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아이 둘이랑 친정에 다녀왔다.

아이 아빠가 주말에도 출근하는 날이 많아 차일피일 미루다가 동생도 내려오고 해서 내친김에 간단히 장을 봐가지고 출발했다. 

도착하니 점심때라 동생이 재워논 갈비와 나물무침 등으로 식구들과 둘러앉아 오순도순 화기애하게 점심을 먹었다. 

대충 설걷이를 하고 아이들과 함께 동내 한바퀴를 돌기로 했다. 

산들산들 바람이 불고 동네앞 논두렁 길을 걷다보니 어느새 벼이삭이 알알이 패인게 가을이 멀지 않았음을  알리고 있는듯 하다.

간간히 푸른 하늘위로 날아다니는 잠자리....그리고 시원한 개울가 물소리...

역시 고향은 늘 푸근하고 넉넉하다. 

어릴적 동네 아이들의 노는 소리에 시끌벅적하고 부산했던 고향이 이제는 하나둘 모두 떠나고 나아드신 어른신들만 남아있을 뿐이다. 

고향은 늘 이렇게 변함없이 기다리고 반갑게 맞아준다. 

난 고향의 가을정취를 만끽하며 시간을 보내고 민경이는 오랜만의 시골정취가 마냥즐거워 이리저리 조카들이랑 신이나게 놀고있다.

저녁무렵 동생이 민경이 자전거를 태워준다고 데리고 나갔다.

난 저녁준비를 하며 민경이가 이모 자전거 뒤에 달려 신이나 있을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얼마후 상황은... 아뿔사 민경이가 그만 자전거 뒤 바퀴에 다리가 끼어 발 뒤꿈치가 벗겨져 상처가 나아 있었다. 

잔뜩 겁에 질린 얼굴과 조금은 재미도 있었는데 뜻밖의 상황에 놀란 표정이 역역했다.

동생이 즐겁게 해줄려고 하다 그만 민경이를 놀라게 한 것 같아 너무 미안해하는 것 같았다. 친정부모님도 조심하지 그만하길 다행이라고 위로했다.

난  민경이가 시간이 흘러 이날을 기억할 수 있을까? 

아마 시간이 흐른뒤 지금 상황을 어릴적 즐거운 추억으로 회상할 날이 올 것이라 상상해 본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세실 2006-08-21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 민경이 많이 아팠겠다. 지난번 규환이도 아빠가 자전거 태워주다가 끼어 뒤꿈치가 다 까졌잖어...아직도 흉터가 있네.
친정은 생각만해도 즐거워지는 곳이지~ 행복한 정경이 눈에 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