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모든 독자들이 자신이 보는 글의 작가가 무료로 공개한 글을 보면서 즐거워한다면(이를테면 당신이 이 블로그를 보고 있는 것처럼), 당신은 머지않아 이 작가가 직업을 바꿔 더이상 글을 쓰지 않게 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많은 독자들은 기꺼이 200만 위안을 들여 집을 한 채 사서 개발상에게 100만 위안을 벌게 해주며, 2000 위안에 옷을 한 벌 사서 제조업자에게 1800위안을 벌게 해주며, 4만 위안에 번호판을 사서 정부에게 4만 위안을 벌게 해준다. 왜 20위안을 주고 책을 한 권 사서 작가로 하여금 1.6 위안을 벌게 해주려고는 하지 않는가? - P256
책값을 조금 올릴 때면 매번 많은 사람들이 출판사와 작가들은 정말 탐욕스럽다고 말한다. 사실 중국에서 가장 탐욕스러운 출판업자도 1년에 1000만 위안 정도밖에 벌지 못하며, 그 정도면 업계 최고의 인재라 불릴 것이다. 하지만 1년에 수백억 위안을 벌어들이는 부동산업자와 똑같이 욕을 먹어야 한다. 출판업은 거대한 산업이지만, 지금 대형 출판사가 버는 돈은 평범한 발 마사지가게보다 적다. 이런 마당에 문예가 어떻게 부흥할 수 있겠는가? - P258
중국 영화는 상상력이 결여되어 있고 유머 감각이 없으며, 많은 천박한 자들이 죽어라고 심각한 영화를 찍어내려 하고 있다. 영화의 흥행성적이 부진한 것에는 모두가 책임이 있다. - P267
두번째는 왜 중국에 훌륭한 감독이 없느냐 하는 문제였다. 사실은 원래 없는 게 아니라 훌륭해질 수가 없는 것이다. 훌륭한 감독이 중국에 오면 8할은 정치범이 되고 말 것이다. (중략) 그러니 많은 경우 책임은 감독에게 있지 않은데, 왜냐하면 그들의 생존 환경이 상당히 열악하기 때문이다. 젊었을 때는 투자자들의 눈치를 봐야 하고, 자그마한 성공을 거두어 마침내 자신이 찍고 싶은 것을 찍을 수 있게 된 후에는 또 영화국의 눈치를 봐야 하며, 마침내 성공한 후에는 고서 읽는 것을 가장 싫어하면서도 고서에 근거하지 않은 대작을 찍으면 돈을 내고 영화를 보러 오지 않는 관객의 눈치를 또 봐야 한다. - P271
중국 영화의 출로는 매우 간단하다. 두 군데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첫째는 영화 등급 제도의 시행이요, 둘째는 영화 검열 제도의 폐지다. 매우 안타깝게도 우리는 이 두 가지를 시행하지 못할 것이다. - P273
요컨대, 뭔가 하려고 하면 앞뒤 사정을 꼼꼼히 살펴야 하고, 손발이 묶여 있고, 제한과 속박으로 가득차 있고, 하루종일 이런저런 것은 건드리면 안 되는데 하고 꺼리기만 하고 있고, 투자자가 아닌 일개 관료 기구가 아무 때나 내용을 수정하라고 요구할 수있는 그런 문화 영역에 앞으로 진정한 번영이 찾아올 리는 결코 없는 것이다. 이는 창작자들의 상상력 문제가 아니라 그들이 감히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이다. 영화란 사람의 꿈이다. 꿈을 절반쯤 꿨는데 누군가가 당신에게 이렇게 꾸면 안 된다고 말한다면, 어떻게 이를 견딜 수 있단 말인가. - P275
우리나라에서 협회라는 조직은 종종 사교집단에 맞먹는 해악을 끼친다. 수많은 협회가 해당 분야 자체의 건강한 발전을 엄중히 제약하고 있다. 협회의 규모가 클수록 그것이 담당하는 분야의 발전은 더욱 힘들어진다. 만약 협회가 정부에서 만든 것이라면 차라리 좀 낫다. 주인이 어릴 적부터 개를 기르는 것과 마찬가지니까. 하지만 소위 민간 협회라는 것들은 더욱 무서운데, 정부에 아첨하고 복종하려는 태도가 더욱 심하다. 이는 주인이 길을가다 개 한 마리를 주운 것과 마찬가지다. - P276
중고등학교의 정치 과목을 폐지하고 영상 과목을 개설해야 한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오직 정치 과목만이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못하는 것 같다. 만약 폐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인품 과목으로 정치 과목을 대체하면 되겠다. 우리나라에 정치는 합격이지만 인품은 갖추지 못한 쓰레기가 얼마나 많던가. - P278
나는 한 국가가 이토록 많은 예술계 인사들의 국적을 바꾸게 만들었다면 이 국가에도 분명 나름의 책임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의 책임과 의무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우리는 또한 국가의 책임과 의무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야 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국가의 이익이 모든 것에 우선하지 않음을 기억해야 한다. 국가의 합리적인 이익은 특정한 때에만 모든 것에 우선할 수 있다. - P282
영화란 마땅히 상상력을 이용해 만들어내는 인류의 이상을 대표하는 것이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영화는 정부의 이상을 대표하는 것 같다. 물론 언젠가 양자가 하나로 통합될 수 있다면 이는 영화의 성공일 뿐 아니라 정부의 성공이기도 하다. 아마 고대를 소재로 한 영화는 전통적 의미에서의 흥행이 가능하고 정치적인 측면에 있어서 비교적 안전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질려버린 지 오래다. - P292
어느 나라의 영화산업도 중화인민공화국의 영화처럼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이전의 일들을 찍기 좋아하는 경우는 없으며, 어느 나라의 영화도 우리나라의 영화처럼 대부분 제목만 들어도 찍기 전에 이야기의 결말과 등장인물의 운명을 알 수 있는 경우는 없다. - P293
많은 사람들은 유치하게도 북한이 영원히 우리의 친구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두 나라가 제창하는 신념이 일치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관점은 대단히 이상한 것인데, 이를테면 너와 내가 모두 아르헨티나 축구의 팬이기 때문에 너와 나는 반드시 좋은 친구여야만 한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물론 마지막에는 모두들 알게 될 것이다. 이 둘은 실제로는 모두 아르헨티나 축구의 가짜 팬이며, 팬인 척 가장하는 방법이 달랐을 뿐이라는 것을. - P297
다른 나라의 내정에 우리는 간섭할 수가 없으며, 우리나라의 내정에 대해서 우리는 이야기할 수가 없으니, 이에 우리는 그저 다른 나라의 내정에 대한 이야기나 해볼 수밖에 없다. 나는 항상 오십보백보라는 심정으로 북한이 더이상 아시아의 고아가 아니라이 세계에 융화하는 나라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설령 우리처럼 못이기는 체하고, 차마 거절하지 못하는 체하고, 이리저리 눈치를 보고 빙빙 돌려 말하는 식이더라도, 적어도 우리는 이 세계에 속해 있다. 또 우리는 이제 더이상 지도자의 그림이 들어간 배지를 쓰다듬으면서 눈물을 흘리고 춤을 추지 않는다. 모든 사람이 한 개인이나 하나의 관점에 복종하느냐의 여부는 결코 한 국가와 정권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 - P299
당신이 무슨 계급에 속하건, 당신이 아무리 훌륭한 사상가, 정치가, 군사 전문가일지라도, 권력을 획득하는 방법을 연구해내는 사람이 위대한 것이 아니라 권력을 어떻게 제한할 것인가를 연구해내는 사람이 바로 위대한 인물이다. - P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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