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가장 깊고 남에게 털어놓지 못한 고통은 다름이 아니라... 자신이 교통사고 이후에 하루도 편할 날 없이 살았다는 사실이었다. 천신한이 보는 인간은 누구도 ‘살아 있음‘의 상태가 아니었다. 그들은 오로지 ‘아직 죽지 않음‘의 형태로 그의 눈앞에 존재했다. - P190
조금만 깊이 생각해보면 플레이어가 게임 스토리에 무슨 영향을 줄 수 있냐? 네가 어떤 행동을 하건 발데르는 죽어. 중요한 대화는 선택지도 없어서 넌 그냥 ‘다음‘ 버튼만 계속 눌러야 하잖아. - P195
허칭옌이 말한 것처럼 인생도 게임과 같다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설계자가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을 직접 기획하고 준비하는 존재. 그렇다면 천신한은 그 존재에게 묻고 싶었다. 신인지 뭔지 모를 당신, 인류의 반응을 보면서 얼마나 즐거우십니까? - P201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행동해야 한다. 행동하지 않으면 반복되는 전투에서 대단치 않은 자극을 얻을 뿐이다. 정체된 성장과 레벨이 계속되다 보면 언젠가 게임에서조차 현실의 평범함을 복제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럴 때 어떤 사람들은 손을 털고 게임을 떠나 현실 세계로 돌아간다. 현실에는 괴로움도 있지만 그만큼 얻는 것도 있기 때문이다. - P112
예술. 몹시 저평가되고 있는 예술. 게임의 개발자는 그 안에 자신들의 메시지를 숨겨놓았고, 플레이어는 여러 난관을 뚫고서 개발자와 동일한 수준의 복잡한 대뇌 활동을 보여주어야 했다. - P61
성냥은 사람들이 게임에 마음을 빼앗기는 이유를 비일상적인 공간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여겼다. - P63
순간 끔찍한 상상이 들었다. 동료들이 몰래 나를 교황으로 뽑기로 음모를 짠 거야! 그래서 미처 대처하기 전에 몰표의 파도에 휩쓸려 교황이 되고 마는 거야!
요컨대, 다양성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 다양성이야말로 우리 교회의 힘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