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분석적 심리 치료의 목표에는 방어기제의 해체, 양가감정의 통합 다음으로 초자아를 약화시키는 단계가 있습니다. 초자아가 약해지고 원본능에 대한 지나친 억압이 해체되면 절로 자아가 강해집니다. 그렇게 해서 정신이 구조에 변화가 오면 궁극적으로 성격이 달라집니다. 지나치게 엄격하고 완고하던 (초자아의)측면이 사라지고, 항상 날카롭고 긴장되어 있던 (원본능의)측면도 완화되어 관대하고 편안한 성격이 나타납니다. 심리치료가 궁극적으로 성격을 변화시킨다는 말은 그런 뜻입니다.-69쪽
현실에서의 사랑이란 날마다 부대끼면서 미워하다가 화해하고, 이기적으로 굴다가 배려해 주고, 갈등 속에서 친밀감을 나누는 행위를 뜻합니다. -75쪽
정신분석적 심리 치료의 목표 중에는 방어기제 해체, 양가감정 통합, 초자아 약화하기와 함께 현실감각 회복이라는 측면이 있습니다. 심리 구조 속에 존재하는 왜곡된 측면을 알아차리고 내면세계에 만들어진 환상을 직면하는 것입니다. 외부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내면 환상만을 보며 치닫는 사람은 늘 위험한 결과를 초래합니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지만 결과가 나쁘거나, 자주 사기나 모함을 당하거나, 악의 없이 한 행동으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킵니다. 그들의 내면에 형성되어 있는 세계가 외부 현실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76쪽
부부 사이에는 갈등을 조절하고 욕구를 협상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결혼 초기의 부부들이 피터지게 싸우는 것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성장한 두 사람이 함께 사는 방법을 찾고 그들만의 문화를 만들기 위한 과정입니다. 싸우는 부부가 건강하다는 건 상식입니다. 전혀 갈등이 없다면 그것은 부부 중 한쪽이 희생하고 있거나, 제3자를 희생양으로 만들고 있다는 뜻입니다.-94쪽
결혼은 독립된 인격을 가진 두 사람이 만나서 하나의 새로운 공동체를 만드는 일입니다. 먼저 심리적 주체로 당당히 선 다음, 또 하나의 독립된 주체인 배우자와 함께 가정이라는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과정입니다. 결혼의 가장 좋은 조건은 '혼자 살아도 괜찮다'고 느낄 때라는 말이 있습니다.-128쪽
정신분석은 "사랑 앞에서 좌절하는 사람들을 위한 학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랑만 제대로 해낼 수 있으면 생의 많은 문제들이 해결됩니다. 사랑의 경험을 의식적으로 잘 치러내면 생애 초기에 내면에 형성된 왜곡된 정서들을 다시 체험하면서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습니다. 인간을 탄생시키는 첫 번째 연금술사는 엄마이고, 정신분석적 심리 치료 과정은 두 번째 연금술이라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성인이 되어 나누는 사랑은 세 번째 연금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자신의 깊은 내면과 직면하는 방법에는 정신분석, 참선 수행, 그리고 사랑의 경험이 있습니다.-164쪽
분노는 본래의 대상을 떠나 다른 곳으로 옮겨 표출되는 경향이 있다고 이미 말씀드렸습니다. 옮겨지는 대상은 상징적인 것이나, 약한 상대이거나, 자신을 사랑하며 신뢰할 만하다고 생각되는 대상입니다. -268쪽
아기가(울고 떼쓰기 같은)분노를 표현할 때 엄마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응 방법은 '담아두기'입니다. 자녀가 쏟아낸 분노에 대해 돌려주지 않고, 되갚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보복하지 않고, 그냥 부모의 마음속에 담아두는 것입니다. 부모가 반복적으로 아이의 분노를 담아주면 아이는 비로소 분노해도 부모가 무사하다는 것, 자신도 무사하다는 사실을 믿게 됩니다. 내면의 불안감을 이겨내고, 사랑에 대한 신뢰감을 갖고, 화를 낸 사실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품게 됩니다. 그 순간 아이의 내면에서 성장이 일어나며, 동시에 관계가 개선됩니다.-2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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