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깨닫고 보니 시골에서는 쿤셩 같은 이들이 정상적인 도덕 체계와 생존 체계에서 배제되어 있었다. 이 사람들은 그들의 고립과 어리석음, 기묘함 때문에 마을의 도덕적 오점이 되어 조롱받고 배척당하는 ‘이방인‘이었다. 그는 전혀 관심과 도움을 받지 못했다. 우리 문화에서 ‘생명‘이나 ‘사람‘ 그 자체는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며, 문화 체계 안에서 그에 상응하는 가치를 찾아야만 존중과 인정을 받게 된다. 따라서 우리는 집단에서 쫓겨나 점점 더 고립될 때, 문화 체계 밖으로 쫓겨나면 존경과 도움을 받을 가치도 없는 ‘쓰레기‘가 되었다. 사람들은 마음속으로 이런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필요는 없는데 많은 경우 제도가 잘 갖춰져 이러한 지원이 이뤄진다고 생각했다. - P228

농촌 여성들의 감정은 외부인에게 잘 드러나지 않고 촘촘하게 감싸져 있어 일반 손님들이 그들 사이의 모순을 찾아내기는커녕 그들 사이의 내면 관계를 엿보기도 어려웠다. 사실 아무리 친절한 여성이라도 갈등이 생기면 즉시 서로 등을 돌리고 무자비하게 다투게 된다. 하지만 함께 해야 할 경우, 그들도 일시적으로 함께 나와 조화로운 모습을 유지한다. - P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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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개방 이후, ‘노동력 송출‘이라는 말이 지역경제를 결정하는 중요한 지표가 됐다. 일하러 나가는 농민만이 돈을 벌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많은 기쁨과 슬픔이 있고, 얼마나 많은 생명을 낭비했는지는 고려되지 않았다. 남자는 고향을 떠나 1년에 한두 번 정도 고향에 돌아오는데,
그 기간은 모두 한 달을 넘지 않았다. 그들은 모두 청년기나 장년기라서 신체적으로 매우 왕성한 시기이지만, 오랫동안 극도로 억눌린 상태에 처해 있었다. - P192

‘성‘ 문제를 무시하는 것은 농민에 대한 사회의 뿌리 깊은 차별을 보여준다. 정부, 언론, 지식인들이 농민공 문제를 논할 때, 그들은 그들의 처우에 대해 더 많이 얘기하지만 그들의 ‘성적인‘ 문제에는 거의 관여하지 않았다. 그들이 더 많은 돈을 벌게 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으로 알았다. 더 나은 대우를 받으면 성적 문제는 그들 스스로 무시할 것으로 여겼다. 그런데 왜? 수천수만 명의 중국 농민들에게는 돈을 벌고 부부가 함께 살 권리가 없는가? - P193

시골 사람들은 매우 현실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사람이 죽으면 가장 중요한 것은 돈 문제였다. 돈 문제로 다투는 과정에서 고통과 슬픔, 가족애 등은 흥정할 수 있는 것들이 되고 모든 것이 차갑고 무정하고 잔인해 보였다. 이는 농촌에서 유사한 사건을 접하는 일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비난과 경멸이기도 한데, 그들은 사람보다 돈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누가 마음속의 깊은 흐름을 볼 수 있을까? -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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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서 단편선>의 <류씨네 대잡원>에 묘사된 왕씨네 며느리 얘기가 오버랩되는 느낌이다...

다음 날, 조용했던 량좡 마을은 갑자기 활기가 넘치고 시끄러워졌다. 마을의 동쪽 끝 춘메이 집은 처음으로 마을의 중심이 되었고, 사람들은 문 주위에 모여들거나 연못가에 서서 논쟁을 벌였다. 량씨 집안 어르신 몇 명이 당숙네 집에 모여오랫동안 상의를 하다가 마침내 덕망 있는 중년 남자를 춘메이의 친가에 보내 부고 소식을 알리고 장례 문제를 의논하도록 했다. 춘메이의 남편은 외지에 나가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돌아오려면 2~3일은 걸렸다. 여름에는 기온이 높아 시체를 그냥 둘 수는 없었다. 춘메이 친정 식구들 20여 명이 와서 울면서 욕하고, 뭉둥이와 괭이, 삽자루를 들고 춘메이 집과 시어머니 집에 있는 솥과 항아리를 모두 깨부수었다. 그들은 다시 올라가서 당숙과 당숙모를 쥐어뜯었다. 그들은 장례식을 거부하고 춘메이의 남편이 돌아와 설명을 해줄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했다. 그래서 다시 당숙네 오빠를 데리러 사람을 보냈다. -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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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해보면 세상에서 가장 나쁜 것이 이상이야. - P176

아아, 때로는 내 미래가 불분명하고 목표도 없지만 목표를 반드시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나의 이상적인 삶은 물질적인 삶과 영적인 삶이 결합된 삶이야. 너희들과 같은 생활이지. 사람들이 비교적 만족하는 삶이야. - P178

어떤 면에서 보면 그녀에게 해를 끼친 것은 분명히 ‘이상‘이었다. 그녀가 초등학교만 다녔다거나 우스꽝스러운 이상과 품위를 유지하지 못했다면, 또는 자기 오빠와 언니처럼 악착같이 살았다면, 세상 물정을 잘 아는 남자친구를 만났더라면 오늘 그녀의 삶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감정을 유지하는것이 잘못된 것일까?(중략)
인생은 그녀에게 이상을 실현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이상과 낭만은 그녀가 더 나은 삶을 사는 데 방해가 되는 단점이자 걸림돌이 되었다. 쥐슈의 열등감, 과민성, 변명적인 태도는 말과 행동에서 분명하게 느껴졌다. 그녀의 눈이 나를 바라보는 순간, 치욕의 삶을 살아온 쥐슈의 고통을 보았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쥐슈에 비하면 내 삶은 너무 순조롭고 심지어 조금 창백해 무기력했다. 나는 공부하고 또 공부해서 마침내 안정된 삶을 살고 있다. 나는 내 이상을 실현했다. 글을 쓰고, 생각하면서 깊이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것이 바로 쥐슈가 갈망하는 삶이었다. 그녀는 어렸을 때 이상을 확립했다. 그러나 인생은 그녀를 다른 길로 내던졌을 때 그녀에게는 전혀 기회가 없었다. - P179

쥐슈는 여전히 천진난만한 그 쥐슈였다. 그녀는 좋아서 새처럼 깡충깡충 뛰었다. 그러나 열두 살 된 아들과 얘기를 나누는 순간 그녀는 부들부들 떨고 짜증을 내고 슬퍼했다. 쥐는 자신이 이루지 못한 이상을 아들에게 의탁을 했으나 아들은 배움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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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중 가족의 웅장한 새 집은 밀밭 위에 지어졌다. 큰 철제 문, 2층 건물. 그러나 집 안은 오히려 다른 광경이었다. 벽에 칠해진 석회는 큰 상처처럼 큰 덩어리로 벗겨지고 있었다. 집안은 텅 비어 있었고, 걸레 몇 개가 놓인 의자와 바닥에 놓인 선풍기에는 한 번도 작동한 적이 없는 것처럼 먼지가 쌓여 있었다.(중략) 집에 앉아 있으면 설명할 수없는 황량함과 추위가 있었다. - P106

‘인테리어‘라는 용어는 몇 년 전만 해도 농촌에는 존재하지 않았는데, 최근 2년 사이에 생겨났다. 샹들리에, 수직 벽, TV캐비닛, 책장 등이 모두 같은 색상으로 되어 있어 상당히 유럽 스타일이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싸구려 재료에 제작 기술이 조악했다. 더 중요한 사실은 이 현대식 집에는 여전히 등받이 없는 작은 의자, 부러진 대나무 의자, 19인치짜리 TV, 그리고 여전히 1970년대와 1980년대 옷을 입고 있는 전형적인 늙은 농부가 산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이도 저도 아닌 것처럼 보였다. 이는 지나치게 세련된 방의 디자인과 함께 우스꽝스럽고 전도된 모습을 만들어냈다. - P116

화장실의 모양은 도시적이었지만 사용 방식은 여전히 시골 방식이었다. 북쪽 지역 농촌은 생활의 중요한 장치인 화장실에 소홀한 것이 사실이었다. - P117

요즘 외지에 나가 부자가 되는 경우는 있지만 아이들 교육은 큰 문제야. 농촌의 교육 수준이 너무 낮아. 부모들은 모두 밖으로 나돌아다니며 자기 자식을 돌보지 않아. 그래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먹히고 입히고 여기에 더해 숙제도 도와줘야 한다니까. 그런데 애들 수학 문제를 조부모가 어떻게 알겠어. 아무리 좋은 사회라도 병폐가 있어. 이것이 바로 병폐지. - P121

그러나 결국 부모들은 자녀가 학교에 갈 의지만 있다면 집과 피를 팔아서도 보낼 생각을 하지. 자식이 교육을 잘 받고 지식을 많이 쌓는 편이 낫다고 생각해. 부모의 첫 번째 소원은 자식이 많이 배우는 것이야. 지금의 중퇴율이 1980년대보다 훨씬 높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 거야. 근대화는 근대화인데 교육 수준이 낮아졌어. 중학교 졸업 후 중퇴율이 매우 높아. 학생은 백이면 백 모두 학교에 가고 싶어 하지 않아. 학교에 들어가도 그만두기 일쑤지. 진학의 가장 큰 장애물은 온라인 게임이야. 부모가 외지에서 일할 때 그들을 돌보는 사람은 모두 할아버지와 할머니야. 어떻게 그들을 통제할 수 있겠어. - P140

유수아동의 문제는 부모 세대가 아닌 조부모 세대가 교육하고 너무 애지중지한다는 데 있어. 생활이 좀 여유로워지자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용돈을 주는데 그런 용돈이 어린 학생의 습관을 해치게 돼. - P141

부모는 여전히 자녀가 학교에 가기를 원하고, 직장에 나가도 시골집에 더 괜찮은 집을 짓고 싶은 생각뿐이었고, 더 중요하게는 자녀가 더 나은 교육을 받기를 원했다. 그러나 경제관념과 금전의식의 영향으로 부모가 부재한 상황에서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학교에 가기를 꺼렸고 외지로 일하러 나가기 위해 학교를 일찍 그만두려 하고 있다. 어떻게 일을 하는지, 어떤 일을 할 수있는지는 자신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것 같았다. 게다가, 지금대학에 간다고 해서 미래의 직업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었다. - P143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공부의 무용론‘이 점점 더 많이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내가 어렸을 때는 가난 때문에 학교에 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자녀가 학교에 가기를 원하지 않는 부모는 없었다. 하지만 요즘 부모는 자식이 학교에 가더라도 희망이 보이지 않아 잠시 고민한 후에 자녀에 대해 자유방임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사들도 가르칠 동기를 잃게 되었다. - P145

초등학교의 소멸이 일종의 필연이라면, 흐트러진 마을의 정서를 다시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교육과 문화에 대한 고상한 감정과 지식에 대한 자신감을 되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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