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실 - 2005년 제1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김별아 지음 / 문이당 / 2005년 2월
절판


미실은 보통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았다. 막아 세울 수 없는 도저한 시간의 흐름, 그 속에서 고독은 어떤 예외도 없이 깊어지기 마련이었다. 석가모니가 깨닫고 간 것, 공자와 숱한 성인들이 가르친 것들도 종내는 그 간명한 이치에 닿아 있었다. 어떠한 공적과 위업을 쌓은 영웅호걸일지라도 삶은 바닥을 드러내며 소모되기 마련이라는 것. 인간은 홀로 났다 홀로 떠날지나 살아 숨 쉬는 마지막날까지 한 줌의 위로를 갈구하는 나약한 존재라는 것.-310쪽

사랑은 그런 때에 온다. 별것 있겠느냐 빈손을 내보이며 능청을 떨 때,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다며 풀 죽은 시늉을 할때 삶의 목덜미를 왁살스레 물어뜯으며 사랑이 온다. 아무 때나 어떤 길에서나 복병처럼 느닷없이 나타난다. 그러니까 사랑은 살아가는 한 언제고 온다.-3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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