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의 심리학 -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6가지 불변의 법칙 설득의 심리학 시리즈
로버트 치알디니 지음, 이현우 옮김 / 21세기북스 / 200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1. 상호성의 법칙

 평범한 사람들은 빚 진 감정을 잘 견디지 못하는것 같다. 친한 친구 사이에도 밥 한 끼를 얻어 먹으면, 그에 상응하는 또는 그보다 더 큰 어떤 보답을 해야 할 것 같은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사람이 많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선 그에 상응하는 무언가를 잃어야 한다는 법칙은 보편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그러고 보면, 이 법칙은 원칙적인 면도 있겠지만, 심리적으로 압박 당하는 걸 보면, 본능적인 면도 있는것 같다. 다시 말해서 본능적으로 인간은 무언가 선물을 받게 되면 그와 대등한 또는 더 큰 무언가를 갚아야 한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인도에서 시작된 HKS라는 종교 단체의 기부금을 모금하는 행위는 이 상호성의 법칙과 많은 관련이 있다고 한다. 그들은 먼저 지나가는 행인에게 꽃한송이를 건넨다고 한다. 엉겁결에 받은 사람, 극구 거절하지만 강제로 받게 된 사람들, 또는 처음에는 영문을 모르고 기쁘게 받은 사람들 모두 다 그 꽃을 받음으로써 어느 정도 기부를 하게 되고, HKS는 많은 돈을 기부 받아서 세를 키워 갔다고 한다.

 또 같은 맥락으로 상호 양보의 법칙도 있다. 아이들이 부모들한테 처음에 큰 돈을 달라고 하다가 나중에 작은 금액을 달라고 할 경우, 아이도 양보했기 때문에 부모도 양보해서 작은 금액의 돈을 주는 경우와 같다. 가령 우리가 무언가 결재를 올리거나 견적을 낼 때도 깎일지도 모르니까 비싼 금액을 올리는 경우와도 같다. 로버트 치알디니는 미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워터게이트 사건도 이 원칙을 적용하면 쉽게 이해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2. 일관성의 법칙

 가끔 다이어트나 금연을 결심하는 친구들이 있다. 그리고 그 방법의 하나로 많은 사람 앞에서 다이어트나 금연 결심을 공표하는 경우가 있다. 많은 사람 앞에서 선언함으로써 주변사람들이 도움을 구하고, 보다 자신의 결심을 확고히 하기 위해서이다. 이것은 다이어트나 금연과 같은 결심뿐만 아니라 우리 생활 곳곳에서 자주 발견되는 법칙이기도 하다. 우리가 무언가 결심하고 대외적으로 발표하기 시작하면 우리는 그쪽으로 쏠리기 시작한다. 간혹 정치인들이 아무리 봐도 아닌 일을 가지고 치고 받고 싸우며 목숨을 걸고서라도 자신들의 정책을 고수하려 애쓰는 것도 다 마찬가지 법칙이다. 언제부터인지는 아무도 정확하게 알 수는 없겠지만, 인간은 일관성을 지켜야 한다는 본능적인 신념을 갖고 있는것 같다.

 

3. 사회적 증거의 법칙

 사람은 사회적 동물인 탓인지 아무리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무언가 다른 사람과 다른 돌발행동을 할 경우, 다른 사람의 행동을 먼저 주시한다고 한다. 가령 지하철을 돌아다니며 자질구레한 물건을 판매하는 사람의 경우, 물건 판매를 늘리기 위해 2인1조가 되어 판매하는 사람 외에 다른 한 사람은 물건을 구매하는 시발점을 끊어 준다. 그러면 그 전에는 주춤하던 사람들도 함께 물건 구매를 주저하지 않게 된다. 결국 사람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선택한 것을 함께 선택하려 하고, 대다수의 사람이 좋다 하는 것을 함께 좋다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영화나 음식점의 입소문은 모두 이와같은 심리적인 법칙 탓이다.

 

4. 호감의 법칙

 좋아하는 사람의 부탁은 거절하기가 힘들다. 친한 사람의 부탁도 마찬가지다. 아는 사람의 부탁으로 굳이 필요하지 않은 보험상품을 들거나 물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참 많을 것이다. 또 이왕 사는거 아는 사람한테 사겠다는 사람도 많다. 그리고 얼굴이 잘 생긴 사람이 사회생활에서 유리하는 사실은 이제 굳이 비밀도 아니다. 우리나라만도 성형외과에 비만 클리닉등이 대성하고 있다. 누군가에게 호감을 주고, 호감형의 외모 역시 사람을 설득하는데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5. 권위의 법칙

 텔레비젼에 나온 의학박사가 말 한 정보를 타인에게 전하면서 의심을 품어 본 적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박사나 의사등을 사칭해서 사기를 치는 사람은 수도 없이 많다. 우리는 권위자의 말 한마디를 굉장히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 제품 광고시, 전문가를 내세운 광고전략도 많이 쓰이는 방법 중 하나다. "어제 텔레비젼에서 ㅇㅇㅇ박사가 한 말에 의하면,..."이런 말을 듣는 것도 그리 드문 일은 아니다.

 

6. 희귀성의 법칙

 쇼핑가서 살피던 물건이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고 할때, 충동적으로 구매하던 경험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간혹 그다지 좋아하지 않은 이성이 다른 사람에게 간다고 할때, 안타까워진다는 감정은 누구나 알고 있는 감정이기도 하다. 별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이 세상에 몇 개 없다는 이유만으로 어마어마한 가격에 거래되는 경우는 수도 없이 많다.

 

 설득은 사람의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굳고 단단한 마음이 여러가지 요인들에 의해, 다른 쪽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 전엔 꼭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물건을 구매하게 되기도 하고, 할 필요 없다고 생각했던 일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을 수정하기도 하고, 그 반대로 필요한 일을 필요 없다고 결론 내기도 한다. 그렇게 마음이 움직이게 된 요인들. 로버트 치알디니 교수는 그런 심리적 작용이 몇가지 법칙에 의해 이루어 진다고 분석한다. 그게 위의 여섯가지 법칙이다. 각각의 법칙들은 보는 즉시 이해가 될 만큼, 우리도 잘 깨닫고 있는 법칙들이기도 하다. 단지 우리는 그 각각의 법칙을 파편적으로 이해하고 있었고, 모두 연결짓거나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지 못했을 뿐이다. 물론 잘 정리된 법칙을 아는 것과 파편적으로 알고 있는 것은 큰 차이가 있긴 하다. 그래서 우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래.'라는것은 알면서도 그게 변이된 다른 상황에 놓였을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는 경우와 똑같은 행동을 그대로 하는 경우도 많다.

 

 문명이 진보한다는 것은 인간이 의식적인 노력 없이 자동적으로 수행하는 활동이 증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알프레드 노스 화이트헤드  - 23쪽

 

 위의 여섯가지 법칙은 인간이 여러세대를 거쳐 살아 오면서 여러가지 상황에 가장 적합하고 올바른 형태의 심리적 법칙을 무의식적으로 형성해 낸 것이라는게 로버트 치알디니 교수의 주장이다. 사실 생각해보면, 세상 오만가지 일들을 모두 논리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면, 인간의 너무나 큰 스트레스로 두뇌가 폭발할지도 모르겠다. 모두가 겪어서 알겠지만 선택이라는 것은 쉽게 보이는 선택일지라도 그 과정에서 너무 많은 갈등과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어느 정도의 보편화된 일에서는 자동화된 마음의 작용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 나에게 은혜를 베풀면 꼭 갚아야 한다거나, 내가 선택한 사상이나 결심을 끝까지 지키는 일이라거나, 세상 사람 대다수가 하는 선택에 나의 선택을 보태거나, 전문가의 말을 비판없이 받아들이거나 희귀한 것에 대한 열망등의 자동화된 마음의 작용이 생겨난 것일거다. 이렇게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수 불가결한 마음의 작용이 누군가에게 악용되어 우리가 무의식적인 의사결정으로 피해를 입지 않게 하는게 로버트 치알디니 교수가 이 책을 쓴 목적 중 하나이기도 하다.

 

**오래전에 이 책이 처음 나왔을때만 해도 흔하고 흔한 처세술 책 중 하나라고 생각해서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런데, 몇년의 세월을 보내고 우연히 읽게 된 이 책은 지금은 미리 읽지 못한게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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