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헌법 제10조-30쪽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아주 거칠게 말하자면 한 가지다. 진보는 '당위'를 추구하고 보수는 '존재'를 추종한다. 진보는 아직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이상적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 싸운다. 예컨데 '모두가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아가는 세상' 같은 것이다. 그래서 진보는 인간의 자유를 속박하고 불평등을 조장하는 제도와 문화를 변혁하려고 한다. 진보의 사고방식은 연역적 구조를 가진다. '인간은 평등하다'와 같은 추상적 공리에서 시작해 구체적 실천 전략과 전술에 이르기까지 여러 단계로 이어지는 일관성 있고 복잡한 논리 체계를 만든다.-68쪽
정보를 통제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최강 권력은 언론이다. 국민 대다수가 매일 구독하는 몇몇 신문의 지면편성과 논조와 보도 내용을 지배하는 사주와 그 대리인들이 대한민국을 지배한다. 그들이 네모난 창을 만들면 국민은 네모난 하늘을 본다. 그들이 둥그런 창을 만들면 국민이 보는 하늘은 둥그렇게 된다. 그들은 국민의 눈과 귀, 국민의 입을 자처하지만 그 눈과 귀와 입은 사실 그들 자신의 것이다. 그들은 선출되지 않으며 신임을 묻는 일도 없다. 교체되지도 않으며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는다. 그들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지 않았다.-194쪽
고은 시인은 노무현 대통령의 처지가 안타까웠던지, "위정자에게는 때로 위정의 언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210쪽
'피터의 원리'라는게 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 교수였던 로렌스 피터와 레이먼드 헐이라는 작가가 1969년에 함께 출판한 책의 제목이다. 피터 교수는 군대와 정부 조직, 기업 등 위계질서를 가진 조직에서 나타나는 무능력 현상을 집중 연구한 끝에 이런 주장을 내놓았다.
위계질서를 가진 모든 조직에서 사람들은 자기의 무능력이 입증되는 지위까지 승진하는 경향이 있다.-253쪽
이 실험에서 얻은 결론은 명확했다. 악한 행동을 만드는 요소는 세 가지다. 사람, 상황, 그리고 시스템. 악한 시스템이 지속적으로 악한 상황을 만들어내면 선한 사람도 악을 저지른다. 비유적으로 말하면 '썩은 사과 상자'에 들어가면 '멀쩡한 사과'도 '썩은 사과'가 된다는 것이다.-368쪽
선의 연대와 민주주의
나치가 공산주의자를 잡아갔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사민주의자를 가두었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님주의자가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노동조합원을 체포했을 때 나는 항의하지 않았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유대인을 잡아갔을 때 나는 방관했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나를 잡아갔을 때 항의할 수 있는 그 누구도 남아 있지 않았다-374쪽
그들이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를 수배했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시님단체 회원이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유모차 엄마를 기소했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촛불집회에 가지 않았으니까 그들이 전교조를 압수수색했을 때 나는 항의하지 않았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시민들을 불태워 죽였을 때 나는 방관했다 나는 철거민이 아니었으니까 마침내 그들이 내 아들을 잡으러 왔을 때는 나와 함께 항의해줄 그 누구도 남아 있지 않았다-378~3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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