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면에서 보면 그녀에게 해를 끼친 것은 분명히 ‘이상‘이었다. 그녀가 초등학교만 다녔다거나 우스꽝스러운 이상과 품위를 유지하지 못했다면, 또는 자기 오빠와 언니처럼 악착같이 살았다면, 세상 물정을 잘 아는 남자친구를 만났더라면 오늘 그녀의 삶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감정을 유지하는것이 잘못된 것일까?(중략)
인생은 그녀에게 이상을 실현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이상과 낭만은 그녀가 더 나은 삶을 사는 데 방해가 되는 단점이자 걸림돌이 되었다. 쥐슈의 열등감, 과민성, 변명적인 태도는 말과 행동에서 분명하게 느껴졌다. 그녀의 눈이 나를 바라보는 순간, 치욕의 삶을 살아온 쥐슈의 고통을 보았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쥐슈에 비하면 내 삶은 너무 순조롭고 심지어 조금 창백해 무기력했다. 나는 공부하고 또 공부해서 마침내 안정된 삶을 살고 있다. 나는 내 이상을 실현했다. 글을 쓰고, 생각하면서 깊이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것이 바로 쥐슈가 갈망하는 삶이었다. 그녀는 어렸을 때 이상을 확립했다. 그러나 인생은 그녀를 다른 길로 내던졌을 때 그녀에게는 전혀 기회가 없었다. - P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