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은 흥미롭고 저자의 필력도 좋지만 번역에 문제가 많다. 몇몇 챕터에서 중국에서만 쓰는 어휘를 발음만 한국어로 옮겨 놓고 한자 병기조차 하지 않은 부분이 많다 보니, 분명히 학술서가 아니라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중국학 연구자가 아니면 이해할 수 없는 어휘가 많다. 또한 책 곳곳에 영어 직역투와 중국어 직역투가 혼재해 있어 가독성이 매우 낮다. 전체적으로 어느 챕터는 매끄럽게 읽히고 어느 챕터는 유난히 딱딱하며, 어느 챕터에는 고유명사에 한자 병기가 충실히 되어 있으나 어느 챕터에는 전혀 없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보아, 두 역자의 스타일이 매우 다른데 최종적으로 통일하는 작업이 거의 안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사람들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문화대혁명을 인식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마오쩌둥을 책망하고 어떤 사람들은 장칭과 사인방을 비난한다. 그러나 더 넓은 관점에서 보면 이 시기는 중국 자신이 행한 전통 파괴의 절정기였다. 반세기 동안 중국인은 그들의 문화를 파괴하고 ‘도태‘를 조성한 요소를 바꾸려고 시도했다. 문화대혁명 기간에 이 과정이 너무 격렬하여 심지어 완전히 자아 파멸의 경지에까지 이르렀다. 사람들은 중국의 모든 것을 증오했지만 동시에 외국의 모든 것도 증오했다. - P671
중국에서 살면서 나는 사람들이 끔찍한 일이 일어난 날들에 사로잡히면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 P708
중국인이 자신의 역사와 문화에 등을 돌린 것처럼, 극심한 위기를 만났을 때 미국인이 민주주의와 자유를 훼손하는 조치를 취한 것은 어쩌면 당연했을 것이다. - P709
기자로서 당신은 사소한 것들을 추적해왔다. 때때로, 매일같이 쏟아지는 뉴스의 일상에서 고개를 들었을 때 아주 미미하게 전체 그림이 바뀌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 순간, 양복을 입고 넥타이를 맨 채 똑같은 차림을 한 다른 백인들과 함께 취재 버스에 탑승한 순간에 여러분은 궁금해졌다. 모든 것이 결국 이렇단 말인가? 세계는 정말로 이런 회의와 연설, 30시간의 머묾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인가? - P641
그전에 문헌 기록과 고고 발견에서 증명할 수 있는 중국 역사의 최초의 시간은 기원전 842년이었다. 그러나 하상주단대공정에서는 새로운 시간을 내놓았다. 이 연구 사업은 국제적으로 엄중한 공격을 받았다. 수많은 외국 학자가 중국인이 학술적이라기보다는 민족주의적 방식으로 그들의 역사를 보강하고자 한다고 믿는다. 일부 학자는 연구 사업의 동기가 주로 서구와 맞서기 위해서 시작되었다 하며, 서구는 이집트 문명처럼 역사에 기록된 시간이 중국보다 훨씬 이르다고 생각한다. - P625
위구르족처럼 오지의 작은 민족은 그들의 견해가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중국인은 그들을 중화인민공화국의 소수민족으로 본다. 튀르크어족 집단은 그들을 튀르키예 사람으로 여기고, 이슬람 근본주의자는 그들을 이슬람교로 본다. 상원의원 헬름스는 그들을 반중친미 단체로 여겼다. 그들은 신장의 미라와 같았다. 그들에 관한 정보가 너무 없어서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상상에 따라 이 소수민족의 이미지를 새로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 P605
"미국인들도 자기만의 문화, 즉 유럽의 문화를 가지고 있죠. 그것도 훌륭해요. 그런데 집에 유럽의 물건을 많이 갖고 있지 않았어요. 왜 그들은 이처럼 중국을 좋아할까요? 중국인들은 자신들이 5000년의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지만 사실일까요? 아니면 그저 이득을 얻기 위해 반복적으로 하는 말에 불과할까요?" - P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