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집단을 꾸리며 살아가려면 반드시 필요한 것이 몇 가지 있는데요. 저는 네 가지를 기본으로 꼽습니다. 그 네 가지 기둥이 인간 사회를 떠받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세상일의 옳고 그름을 판정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재판하는 사람이죠. 그리고 ‘치유하는 사람‘입니다. 병과 상처를 낫게 하는 의료인, 그리고 ‘가르치는 사람‘, 교육자입니다. 그리고 ‘기도하는 사람‘ 종교가입니다. 집단이 존속하려면 이 네 가지 기둥이 있어야 합니다. - P94

배움에서 가장 좋지 않은 것은 머릿속에 불량한 지식과 정보가 가득해 더는 새로운 지식과 정보가 들어갈 여지가 없는 상태입니다. 무지란 바로 그 상태를 말합니다. - P100

자기방어를 제대로 하고 어떤 공격에도 대처할 수 있는 사람이 동시에 지적일 수는 없습니다. 지적이라는 것은 무방비하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무방비하다는 것‘은 아주 고도의 능력입니다. 그 능력을 함양하는 것이 학교 교육, 특히 초등·중등 교육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P103

그러므로 장르가 이러쿵저러쿵 그런 이야기는 할 필요가 없습니다. 먼 나라 먼 시대의 지금 자신과는 전혀 다른 사람 안에 들어가는 경험이야말로 아주 중요하고 아주 유쾌하고 멋진 일이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꼭 뜨겁게 말해 주시기 바랍니다. 목덜미를 붙잡고 "됐으니까 무슨 책이든 읽어!"라고 말이죠.(웃음) -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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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의 사명은 ‘무지의 가시화‘입니다. 자신이 얼마큼 무지한가를 깨닫는 것. 지금도 무지하고 죽을 때까지 공부해도 아마 무지한 채로 끝나리라는 사실 말이죠. 자신의 그 가공할 만한 무지 앞에서 전율하는 것이 도서관에서 경험하는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 P63

저는 아이들을 평가하고 등급을 매기는 것은 학교 교육의 본령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학교는 아이들의 성숙을 지원하는 곳이어야 합니다.
어른이 보기에 아이는 수수께끼로 가득한 존재입니다. 그것으로 된 겁니다. 거기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아이들을 일단 틀에 집어넣고 똑같은 과제를 부여하고 그 성과에 등급을 매기는 것은 아이에 접근하는 방식으로는 틀렸습니다. - P71

아이는 7세 무렵까지는 다른 세계와 연결되는 성스러운 존재입니다. 어느 정도 나이가 차면 그 연결이 끊어지고 말죠. 청소년기 끝 무렵에 그 연령에 도달합니다. 그렇게 사람은 성스러운 존재에서 세속의 존재가 됩니다. - P72

책 이야기를 하자면, 지금 일본 곳곳에 ‘혼자서 하는 서점‘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자기 동네에 서점이 없어져 버려, 견딜 수가 없는 거죠. ‘서점이 한 곳도 없는 곳에서는 살고 싶지 않다‘ 하는 마음인 겁니다. 그래서 ‘자, 그러면 내가 서점을 하자!‘라는 의지로 이어지는 거죠. 단 자신에게도 일은 있고 생활비도 벌어야 하니까, 서점만으로는 먹고살 수 없으니까 주중에는 일하고 주말에만 서점을 여는 겁니다.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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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자신과 결별하지 않으면 ‘나‘는 어른이 될 수 없습니다. 또 다른 자아는 이 풍진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 버린 자신의 가장 부드럽고도 가장 다정한 부분입니다. - P50

소년 시절과의 이별은 트라우마적인 경험이므로 어른이 되어도 외상이 남습니다. 그러니 그것을 치유하려면 이야기가 필요하겠죠. 아마도 ‘그런 이야기‘가 세계 곳곳에 수천 개 정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인류가 통과의례라는 제도를 만들어 내고 나서 쭉 그런 이야기에 대한 수요가 있었을 겁니다. 그래서 그것은 광맥입니다. - P52

모국어가 아니면 할 수 없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네올로기즘neologism입니다. 새말을 만드는 일은 모국어로만 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 P56

잠시 있다 보면 숨쉬기가 힘들어져서 왠지 빨리 나오고 싶어지는 집이 있는데요. 저의 경우는 책이 없는 집이 그렇습니다. 아무리 집이 깨끗해도 오래 있으면 숨쉬기가 힘들어집니다. 산소 결핍 상태가 되는 거죠. 책이 없으면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책이란 ‘창‘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세계로 난 창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 세계와는 다른 세계와 통하는 창입니다. 그래서 책이 있으면 한숨 돌릴 수 있습니다. 밖에서 시원한 공기가 불어오는 느낌이 들죠.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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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보고 들은 경험과 머릿속에 문득 떠오른 생각으로 말미암아 서로 관계없는 단어들이 한 줄 시 안에 하나로 엮입니다. 이 행위가 무척이나 시적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시가 재미있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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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시를 읽는다는 건 이런 것입니다. 내 마음속에서 아주 특별한 것 하나를 끄집어내는 일. 그리고 이를 음미하는 마음의 시공간을 제공하는 일.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예술이기에 가능한 일일 겁니다.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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