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빨간색으로 댕기머리를 해주었더니 민경이가 매우 좋아한다
오늘 어린이집에서 추석명절 예절공부를 하기에 한복을 준비해오라 했기 때문이다.
좋으면서도 수줍어 고개를 숙이고 미소짓는 그 모습은
어릴적 수줍어 하던 내 모습인것 같다.
그땐 왜 그리도 수줍어 했는지.
지금 아마 민경이는 어린이집에서 예쁜 한복을 입고 즐거워 하겠지.
가을바람이 살랑살랑
창밖엔 어느새 가을빛 햇살로 풍성한 한가위를 알리는 듯 하다.
가을 햇살이 넉넉한....
그래서 마음이 여유로와지는
아침입니다.
들녘의 곡식들은
얼마 남지 않은
한여름의 햇살이 아쉬워
앞다투어 마지막 결실을 맺기위해
최선을 다하는 듯 합니다.
가을의 문턱에 선 지금
난 인생의 결실을 맺기 위해
얼마큼 움직이고 있는지......
이제 선선한 바람이 불고
낙옆이 지면
하아얀 눈이 덮힌 세상이 찾아 오겠지요.
진초록 향나무 아래
분홍빛 채송화가
소녀처럼 수줍게 웃습니다.
어릴적 여름 어느날
집 뒤얀 장독대를 지나다
활짝핀 진분홍빛 채송화의
아름다움에 취해
한참을 바라보았던 기억이
생각납니다.
어느새 후울적 소녀가 아닌
엄가가 되어버린 지금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
동심의 세계로
다시 돌아가고파 집니다.
산들산들 가을바람이 붑니다.
가을 햇살이
허전한 마음을
잘익은 빠알간 사과처럼
풍성하게 합니다.
시간에 쫓기어 내달이듯 달려온 길 위에서
문득 고개숙여 발밑을 내려다 보았습니다.
낯선 신발, 낯선 땅.....
내가 추구해온 모습이 아닌 다른 나
어디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지....
열심히 달리고 또 달렸건만
내가 와 있는 이 길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시간의 흐름속에
하늘에 구름 떠가듯
그렇게 흘러만 가고 있는데....
나의 의지로
지금의 상황을 한 번 벗어나 보는 것은 어떨지
문득 용기 없는 상상속에 마음만 달래고 있다.
점심시간에 짬을 내어 몇자 적어본다.
행복합니다.
이렇게 책상에 앉아
차 한잔 할 수 있는 여유가 있기에
차 향기속에 묻어나는 잔잔한 파문
창밖의 예쁜 새소리
다정히 들리고
머얼리 성당의 종소리
잔잔히 울려 퍼지는데
문득 정원의 까치 한마리가
나무위로 오르려
푸드덕 거리는 모습이
더욱 선명히 드러나 보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