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재범률이 높은 것은 교도소 동료 말고는 믿고 의지할 사람이 없어서일 거라고 도네는 생각했다. - P14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주 개괄적으로 정리해 보자면, 서양에서는 종종 옳고 그름, 정상과 비정상, 선행과 죄악의 문제로 성과 관련된 논쟁이 전개된 반면 중국에서는 대단한지 보잘것없는지, 숭고한지 수치스러운지, 상류인지 하류인지의 문제라는 것이다. 서양 사회에서 성은 억압과 저항, 정상과 변태, 유죄와 무죄와 같은 대항 관계에 있다. 중국 사회에서 성은 그저 홀시의 대상이다. 성은 중요함과 중요하지 않음, 숭고함과 저속함, 올바른 기개와 사악한 기운 중에 후자에 속한다. 일찍이 많은 학자가 서양은 죄의식의 사회이고 중국은 수치심의 사회라고 설명했는데 아주 이치에 맞는 말이다. - P242

페르낭 브로델의 3단계 구분에서 중국인은 자연스럽게 단기지속 현상(정치적 사건)이 가장 중요하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중기지속 현상(어떤 발전적 추세)이 그다음이고, 장기지속 현상(생활 방식)은 가장 중시할 가치가 없다고 여긴다. 내가 보기에 장기지속 현상에 대해 브로델이 쏟은 관심에는 역사 연구방법론적 의미뿐 아니라 인간에 대한 관심이라는 의미가 있다. 궁극적으로 말해, 정치투쟁과 경제발전은 도구에 불과하다. 인간의 행복과 즐거움이야말로 목적이다. 우리는 왜 이렇게 주객을 전도시킬까? 왜 수단을 목적으로 삼고 목적이 냉대를 받도록 하는 것일까? - P247

속담에 이르기를 같은 물건이라도 어진 사람에게는 어진 것만 보이고 지혜로운 자에게는 지혜로운 것만 보인다고 했는데 한 구절을 덧붙여야겠다. 음탕한 사람에게는 음탕한 것만 보인다. 전문 사진사가 촬영한 아름다움으로 충만한 인체 예술사진 한 장에서 보통 사람들은 아름다움을 보지만, 마음이 어두운 사람들은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고 음란한 것만 본다. 그들은 그래서 부끄럽고, 그래서 떳떳하지 못하고, 그래서 분노한다. 작품 자체가 고상하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단지 보는 사람이 고상하지 않고 심지어 마음이 음험하고 천박하고 왜곡되었으며 변태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뿐이다. - P29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생리학인 양 나타난 이러한 유사 과학의 충동 이론을 현대 과학이 이미 부정했지만, 일반 대중 중에는 아직 믿고 있는 사람이 많다. 바로 양성의 생리학적 차이가 행위의 차이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사실 내가 보기에 정과 성의 관계에서, 양성이 지닌 행위와 관념의 차이는 근본적으로 생리적인 원인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단지 ‘여성‘과 ‘남성‘을 사회가 어떻게 형성하고 만들었는가로 설명할 수 있을 뿐이다. 좀 더 분명하게 말하면, 양성의 이러한 차이는 긴 세월에 걸친 남권 문화의 산물이고, 성별 간 이중적 도덕 기준이 만들어 낸 결과이다. - P124

어떤 사람들(검열하는 사람을 포함해서)은 자신들이 한 사람이두 사람을 사랑해서는 안 된다고 여기는 것이 아니라 한 여자가 동시에 두 남자를 사랑해서는 안 된다고만 여기고 있음을 자각하지 못한다. 첩을 받아들이는 것이 합법적이었던 구시대에 중국 남자들은 한 남자가 동시에 두 여자를 사랑하는 상황을 아주 쉽게 받아들였다. 한 남자가 동시에 두 명 심지어 세 명이나 네 명을 사랑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도덕적‘이라고 본다. 하지만 뇌리 한 귀퉁이에 이러한 ‘집단무의식‘을 모셔 놓은 중국 남자들은 여자가 동시에 두 남자를 사랑할 수 있다는 것에 상처를 받곤 한다. 마치 그 여자가 어떤 불문법을 뛰어넘어 체통에 큰 손상을 주기라도 한 듯이 말이다. - P128

내가 본 세 번째 사랑에 관한 설명은, 사랑의 감각이 완전히 착각이라는 것이다. 사람이 사랑에 빠질 때는 술에 취한 것 같아서 사랑의 대상을 크게 미화한다. 사람이 연애할 때 사랑하는 것은 사실 자기 자신이다. 그리고 마치 사람들이 일부러 술에 취한 상태에 빠지는 것처럼 일부러 자신의 착각에 빠지는 것이다. - P148

이성애가 패권을 차지한 지난 몇 세기 동안 지나치게 강경한 연애 규칙이 만들어졌다. 이성을 사랑하지 않고, 결혼해서 아이를 낳지 않으면 사람들은 그 사람에게 병이 있다며 손가락질하고 병원에 가 보라고 윽박질렀다. - P15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성 기질 문제에서 정확한 관점은 소위 여성 기질이라는 것은 결코 천성적이지 않고 장기적인 사회적 실천이 구축한 결과라는 시각이다. 다시 말해, 전통사회에서 여성의 온유하고 완곡하며 의존적인 점과 현대사회에서 여성이 강인하고 억세며 자신의 능력을 펼치려는 것은 사회발전의 산물이지 결코 자연의 섭리를 위반한 것이 아니다. 또 회귀할 수 있는 기준이 되는 여성 기질의 틀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 본질적으로 우리는 어떤 여성이 ‘더욱 여성스러운지‘ 알지 못한다. 또 어떤 남성이 ‘더욱 남성스러운지‘도 알지 못한다. 인간, 먼저 인간이고 그다음에 남성이거나 여성이다. 여성은 아이를 낳는 능력 말고는 남성과 근본적으로 차이가 전혀 없다. 그래서 우리는 정말이지 여성의 ‘남성화‘나 혹은 남성의 ‘여성화‘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 P78

취업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든, 아니면 다른 원인 때문이든 누군가를 집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면 일부 사람들(성별 구분 없이)이집으로 돌아가도록 호소해야지, 일방적으로 여성이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호소할 수는 절대로 없다. 왜냐하면 헌법에서 공민은 일할 권리가 있다고 했고, 여성은 공민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여성에게는 일할 권리가 있다. 일부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면 그것 역시 그들의 권리이다. 사실 이미 많은 사람이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선택했다. 하지만 우리는 절대 일방적으로 특정 성별의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소리쳐서는 안 된다. 그것은 성차별이다. - P8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현대 중국에서 사람들이 사회와 국가 그리고 문화의 이름으로 성이 드러나지 못하도록 억압하는 것은 바로 ‘개인‘이 아직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무는 좋은 것이고 권리는 나쁜 것으로 여긴다. 의무를 다하는 것은 미덕이고 권리를 요구하는 것은 사악한 일이다. 의무를 다하면 상을 받지만 권리를 요구하면 비난을 받는다. - P8

중국에는 몇천 년 동안 남성 권력이 통치했던 역사가 있기 때문에 여권주의와 중국 전통 가치의 충돌이 실제로 존재한다. 예컨대 성별에 따른 이중적 잣대가 여전히 존재하고, 성공한 남성이 ‘내연녀‘를 두는 추악한 현상에 대해 속으로는 부러워하고 질투한다. 이러한 유치한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것도 남성 중심 사상이 여전히 실재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여권주의는 여전히 중국 사회에 내재하는 남성쇼비니즘과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 - P18

최근 몇십 년 동안, 중국 언론에서도 여성의 ‘남성화‘ 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이 토론은 포스트모던 페미니스트들과 같은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방향은 완전히 반대이다. 포스트모던 페미니즘은 젠더 구분을 모호하게 하고자 노력한다. 여성을 더욱 ‘남성적‘으로 만들고, 남성을 더욱 ‘여성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 언론은 오히려 모호해진 젠더 차이를 다시, 여자는 ‘더욱 여자처럼‘ 남자는 ‘더욱 남자처럼‘ 만들고자 한다. - P20

기득권 집단에 속한 사람이 주변부의 이익과 요구를 알 수 있기를 바란다면 그것은 너무 과한 욕심이다. 젠더 문제에서 사람들을 유감스럽게 만든 많은 대사상가의 천박한 견해는 사실 당시 사람들의 일반적인 시각에 불과했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이 고명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 뿐 특별히 깔볼 수는 없다. 오히려 21세기의 대변혁과 여성들이 살아가는 환경이 크게 변한 이후에도 여전히 이러한 입장을 지닌 사람들이야말로 정말 약도 없는 사람들이다. - P26

무엇이 좋고, 지향할 만하고, 추구할 만한지 혹은 정상인지에 관한 핵심적인 문화적 관념은 늘 남성, 남성적 성격과 연결되어 있었다. 예를 들어 인류mankind를 나타낼 때는 ‘남성‘인 ‘그man‘를 사용한다. 남성은 무대 앞에 있고 여성은 배경이다. 여성은 주변화되고 규범 밖의 인간으로 내몰리며 예외가 된다. 남자는 바깥이고 여자는 안이라는 전제 아래 돈을 버는 노동은 일로 여기고 돈을 벌지 않는 집안일은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 P34

서양의 기독교문화는 여성에 대해 두 가지 중대한 부정적 평가를 했다. 첫 번째로 여성을 모든 악의 시초로 꼽았다. 인류 최초의 타락이 하와가 선악과를 훔쳐 먹어서 생겼기에 그는 인류가 에덴동산에서 쫓겨나도록 만든 원흉이다. 여성에 대한 두 번째 부정적 평가는 여성이 남성의 종속물이라는 것이다. 여성이 존재하게 된 최초의 이유는 바로 남성에게 짝을 지워 주기 위해서였다. 하나님이 여성을 만든 이유는 단지 남성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경』에서 하나님이 남성의 갈비뼈로 여성을 만들었다고 하는 것처럼, 많은 사람이 남성은 완전한 사람이고 여성은 남성의 변이이거나 정상 상태가 아닌 존재에 불과하다는 관점을 지니고 있다. - P41

우리는 성역할 공식이 여성과 남성 모두에 대한 억압임을 인식해야 한다. 남자든 여자들 모두 방법을 찾아 이러한 억압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생활을 누리도록 해야 하며 모든 사람의 개성이 충분히 실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P47

부련이 몇 년 전에 실시한 순결 관념에 대한 조사에서 ‘정절과 목숨 중에서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라는 질문에 놀랍게도 70퍼센트가 넘는 농촌 여성들이 ‘정절이 더 중요하다‘를 선택했다. 지금까지 남자에게 같은 질문을 한 사람은 없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제창하는 정절이 여성에게만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정절이기 때문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다. 그리고 이것은 성생활에서 여성과 남성에게 적용되는 이중기준을 보여 주는 증거이다. - P6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