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지금 살 때인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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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한국에 온 김에 충청도 행수이전 예정지를 찾았다. 먼저 부동산에 들렀다.

"서울의 남산에 해당되는 전월산을 중심으로 반경 5키로 범위를 벗어나 수용 당하지 않는 주변 땅을 가진 사람은 전부 대박이 났죠. 논이고 밭이고 산이고 할 것 없이 모두 평당 30만 원 이상은 줘야 해요." 부동산 주인이 한말이다.

 

"불과 2년 전만해도 내가 밥도 사주고 하던 동네 건달들이 지금은 부동산중개로 50억 원씩 챙겨가지고 그랜저타고 다니며 팁을 탁 탁주고 해요. 내 참.. 나도 진즉에 부동산중개나 했어야하는데..." 부동산 사무실에서 만난 한 현지 주민이 한말이다.

 

필자가 부동산 사무실에 앉아 있는 동안에 한 농부가 들어왔다.
가만히 돌아가는 사정을 지켜보니 그 농부는 요즘 분위기 파악하고 자신의 재산 재평가(?)목적으로 자주 들러는 모양이었다. 누구나 그러하겠지만 대박 맞은 농부는 이제 농사보다 자신의 재산가치 등락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필자 생각엔 농부들은 이제 더 이상 농사 짖지 않을 것 같았다.일부 신문보도에서처럼 그랜저로 쌀 배달하는 농민은 보진 못했다.

 

길가 구멍가게에 들러서 음료수를 사면서 주인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땅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물어봤다.
"나야 조금 가지고 있지. 3천 평 밖에 안되.."
평당 30만 원 씩만 잡아도 구멍가계주인은 9억원의 순 재산을 가진 알부자였다.
점심때 길가의 매운탕 집에 들렀다. 적어도 200평은 되어 보였다. 주인은 이미 대박이 나서인지 매운탕 한 그릇 더 파는 데는 별로 관심도 없어 보였다. 매운탕집 주인이 부러웠다. 매운탕 먹으면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래저래 땅 한 평 없는 월급쟁이들만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수이전 예정지 바로 위의 조치원 읍에 들렀다. 땅값을 알아보았다. 대지가 평당 350만원을 호가했다. 서울 강북의 싼 지역 땅값이랑 얼추 비슷했다. 조치원에서 오른 건 땅 값 뿐이 아니었다. 기차역 옆에 있어 소음이 심한 30평 욱일아파트에 사는 아주머니는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작년 말에 8천 만 원이었는데 지금은 1억5천만 원하고 그러네요. 왜 이렇게 오르는지 모르겠어요." 헉! 달랑 8개 월 만에 80%가 폭등한 셈이다. 조치원에서 하루를 잤다. 모텔엔 자동차가 꽉 찼었다. 모텔 주인말로는 요즘 경기가 좋다고 했다. 서울하곤 딴 판이었다.

 

다음날 고추와 칠갑산으로 유명한 청양에 갔다. 그곳에서 25년 이상 살아온 토박이 이장을 만났다.
필자와 부동산 업자를 보더니 이장은 이렇게 말했다.
“왜 이제 왔어. 벌써 기획부동산이 와서 다해먹었어...걔(기획부동산)들은 심하게 하더라고..
땅을 잡아서 5배에서10배씩 남겨먹고 팔더라고.. 손님 오면 땅 보여준다고 고생은 내가 다하는데.. 많을 땐 하루에도 4탕, 5탕 식 뛰었지..하긴 나도 한 1억 원 정도는 벌었어..근데 요즘 물건도 없고.. 거래도 없어..지금 야산 두개 남아있는데...보시겠시유?”

필자는 이장 말로는 묘 자리로 쓰면 좋다는 야산과 돌산 하나를 보고 왔다.
산 아래 자동차 터널이 통과하고 있어서 아무리 죽은 귀신이라도 귀머거리 귀신이 아님 다음에야 도저히 잠들기 불가능한 산 이였다. 이장이 보기엔 내가 한심해도 한참 한심한 사람으로 보였나보다.

 

현지에서 파악한 바로는 충청도의 마지막 오지인 청양도 벌써 해먹었고 예산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느림보(?) 신문에선 발 빠른 전문가들이 청양과 예산에서 지금 작업 중이니 지금도 늦지 않다고 구문(?)을 보도한다. 신문보고 땅 투자하다간 쪽박 차기 딱 알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산과 천안도 들렀다. 삼성이 들어선다는 아산 탕정 지역 주변은 이미 게임이 끝나있었다.
" 여기 땅값은 오를 대로 다 올랐어요. 이미 5월부터 거래가 줄고 한가해요. 논은 평당 60만원 70만 원하고...천안과 온양사이의 도로 주변의 논은 평당 200만 원 이상을 부르죠.”


현지 부동산 중개인이 얼마 정도를 투자하겠냐고 묻길래 한 3 억원 정도하려 한다고 하니 "그 돈으로 여기선 투자할 곳이 없어요. 늦었어요. 작년에 왔어야지. 그 돈으로 땅 사려면 다른 곳을 알아보세요.”라며 다른 한곳을 추천해주었다. 그곳은 수원 보호지로 평생 개발하곤 거리가 먼 지역이었다.

 

강남 부동산에 들렀다. "서산의 임야를 평당 13만원인데 잘하면 10만원에 살 수 있게 해 드릴께요. 내년되면 아무리 못해도 20만원은 받을 수 있어요. 사세요."중개인의 권유였다.


나는 당진 서산 땅에 대해서 나름대로 벼락치기(?)공부를 한 결과 이미 벌써 남들이 해먹은 것을 알았다. 요즘 신문의 아랫도리를 보면 온통 서산 당진 땅 광고이다. 부자되려면 서산,당진 땅에다 돈을 묻어야 한다고 한다. 땅 사면 사은품도 준다고 한다. 남들 부자로 만들어주고 게다가 사은품도 주겠다는 광고까지 하는 참 좋은(?) 사람들이 많은 좋은 나라이다.

 

판교주변 성남지역의 부동산을 들러보았다. 그곳은 이미 서울 강남권만큼 땅값이 올랐다. 대지가 평당 1천만 원이라고 했다. 중개인은 여긴 늦었다며 마지막 남은 대박지역을 알려주었다. 여주였다."인공위성을 이용하는 월마트 물류창고가 들어서고.. 분당에서 여주까지 전철이 들어서고..시로 승격되고..그래서 여주가 유망하죠."라고 말했다. 여주로 달려갔다.


가보니 농원을 통째로 사서 쪼개서 팔고 있었다. 평당 50만원을 달라고 했다.
나보다 똑똑한 변호사와 의사도 이미 샀으니 빨리 따라 사라고 부추겼다.
여주까지 기획부동산이 작업을 하는걸 보니 이미 갈 때 까지 다 갔다는 의구심이 들었다.

 

오산에 들렀다. 오산의 한부동산에서 커다란 벽면의 지도를 보면서 대박 브리핑(?)을 받았다. 지도를 보던 중 난 깜작 놀랐다. 화성,오산,안성,평택 주변이 온통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되었거나 예정지였다. 온통 개발지구 였다. 어느 세월에 저것 다 개발할 수 있을까? 저렇게나 많은 택지개발지구가 필요할까? 만약에 저거다 개발 하면 수도권 집값 박살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지 부동산 중개인말에 나는 또 놀랐다.
오산, 화성지역의 경부 고속도로 주변의 절대농지인 논이 평당 300만원을 호가한다고 했다.
주변 시골길옆 대지는 평당 400만원을 불렀다. 필자는 “ 뉴 타운으로 지정된 서울 은평구 신사동도 올라서 평당 450만 원 하는데...뉴타운으로 지정된 강동구 천호동도 평당 1천 만 원인데. 오산 땅이 평당 400이면 너무 비싼 것 아닙니까?“
"논 한 평이 300만원하면 3천 평 가지면 90억원이네요. 논 700평만 팔아도 20억 원하는 서울 타워팰리스 68평을 사고도 1억원이 남네요. 이게 도대체 말이 되는 건가요? 시골 오산주변 논 3평 팔면 서울의 뉴타운 지정 예정지인 송파구 거여 마천지역의 땅 1평을 살 수 있다는 게 말이 됩니까? 썩어도 준치라고 그래도 서울 땅인데..아무래도 거품같아요."

"땅은 그런 식으로 계산하면 답이 안 나와요. 땅은 그렇게 평가하는 게 아닙니다." 반박하던 중개인은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나중에 이렇게 실토했다


"솔직히 말해서 너무 오른 오산, 서산, 당진 ,여주 이런 곳의 땅을 사시면 안 됩니다.대신에 아직 안 오른 화성 옆의 남사를 사세요." 라고 추천하였다. 남사는 옛날에 사이비종말론 신자들이 떼죽음한 오대양사건으로 유명한 곳이다. 나는 무서웠다.

 

나는 결론을 내렸다. 이제 땅값이 너무 올랐다. 올라도 너무 올랐다. 이번에 사면 평생 내 땅되겠다 싶었다. 지금은 땅 투자하기 늦은 시점이다. 이번엔 흘러 보내고 다음 기회를 기다려야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2004.09.10 14:25 @ 2004 itoo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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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펀글] 문국현 유한킴벌리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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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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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rc="http://www.economy21.co.kr/img/news_img/20030314/16.jpg">

*약력

1949년 출생

1972년 외국어대 졸업

1977년 서울대 대학원 졸(경영학 석사)

1979년 유한킴벌리(주) 기획조정실장

1995년~현재 유한킴벌리(주) 대표이사 사장

2000년~ National Trust 공동운영위원장

유엔환경계획(UNEP) ‘Global 500’ Award, 윤경포럼 회장

“환경경영 모범사례 만들 것”

서울 강남 한복판의 빌딩 13층에 자리잡은 문국현 사장의 집무실에선 강남지역 일대의 조망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침 전날 때이른 봄비가 내린 탓에 그의 집무실에서 바라본 서울 하늘은 꽤나 맑은 편이었다. “비가 한차례 내려야 고작 이 정도 하늘을 볼 수 있으니….” 새 정부 첫 내각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막바지까지 환경부 장관 물망에 이름이 오르내린 장본인답게 문 사장은 자리에 앉기가 무섭게 외국 도시의 ‘블루스카이 운동’을 소개하며 이야기를 풀어갔다. 잔잔한 그의 목소리에는 어느덧 유한킴벌리의 상징이 되어버린 ‘우리강산 푸르게’ 캠페인을 고집스레 20년이나 이끌어온 한 경영자의 뚝심이 진하게 배어 있었다.

# 환경문제에 유달리 관심이 많은 기업인이다. 특별한 계기라도 있었나.

벌써 20년 전 일이다. 83년도에 잠시 안식년을 얻어 외국에서 생활할 기회가 있었다. 당시는 미국에서 막 경영혁신운동 바람이 불던 때다. 경영학 공부할 게 참 많더라. 그런데 가만히 보니 그간 돈벌이에만 매달리던 기업들이 지역사회나 환경문제에 기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더라. 실은 당시 경영혁신운동이라는 것도 넓게 보자면 바로 이런 흐름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그간 외국에 들를 때마다 회의장이나 호텔만 왔다갔다하면서 도시환경을 살펴보던 것과는 전혀 다른 눈이 열리더라. 그래서 나중에 귀국하면 할 일들을 차근히 정리해두기 시작했다. 경영혁신이 그 하나고,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게 또 하나다. 결국 이처럼 사회공헌에 눈뜨는 게 기업도 사는 길일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 주위의 반대는 없었나. 당시만 해도 환경문제나 사회공헌을 이야기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었을 텐데.

그 점에서는 내가 유한킴벌리에 몸담은 게 정말 다행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모기업인 유한양행이 우리나라 기업사에서 차지하는 무게랄까 하는 게 분명히 있지 않나. 다만 유한양행이 주로 자선이나 교육, 건강쪽에 힘을 기울였다면, 유한킴벌리는 환경이나 사회공헌활동쪽으로 관심을 넓혔다. 여러모로 유한의 정신이 큰 힘이 된 건 사실이다. 그 정신을 계승한다는 뿌듯한 마음도 크다. 물론 모든 게 일사천리로 진행된 건 아니다. 다른 목적으로 써오던 예산을 이쪽으로 끌어온다고 한번 생각해보라. 심한 반발이 나오는 것도 당연한 거 아닌가. 직원들은 차라리 임금이나 올려달라고 하지, 또 단기간에 성과가 나타나는 일도 아니고, 맘고생도 심했다.

# 예를 들어 환경경영이라고 하면 뜻은 좋지만, 돈이 많이 든다는 생각이 일반적이다.

환경경영의 진가는 자원을 덜 쓰면서 생산한다는 데 있다. 원가절감하는 데 왜 돈이 든다고 생각하나. 앞으로 경제성과 환경은 함께 갈 수밖에 없다. 그건 대기업이건 중소기업이건 차이가 없다. 중소기업은 당장 경제적 여유가 없다고들 하지만, 내가 보기엔 마음먹기 나름이다. 그냥 지금껏 해오던 방식에 익숙해 있거나, 일시적인 편리함 때문에 기업들이 무관심한 게 답답하다. 불편한 것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새로운 흐름과 대화할 수 있는 자세가 CEO들에게는 필요한 게 아닌가. 한국에선 모델이 많이 필요한 것 같다. 환경경영에 힘써도 성공하더라는 모델을 꼭 보여주고 싶다.

문 사장은 지난달 “윤리가 곧 경쟁력이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출범한 윤경포럼의 대표로 뽑혔다. 윤경포럼의 출범에는 이제 시야를 환경문제에서 조금 더 넓혀야 한다는 시대정신이 큰 힘을 보탰다. 물론 문 사장의 행보는 이보다 훨씬 앞서 있었다. 사장에 취임한 90년대 중반부터 유한킴벌리에 윤리경영의 씨앗을 뿌린 덕이다. 환경문제에 대한 그의 남다른 관심도 사실은 윤리경영이라는 큰 물줄기 가운데 하나인 셈이다.

# 실제로 유한킴벌리의 경영성과면에서 차이가 있나.

윤리경영이 본격적으로 자리잡은 96년경을 고비로 이직률도 낮고 자산수익률도 좋아졌다. 불필요한 자산을 갖지 않으니 수익률이 좋을 수밖에. 중요한 건 이 덕에 IMF 때도 별 탈 없이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96년경부터 모든 사업장에서 4조경영, 인간경영, 지식경영이 뿌리를 내렸기 때문에 실업파고도 넘어설 수 있었다. 2~3년 전부터 위기에 대비해온 셈이지. 덕분에 남들이 우왕좌왕할 때 회사는 더 단단해지는 계기가 됐다. 직원들이나 회사 모두 재충전과 신뢰 구축의 계기가 됐고, 이런 바탕에서 IMF 이후 경영성과도 더 좋아졌다.

이야기는 어느덧 디지털시대의 본질이 뭐냐는 데까지 이르렀다. 문 사장은 단호한 어조로 “세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가 어떤 ‘변화’를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지 궁금했다. “아날로그시대는 기계적이고, 자원낭비적이고, 말하자면 다단계적이다. 반면 디지털시대는 자원과 시간, 인력이 절약되는 시대다. 옛날엔 은행을 직접 드나들면서 거래했지만, 지금은 다르지 않나. 과거의 프로세스 가운데 90%는 고쳐야 한다고 본다.” 그는 이 대목에서 다시 한번 CEO나 지도층의 역할을 강조했다. 과정의 중요성과 변화를 앞장서 읽어낼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한다며. 그의 예리한 눈이 빛나는 대목 가운데 하나가 바로 유한킴벌리가 내놓는 ‘환경보고서’다.

# 기업의 생명은 회계보고서 아닌가. 환경보고서를 앞장서 내는 이유는.

기업들이 투명하게 자료를 공개하는 분위기를 앞장서 이끌어보자는 데 있다. 그래야만 경쟁사에 도움을 줄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앞서가는 기업은 이노베이터의 역할을 맡고, 후발 기업은 이걸 디딤돌 삼자는 거다. 이래야만 사회에도 도움이 되지. 우리나라 기업경영이 모든 면에서 상향평준화되는 계기는 이처럼 사례를 가능한 한 투명하고 많이 공개하는 분위기를 이루어내는 것과 맞물려 있다.

# 기업들엔 또 하나의 규제로 비칠 텐데.

어차피 흐름은 이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 우선 은행이나 주주, 시민단체의 요구와 맞아떨어진다. 게다가 그린라운드 등 세계적인 추세가 이처럼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기업은 생존할 수 없게끔 하고 있다. 분명히 말하자면 이건 추가업무가 아니다. 새로운 규제도 아니고. 기업이 장기적으로 생존하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문 사장에겐 얼마 전부터 또 하나의 막중한 역할이 맡겨졌다. 바로 유한킴벌리에 지분출자한 킴벌리클라크 본사의 아시아지역 관계사들을 총괄하는 동북아 킴벌리클라크 회장으로 뽑힌 것이다. 물론 유한킴벌리 입장에선 별도의 지분을 갖고 있지 않는 아시아 다른 지역의 회사경영에 직접 관여할 수는 없다. 다만 그는 동북아 사업본부를 우리나라에 둔다는 사실에 큰 의의를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즘 화두로 떠오른 동북아 중심국가 프로젝트와도 맥이 닿아 있다는 뜻이었다. “만일 이게 제대로 성공한다면 우리 기업들이 세계적인 기업들의 사업본부를 유치하려는 움직임에 한획을 그을 것이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유한킴벌리의 경영성과와 사회적 평판을 킴벌리클라크 본사가 존중한 결과가 아니겠느냐고 말한 문 사장은 “세계의 공장으로 등장한 중국의 환경문제를 동북아라는 큰 틀에서 해결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지 않겠느냐”며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동북아 중심국가란 게 단지 세계적인 기업의 사업본부를 유치해 경제적으로 큰 성과를 거두는 데서 그칠 수만은 없다는 메시지가 전해졌다.

2003.03.19 00:00 @ 2004 itoo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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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는 이제 한 물 간 개념인 듯 해 보인다. 모든 국가는 생산성의 위기에 직면한 지 오래다. 이미 1980년대부터 복지 예산의 감축을 시도하는, 소위 신자유주의적 흐름이 등장했으며, Hayek 등의 학자들은 이 시대를 이끌어갈 절대적 이념을 제시한 것 마냥 신봉 받고 있는 것이다. 분명 이는 복지국가에 거대한 위기라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것 역시 삶의 질의 향상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필요한 발상의 전환이 아닐까 싶다. 동시에 이미 거쳐온 복지국가에 대한 정밀한 분석 역시 선행되어야 한다. 무엇이 각 국으로 하여금 복지국가를 포기하도록 만든 요인인지를 정확히 분석할 때만이 비로소 새로운 대안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일 테니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국과 유럽으로 양분해 복지국가에 대한 개념을 생각하곤 한다. 미국을 위시한 반집합주의적 경향과 유럽 쪽의 사민당에 의한 페이비언 사회주의적 경향. 하지만 저자는 유럽을 이렇게 단 하나의 흐름으로 파악하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다. 같은 유럽이라 하더라도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남유럽에서 보여지는 현상과 프랑스, 독일 등에서 벌어지는 현상은 다르다. 같은 북유럽에서도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은 각기 서로 다른 환경 속에서 서로 다른 곳에 중점을 둔 복지 제도를 발전시켜 온 것이다. 스웨덴이 여성적인 부분에 초점을 두어 많은 여성들이 파트 타임 혹은 풀 타임 직장을 가지고 있는 반면, 노르웨이의 정책은 많은 여성들을 가정 내에 머무르게 만든다. 같은 가족 정책이어도 프랑스가 중앙집권적이면서도 일관된 태도를 견지하는 반면 독일은 그 일관성이 덜하며, 보조적인 부분에 서비스의 영역을 한정하고 있다. 이렇듯, 같은 것 같지만 다른 모습으로 각국의 복지제도는 발전해 왔고, 이는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지 않나 싶다. 즉, 타국의 제도를 받아들임에 있어서 우리의 특수성에 대한 충분한 고려와 함께, 자생적인 흐름을 수용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복지국가로 나아가는 것은 불가능할 테니 말이다.

이와 함께 작가가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복지국가에 대한 연구 부문이 아닌가 싶다. 잔여적, 제도적 모델에서부터 시작하여 현재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에스핑-엔더슨에 의한 계급주의적 분석까지의 간략한 소개는 복지국가에 대한 정치 사회학적인 접근을 가능하게 해준다. 더불어 각 모델이 가지고 있는 단점에 대한 언급과 최근 들어 이야기 되고 있는 신제도주의적 접근까지를 통해 복지국가를 바라보는 경향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분명 복지국가는 위기에 봉착했다. 다른 부문보다도 복지에 대한 것이 쉽게 문제시 되는 까닭은 다름 아닌 복지의 생산성 측정에 있어서의 문제점 때문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정확한 양과 질에 있어서의 변화 측량이 힘들다는 점, 효과가 직접적, 가시적으로 제시되지 않는다는 점 속에서 복지는 생산성을 저해하는 주 요인으로 여겨져 삭감될 수 밖에 없는 대상으로 전락한 것이다. 물론 이는 사회복지 서비스의 효과 측정 척도 등에 대한 연구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동시에 생산성 증대 라는 절대적인 진리로 여겨지는 그 질서에 대한 문제제기도 동시에 행해져야 하지 않나 싶다. 왜 생산성을 증대시켜야만 하는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 속에서 복지국가를 향한 일방적인 채찍의 의미 역시 발견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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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verdandy > [퍼온글] 다양한 구분-coffee to coffee


Coffee to Coffee

 

1. 볶음 커피와 인스턴트 커피?


인스턴트 커피는 가용성 커피(Soluble coffee)라고도 하며, 커피원액을 만든후 수분을 제거하여 고체화(분말 또는 과립 상태)한 커피로, 우리가 쉽게 뜨거운 물에 타서 마시는 커피입니다. 대개 로부스타종 커피를 사용하여 만듭니다.
이에 반해 볶음 커피는 커피콩(커피빈/생 커피)을 잘 볶고, 갈아서 뜨거운 물로 차 우리듯이 조리해서 마시는 커피를 말합니다. 질 좋은 아라비카종의 커피를 사용하여 향기와 맛이 좋으며, 생활 수준의 향상과 자연 식품 선호 붐에 편승하여 차츰 애호가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주로 아라비카종 커피를 볶아서 사용합니다.

   

 

 

2. 커피의 3대 원종?

 
아라비카, 로부스타, 리베리카를 커피의 3대 원종이라고 합니다. 커피는 식물학상의 분류에 의하면 꼭두서니과(Rubiaceae)  코페아(Coffea)속의 야생 상록수로서 현재 식용으로 재배되는 것은 약 10여종이라고 합니다. 그중 아라비카(Arabica)종이 전체 생산량의 약70% 이상, 로부스타(Robusta/Coffee canephora)가 약20%이상이 생산되며, 그밖에 리베리카(Liberica), 엑셀사(Excelsa/Coffea dewevrei)등이 소량 생산되나 품질이 좋지 않아 경제성이 없다고 합니다. 커피는 적도를 끼고 남, 북위 25°사이의 지역에서 많이 생산되며 이 지역을 커피벨트 혹은 커피존(coffee belt/coffee zone)이라고 부릅니다.  아라비카종의 커피는 대체로 향과 맛이 뛰어난 커피로, 까다로운 재배조건(커피존에서 고도1000~2000m의 높은 지대, 20℃안팎의 연 평균 기온, 연 1500~2000ml의 강수량, 적절한 일조량, 기름진 토양/화산토, 상대적으로 적은 수확량 등등)으로 재배에 많은 수고가 따릅니다. 이에 반해 로부스타종의 커피는 비교적 병충해에 강하고 저지대에서도 잘 자라서 대량 경작과 수확이 쉬운 반면, 맛과 향이 많이 뒤진답니다. 여기서 다시 맛과 품질을 따져서, 아라비카종 커피를 브라질(세계 제일의 커피 생산국)커피와 콜롬비아를 중심으로 하는 마일드 커피로 구분하여서, 로브스타와 함께 세계 3대 커피라고 부릅니다.  

 

3. 레귤라 커피/고메이 커피/스페셜티 커피/원두 커피/배전두 커피?


보통, 커피숍의 메뉴를 보면 레귤라 커피, 원두커피, 고메이(그루메) 커피, 스페셜 커피 등으로 적힌 커피를 볼 수 있습니다. 질이 좋은 커피 생두(Green bean)을 잘 볶고(Roast) ⇒ Specialty coffee/Premium coffee, 정도에 맞게 갈아서(grind) 여러 가지 방법으로 뽑아서 맛있게⇒Gourmet(구르메/불어)커피,
일상적으로, 보통으로 마신다 해서⇒Regular coffee라고 말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원두커피라는 말로 부르기도 하고, 볶은 콩 커피라 해서 한자로 焙煎豆 커피 혹은 가배커피라고 일본식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볶은 커피로 부르면 좋을 듯 합니다.결국 다 같은 커피를 말하는데, 물론 질 좋은 아라비카종의 잘 볶아진 커피를 일컫는 말이지요. 아라비카종(레귤라용)의 커피는 카페인의 양도 로브스타종(인스턴트용) 커피에 비해 1/2정도 함유한다고 합니다.

 

 

4. 콜롬비아 커피/ 브라질 커피/ 블루마운틴 커피?

 

아라비카종의 커피가 마일드와 브라질로 나뉜다고 했지요. 마일드를 또 콜롬비아 마일드와 그 밖의 마일드로 나누기도 합니다. 커피존의 지역에 따라 중·남미권, 아라비아/아프리카권, 동남아권으로 나누기도 합니다. 아라비카종 커피 종자(씨앗)도 티피카, 버번, 카투라, 마라고지페 등 여러 종류가 있어서, 지역에 따라 종자에 따라, 경작방법에 따라, 수확 건조 방법에 따라 제각기 독특한 맛을 갖게 됩니다. 당연히 지역에 따라서 커피 맛의 특징이 다르며, 또한 가격도 천차만별입니다.  일반적으로 나라이름->지역이름(지방명이나 선적항구, 집하장 등)->농장이름 순으로 구체적으로 적혀 있을수록, 등급 표시가 높을수록 좋은 고급의 커피입니다. 예)Colombian Bucaramanga Supremo는 콜롬비아의 부카라망가 지방에서 재배된 커피 중 선별하여 스크린#18이상의 수프리모(최상)급 커피입니다.  참고로 커피의 주요 생산국은 다음과 같습니다.    

  • 중남미권 : 브라질,콜롬비아,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페루, 멕시코, 온두라스,자마이카, 쿠바, 하이티 등.
  • 아시아, 태평양 : 인도, 인도네시아(자바,수마트라,술라웨시), 중국, 파푸아 뉴기니, 하와이 등.
  • 아라비아/아프리카권 : 예멘, 이디오피아, 케냐, 탄자니아, 우간다, 아이보리코스트 등.

  5. 다크 로스트/ 미디엄 로스트/ 시티 로스트?

 

 
커피의 생콩(green bean)은 약간 비릿하고 매캐한 풀냄새 비슷한 냄새 외에는 커피 특유의 향과 맛이 없습니다.  이 것을 불에 잘 볶으면(roast) 맛과 향이 생깁니다. 이 때에 어느 정도로 볶느냐에 따라서 맛과 향에 많은 차이가 납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커피는 생산 지역에 따라, 품종에 따라 특징이 제각기 달라서, 그 특징에 맞게, 마시는 사람의 기호에 맞게, 쓰임에 따라서, 볶음 정도(Roasting grade)를 달리 해서 볶습니다. 그래서 볶아진 상태에 따라 크게, 옅게 볶음(Light roast)/ 중간 볶음(Medium roast)/ 짙게 볶음(Dark roast)의 3단계로 나누기도 하는데 표로 구분해 보겠습니다.

 

 

Roasting Grade   

약배전

라이트 로스트 (Light Roast)

아주 약하게 볶음

약배전

시나몬 로스트 (Cinamon Roast)

약하게 볶음 . 시나몬 ( 계피 ) 색에 가까움

중배전

미디엄 로스트 (Medium Roast)

중간 볶기에서 약하게 볶은

중배전

하이 로스트 (High Roast)

중간 볶기

중배전

시티 로스트 (City Roast)

중간 볶기에서 강하게 볶은 . 뉴욕시티에서 시작됐다고 해서 시티 로스트

강배전

풀시티 로스트 (Full City Roast)

약간 짙게 볶기

강배전

프렌치 로스트 (French Roast)

짙게 볶기

강배전

이탈리안 로스트 (Italian Roast)

아주 짙게 볶기

 

6. 블렌드 커피/브랜드 커피?


블렌드(blend)는 섞기 혹은 섞음이라고 합니다. 단종 커피(한 가지 종류의 커피/ 스트레이트 커피)에는 제각각 개성이 있고, 좋은 맛이 있지만, 부족한 맛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여러 가지 종류의 커피를 섞어 균형 잡힌(조화된) 맛을 창조하는 것을 블렌드라고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커피의 개성을 더욱 강조하기 위해서도 블렌드하기도 하며, 고가의 희귀한 커피 맛을 저가의 커피를 이용하여 비슷한 맛을 내기 위해(예;블루마운틴 타입 혹은 블렌드) 블렌드하기도 합니다. 커피에 자신있는 외국의 레스토랑 메뉴에서는 종종 Our own special blend(스페셜 하우스 블렌드, 하우스 스페셜이라고도 함)라고 쓴 것을 볼 수 있는데, '우리 가게만의 독자적인 특별 섞음 커피'라는 뜻입니다. 브랜드(brand)는 상표라는 뜻으로, 「커피 미소」에서 볶은 커피에는 「커피 미소」라는 브랜드를 붙여 판매하지요. 물론 블렌드(섞음)한 「커피 미소」커피도 「커피미소」라는 브랜드(상표)로 나갑니다.

 

7. 산지별 커피의 맛

 

Coffee

Taste

과테말라 안티구아(Guatemala Antigua)

스모키한 독특한 향과 블랙 초콜릿의 끝 맛이 개운한 커피

코스타리카 타라쥬(Costa Rica Dota Tarrazu)

향이 풍부하고 마치 브랜디 같이 기분을 좋게 해주는, 결점이 별로 없는 커피

콜롬비아 수프리모(Colombia Supremo)

균형 잡힌 신맛과 단맛, 쓴맛이 조화를 이룬 mild한 커피의 대명사

브라질 산토스(Brazil Bourbon Santos)

향기가 smooth하며 알맞은 산도에 고상한 맛. 블렌드 커피에 많이 쓰임

이디오피아 이가체페(Ethiopia Yirgacheffe)

포도주의 은은한 신맛과 과일  향, 초콜릿 맛이 어우러진 순한 맛

케냐AA(Kenya King AA)

풍부한 향기와 독특한 쌉쌀함, 포도주 같은 여운을 지닌 커피

탄자니아 킬리만자로(Tanzania Kilimanjaro)

와인 향과 꽃향기가 살짝 감도는 신맛과 감칠맛이 조화된 커피

인도네시아 만델링(Indonesia Mandheling)

풍부하고 깊은 맛과 부드럽고 감칠맛 나는 자연의 낭만적인 맛

파푸아 뉴기니(Papua New Guinia)

Organic 향기와 신맛, 감칠맛, 단맛 등이 잘 어우러진 균형 잡힌 커피

예멘 모카(Yemen Mocha)

감칠 맛 나는 초콜릿의 여운을 지닌 풍부한 향기와 균형 잡힌 개성의 커피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Jamaica Blue Mountain)

부드러운 맛과 우수한 향, 균형 잡힌 조화된 맛. 세계 최고의 명성을 지닌 커피의 황제

 

참고!) 커피의 맛,품질을 표현하는 요소에 대해...


1 .아로마(aroma) : 커피 볶는 과정에서 열작용으로 생기는 각종 휘발성 방향 물질에 의한 커피 향기. 커피를 볶으면 약 800여 가지의 방향물질이 생깁니다.
 

 

2. 바디(body) : 커피 맛의 농도와 깊이. 농밀함. 흔히 '입안에 가득찬 혹은 꽉 찬 느낌의 정도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3. 산도(acidity) : 신맛의 정도. 커피의 신맛은 쓴맛, 단맛과 함께 커피 맛의 3대 요소입니다. 좋은 신맛은 새콤하다라고 표현되며, 일반적으로 고도가 높은 데서 재배된 커피가, 뉴 크롭(신 생산품)이, 옅게 볶을수록 신맛이 잘 살아납니다. 잘 못 볶던가, 볶은지 오래되었던가, 잘 못 보관했다던가, 잘 못 추출한 경우, 나쁜 신맛이 나기도 합니다.

 

4. 플레이버(flavour) : 향미, 맛(수용성 물질에 의한 Taste)과 향기(방향성 물질에 의한 Aroma가 합하여 만들어내는 커피 특유의 맛. 좋은 커피에는 풍부한 향미(flavour)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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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verdandy > 고대사의 맥을 제대로 짚었다


훌륭한 책이다. 관점에 따라서는 지나치게 민족사관의 입장에 섰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나름대로 근거가 뚜렷하고 체계가 서 있다. 그런 내용을 아름다운 유화에 담아냈으니 금상첨화로세. 화풍의 대부분은 서양화(유화)지만, 일부 그림들은 또 일본 전통 화풍을 채용해서 흥미롭기도 하다.

<대쥬신제국사>를 본 지 오래 되어 기억이 좀 가물가물한데, 그 책 서문에서 김산호 화백이 이 그림들을 그린 것은 단순히 역사적 고증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뭔가 영감 같은 것을 받아 그렸다고 설명한 부분이 있었다. 그런데 나도 그 그림들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이상하게 딱히 꼬집어 이유를 말할 수는 없으나 정말 뭔가 실제로 일어난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곤 했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영감에만 의지하지 않고, 그 사이에 쏟아져나온 새로운 학설들을 열심히 흡수하여 보강했다는 점이 무엇보다 칭찬할 만하다. 그 대표적인 예가 신라 김씨왕권의 유래를 선비족(모용씨) 별동대에서 찾고 있는 점. 신라 왕릉에서 발굴되는 유물들이 흉노가 몽골고원과 시베리아에 남긴 유물들과 놀랄 만큼 유사성을 보이는 점이 이 이야기를 읽고 비로소 풀리기 시작했다.

물론 이 책의 중심 내용은 신라의 기원이 아니라 일본과 백제의 관계이다. 논지의 중심은 <비류백제와 일본의 국가기원>과 일치하고 있으므로, 이해하기는 별로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백제의 기원지로 일컬어지는 대방고지(오늘날의 요령성 서부 해안가) 이전 역사, 즉 북만주에서 소서노와 비류 세력이 고구려와 공존하던 시절부터 추적하여 그려낸 것은 처음 보는 시도라 대단히 신선했다. 倭의 어원이 위(上)에서 나온 것이라는 주장도 처음 듣는 것이지만 나름대로 합리적 설명이라 생각되었다.

나아가 百濟를 '밝지'(밝은 땅, 태양의 나라)로 풀어낸 것을 보고는 무릎을 쳤다. 고구려의 어원이 '가우리'일 것이라는 주장을 내가 처음 접한 것도 <대쥬신제국사>에서였는데, 지금은 그 주장이 거의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듯하다. 백제에 대해서는 그동안 우리말의 음차일 것이란 생각만 했지 정확한 어원이 무엇일까 궁금했었는데, 김산호 화백의 설은 분명히 설득력이 있었다. 위국(倭國) - 위밝지(倭百濟) - 나라밝지(奈良百濟)로 이어지는 계통적 설명은 백제사에 얽힌 수많은 수수께끼들을 잘 설명할 수 있는 틀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지도가 훌륭하다는 것. 화백의 작품이니만큼, 역사 교양서에 수록되는 보통 지도들보다 훨씬 큼지막하고 유려하게 고대 세계 각 세력들의 분포와 이동로가 잘 그려져 있다. 올컬러 인쇄에 고급용지를 사용해서 가격이 비싼 편이지만, 소장용으로 손색이 없다.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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