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 또 이야기해야 할 점이 있다면 권력 테크놀로지의 분석을 일종의 대문자 권력의 형이상학으로 환원하는 논리입니다. 이러한 환원론은 실제의 분석들을 대문자 권력과 우리가 결코 이야기하지 않을 목소리 없는 저항들 간의 충돌이라는 이원론으로 몰고 갑니다. 그러니까 일종의 이원적 갈등을 재구성하는 셈이지요. 우선 저는 결코 대문자 권력이라는단어를 쓴 일이 없습니다. 오히려 그들이 그렇게 하지요. 둘째로, 어느 프랑스 마르크스주의자는 제 사유에서 권력이 내생적이고, 권력에서 권력을 이끌어내는 진정한 존재론적 순환론을 구축한다고 주장합니다. 제가 언제나 정반대의 작업을 시도해왔다는 점에서 어리석고 우스꽝스러운 지적이지요. 제가 쓴 첫 책이자 일정 정도 이 문제와 대결하고자 했던『광기의 역사』를 예로 들어봅시다. 저는 정신병자들을 둘러싸고 작동하는 행정, 경찰총감, 의사, 가족 권력과 같은 정신의학 제도들을 다루었습니다. 만약 비판자들이 주장하듯이 - P78
제가 대문자 권력의 존재론을 구성하고자 했다면, 저는 이 거대한 권력 제도들의 기원을 뒤쫓으려 애쓰거나, 광기나 광인들에 대한 폭력 행사를 뒷받침할 제도와 법이라든지, 법규 안팎에서 작용하는 세력 관계의 차원에만 분석을 집중해야 했을 것입니다. 저는 그와 반대로 이러한 분할découpages과 세력 관계, 제도 등 이 모든 권력의 망상이 어떻게 특정한 시기에 형성될 수 있었는지를 보여주고자 시도했습니다. 무엇으로부터? 명백히 16세기 말에 출현한 경제적 · 인구학적 과정들로부터였습니다. 빈민, 부랑자, 떠돌이 인구 집단의 문제가 정치경제적 문제로 제기되고, 사람들이 온갖 수많은 수단과 방책 (구빈법, 어느 정도 강제적인 관리, 종국엔 감금까지, 특히 프랑스 파리에서 1660~61년 사이 이루어졌던)을 들고나와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을 때 말입니다. 따라서 저는 광기를 감금해야 할 정신병으로 규정한 이 일군의 [미시적인] 권력 관계들relations de pouvoir이 전면적인 권력 관계pur et simple rapport de pouvoir, ‘나 이성이 너 광기에 권력을 행사한다‘는 식의 단순명료한 동어반복적 단언과 어떻게 다른지 알아내고자 했습니다. 그러니까 역으로 [전면적인] 권력 관계가 아주 다른 성격의 변동 속에서 어떻게 태어날 수 있었는지 묻는 것이지요. 그러한 변동은 일군의 [미시적인] 권력 관계 - P79
들과 경제적 과정의 규제, 통제 등이 이루어질 수 있기 위한 조건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어떻게 항상 권력이 그것과는 상이한 무엇에서 탄생하게 되는지, 바로 이 권력의 불균질성을 보여주고자 했던 것입니다. -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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