 한다고 해서 그렇게 하지 못한 사람보다 더 큰 경쟁력을 가지지 않는것이 사실임은 분명해 보인다. 누구나 말해서 이젠 진부한 생각이긴 하지만, 어른이 되어서 보다 더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자질은 창의력과 협동심이 아닐까 싶다. 그런 면에서 스웨덴의 학교 모델은 성공적이지만, 경쟁을 가르치고 성공만을 추구하는 우리나라의 학교 모델은 장기적으로 위험한 선택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런 학교모델뿐 아니라 사회적인 복지 모델을 선택할 수 있는 것도 그렇게 자라 온 스웨덴 국민의 가치관이 발현된 덕이 클 것이다. 그 반대편이 방식을 자라 온 우리가 스웨덴과 비슷한 모델을 선택할 수 있는 확률은 매우 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큰 부를 쥐고 있지 못하는 나로서는 미래가 암담하기만 하다. 난 조금 회의적인 모양이다. 하지만 역사가 그렇듯이,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듯이 결국은 더 좋은쪽으로 변화할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야 할 테고.

 

**가끔 이런 책들을 읽으면서, 더 좋은 세상이 될 거라고 생각밖에 할 수 없다는게 안타깝기도 하다. 내가 그러기 위해서 할 수 있는게 무엇이 있을지 모르겠다. 정치부터 바꾸기 위해 투표라도 열심히 참여해야 하는 걸까? 답답하기도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