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책을 읽어야 해서 오늘 밤에 다 읽기로 마음을 먹고 속도를 좀 빠르게 해서 읽었다. 읽다가 졸려서 마지막 챕터는 단어도 안 찾고 그냥 후르륵 읽어버렸다. 원래 나는 원서 읽을 때 모르는 단어는 모조리 찾아봐야 직성이 풀리지만 이번엔 그냥 넘어가기로^^

암튼 다 읽었다. 후련하다.


이 책은 읽으면서 아쉬운 점이 많았다

초반에 헨리 왕자와 알렉스가 티격태격 싸우는 부분이 너무 짧다. 사실 로코에서 서로 싸우다 정드는 장면이 재미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지 않나? 이 소설은 그냥 극 초반에 싸우고 다시 만나서 그동안 서로 오해했음을 깨닫고 사귀기 시작한다. 여기서 설렘 포인트를 많이 깎아버림.

야한 부분이 많이 나오는 점도 썩 재밌지 않았다. 얘네들 패턴이 있는데 만나면 으슥한 곳에 들어간다. 신기하게도 공공장소에서도 으슥한 곳을 잘 찾아서 들어간단 말이야? 그렇게 들어가서 키스하고 서로 이리저리 만지다가 이제 알렉스 시점으로 소설이 진행되니까, 헨리 왕자님 너무 잘생기고 몸매 짱이야 이런 문장들이 막 쏟아져 나온다. 그 다음은 뭐... 야한데 그렇다고 또 저 끝까지 다 야하지는 않고 적당히 딱 자름. 그리고 아침 해가 뜨면 헨리 왕자님은 아침에도 잘생겼어! 하트하트. 요런 것들이 계속 반복된다. 그래서 베드신의 반복이 지겹기도 했다ㅋㅋㅋㅋ

이야기 진행과 함께 엮여 나오는 정치 부분은 사실 너무 가벼운 느낌이긴 하지만 이 소설 속 모든 이야기가 가볍고 현실적이지 않은 판타지니까 그렇구나 하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었다. 어쨌든 큰 사건이 터져서 이야기가 앞으로 나가게는 하니까.


 

그래도 소재가 아주 독특한 점은 여전히 끌린다. 대통령 아들과 왕자님의 사랑이라니? 애초에 이런 생각을 한 그 발칙한 상상력에 박수를 보낸다

헨리 왕자님 자꾸 멋지다고 주입해서 왕자님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점도. 문학을 전공한 체격도 좋은 미남인데 마음 깊은 곳엔 어두운 슬픔이 있어서 가끔 굴을 파고 들어가지만 다시 나오면 장난꾸러기 같은 미소를 지으며 위트 있는 농담을 하다가 밤에는 치명적인 섹시함을 풍기는데...

멋져. 이런 캐릭터로 다른 로맨스 소설에서 만나고도 싶었다. 하하하하하하하


암튼 BL을 원서로 읽는 색다른 경험을 했다. 진지한 문학을 추구하지 않는 가벼운 로맨스 소설이란 생각으로 쉬울 줄 알았는데 의외로 쉽게 읽히지는 않아서 당황스럽기도 했다. 단어 수준이 일상적이지 않은 것들이 꽤 있었고 직역하면 물음표가 되는 문장들도 보였다. 배경지식과 뉘앙스를 알아야 해석되는 문장들. 하지만 마지막으로 갈수록 적응을 했는지 읽기 편해지기는 했다. 그래서 막판에 몰아쳐서 읽을 수 있음.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냥 2026-05-07 10: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계속 저런 패턴의 베드신이라니 정말 지겨울 거 같습니다.....

자, 이제 현실에서 이 책에서 배운 랭기지를 써 봅시다!

망고 2026-05-07 10:35   좋아요 0 | URL
베드신은 영화로 보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ㅋㅋ유튭도 찾아보니까 짧게짧게 나오더라고요^^
이 책에서 바디 랭기지도 많이 배웠는데 써먹을데가 없어서 진짜 기쁘군요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6-05-08 08: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로맨스 소설에 왕자님이야 뭐.... 익숙한 설정이기는 합니다만 상대가 미국 대통령 아들이라서, 게다가 그 대통령이 엄마라서 저도 마음에 들었어요.
베드신의 반복이 지겹기도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게 말입니다. 애네들은 어째 지치지도 않고.
저는 아직 챕터 8이에요^^

독서괭 2026-05-08 10:12   좋아요 1 | URL
저도 여성대통령이라는 설정이 가장 맘에 듭니다 ㅎㅎ

망고 2026-05-08 12:19   좋아요 1 | URL
여성 대통령 아들과 영국 왕자님의 로맨스라니 참 맘에 들죠ㅋㅋㅋㅋ그 여성 대통령 설정도 엘리트 코스가 아니라 일하면서 공부해서 대통령까지 된 경우라 그것도 참 맘에 들었어요.
저는 베드신이 지겹기도 했고 공공장소에서는 좀 그러지 말아라는 심정으로 읽어서ㅋㅋㅋㅋㅋ베드신은 룸에서만 좀 얘들아ㅋㅋㅋㅋㅋ

독서괭 2026-05-08 1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망고님 다 읽으셨군요. 축하드립니다~~! 전 요즘 별로 진도를 못 나갔네요 ㅠㅠ

망고 2026-05-08 12:08   좋아요 1 | URL
멀리 계시면서 책까지 읽기 힘들 것 같아요. 여행도 많이 다니시고 맛있는 것도 많이 드시면서 쉬엄쉬엄 읽으셔요

다락방 2026-05-08 10: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오늘 아침에 챕터 5 읽으면서 출근했습니다!! 바쁘지, 읽어야하지.. 대충 읽기로 했습니다. 저는 알렉스가 자신의 성적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게 흥미로웠어요. 무엇보다 그런 이야기를 해주는 것도 좋았고요. 사실 저는 이 책이 좀 지나치게 착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러가지로.. 하여간 계속 읽어보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 다 읽은 망고 님 제일 부럽...

망고 2026-05-08 12:15   좋아요 0 | URL
저는 사실 알렉스가 고민하는 부분이 약간 의문스럽기는 했어요. 고등학생때 동성 친구랑 침대에서 깊은 스킨십까지 있었는데 전혀 그런 쪽으로 고민해본 적이 없다니...게다가 알렉스 주변은 LGBT에 굉장히 열려있는 분위기였는데 자신이 그저 이성애자라고 생각하기만 했다니...하면서요 어릴때 헨리 왕자 잡지 사진에도 그렇게 매료되었으면서...
정치적인 부분도 지나치게 착하죠. 현실이랑 대입해보면 글쎄......저도 이런 부분은 그냥 깊게 생각하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어요.

단발머리 2026-05-08 12:16   좋아요 0 | URL
완전 부럽😍
 
바다에서 온 소년
개럿 카 지음, 이은선 옮김 / 북파머스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신화적이고 환상적인 이미지를 떠올렸고 책소개를 대충 읽는 둥 마는 둥 하고 나서, 바다에서 온 소년이 뭔가 기적 같은 일을 벌이는 이야기인가 보다 하면서 구매 버튼을 눌렀다.

그런데 읽어보니 전혀 내가 예상했던 방향으로 가지 않았다. 이 소설은 아일랜드의 한 어촌 마을에서 살아가는 가족에 대한 생동감 있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우리 마을의 환경이 인상적이기는 했지만 엽서 속 풍경은 아니었고 우리는 현실적인 문제에 집중했다. 바다라는 존재에서 영적인 기운을 느끼는 사람이 있었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아니었다. 우리는 영적인 것에 심취하지 않았고 근거 없는 예감이 들더라도 입 밖에 내지 않았다. (9-10)

 

벌써 초반부터 이곳 사람들은 현실적인 문제에 집중한다고 이렇게 땅땅 못 박고 있으니 나처럼 이 소설에 이상한 환상을 품고 있었다면 그 환상 내려놓는 게 좋을 것이다.

 

 


1973년 아일랜드 더니골 해안에 은박지로 감싼 갓난아기가 반 자른 통 속에 눕혀진 채 떠내려 온다. 어디에서 왔는지 부모가 누구인지 모르는 이 아기를 마을 사람들은 바다에서 온 아이라고 불렀고 마치 바다에서 온 선물 같다며 아기에게 애틋한 마음들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처음에는 마을 공동체가 번갈아가면서 아기를 돌보았다.

얼마 후에는 앰브로즈라는 남자가 아기를 집으로 데리고 가서 입양하기로 결정한다. 앰브로즈는 부인 크리스틴과 사이에서 두 살 난 아들 데클란이 있었던 터라 이미 남자 아기를 기를 수 있는 육아 상식과 용품들을 모두 갖추고 있으니 자신이 바다에서 온 아이를 맡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크리스틴은 남편 앰브로즈가 이 아기를 너무나 좋아하기도 했고 옆에 사는 언니가 반대하는 것에 대한 반항심리도 있고 해서 아기 입양을 찬성한다. 앰브로즈는 아기에게 브렌던이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이렇게 해서 바다에서 온 아이를 포함한 한 가족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유독 아버지의 사랑을 받는 브렌던을 형 데클란은 받아들이지 못한다. 어릴 때부터 데클란은 아버지의 사랑을 나눠가져야 하는 브렌던을 질투했고, 학교에서도 브렌던을 동생이라고 인정하지 않았다. 두 형제 사이의 감정의 골은 시간이 갈수록 더 깊어진다.

 


앰브로즈는 결혼하고 이 마을에 정착해 살기 전부터 여기저기를 떠돌며 열심히 일했고 드디어 작은 트롤선을 사게 되었다. 그래서 결혼 초반 아이들이 어릴 때는 꽤나 풍족하게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어획량은 점점 줄었고 해안 협정이나 정책들이 소규모 어선에는 불리하게 작용했다. 최신식 장비가 달린 더 큰 배를 사야하는 시기에도 앰브로즈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바다에서 예상치 못 한 사고를 당해 망가진 배 수리에 큰돈이 들어가야 하거나 크리스틴의 언니와 아버지의 생활비를 책임지느라 늘 살림이 빠듯했기 때문이다. 같이 고기잡이 일을 시작한 가장 친한 친구 토미는 제때에 큰 배를 사서 먼 바다에 나가서 고기를 잡아 더욱더 부자가 되었던 반면 앰브로즈는 작고 낡은 배에 묶여 가족의 생계를 겨우 챙기기도 어려운 수준으로 점점 가난해진다.

 

이 가족에게 닥치는 경제적 어려움은 매우 현실적으로 묘사되어, 1980년대 아일랜드 작은 해안 마을의 상황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이곳의 공동체는 서로의 형편을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으며, 자존심을 해치지 않는 방식으로 도움을 주고받는다. 남자들은 바다의 날씨에 대해서는 길게 이야기할 수 있지만, 정작 자신의 감정은 잘 드러내지 않는다. 개인의 고통을 밖으로 꺼내기보다는 그저 견디는 태도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한편 브렌던은 사춘기가 다가올수록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모른다는 공허함이 점점 커지고 마을 사람들이 바다에서 온 소년이라고 애정을 갖고 불러주는 말들에서 답을 찾는 듯 보였다. 자신이 마치 바다라는 신비 속에서 나타난 기적인 것처럼 사람들에게 축복을 해주고 다니는 것이다. 사람들도 소년 브렌던을 집으로 초대해서 자신들의 고민을 털어놓고 브렌던이 해주는 축복의 말들에 위안을 받는다. 그 축복이란 다 잘 될 거에요” “괜찮아지길 바라요같은 별 특별한 말이 아님에도 브렌던이 그렇게 말해주면 사람들은 마음의 평화를 얻는 듯 해 보였다. 하지만 이런 시기도 잠시일 뿐 브렌던이 점점 거룩해 지려고 하자 마을 사람들은 부담스러워서 브렌던을 피하기 시작한다.

현실을 꽉 붙잡고 사는 이 사람들의 성향상 어린 브렌던이 정도를 넘어서려 하자 가차 없이 돌아서고 브렌던은 자신의 행동에 부끄러움을 느끼며 현실로 돌아온다. 이렇게 중2병 시기를 넘기고 소년은 점점 성장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데클란과의 관계는 악화되기만 한다. 아버지 앰브로즈의 사랑은 모두 자신의 것이었어야 한다는 데클란의 심술이 나날이 거세어지는 와중에 브렌던은 가족 밖에서 자신만의 세상을 찾고자 방황하는 시간이 늘어난다.

 

 

데클란은 아버지의 사랑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생각에, 적성에도 맞지 않는 어부의 길을 택하고 학교를 그만둔다. 아버지와 함께 배를 타고 일할 수 있다는 점이 그 결정의 이유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앰브로즈의 낡은 배는 더 이상 바다에 나갈 수 없게 된다.

데클란이 그토록 갈구하던 브렌던과 나눠가지지 않은 온전한 아버지의 사랑을 차지할 수 있는 날이 올까? 앰브로즈는 애초에 브렌던 또한 친아들로 여기고 있는 상황인데 말이다.

데클란과의 갈등 속에서 브렌던은 브렌던 대로 이 가족과 안정적으로 연결되기 위해서 자신이 바다에서 왔다는 사실 속에 끼워 넣어야 하는 좀 더 실체적인 끈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데클란과 앰브로즈 그리고 크리스틴 모두에게 경악스러운 일을 꾸미고 이 가족은 뿔뿔이 흩어질지도 모른다는 큰 위기를 맞는다.

결국 이 가족이 어떻게 될지, 그리고 바다에서 온 소년 브렌던의 출생의 비밀은 무엇일지 소설 말미로 갈수록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그러니까 끝으로 갈수록 더 재밌게 읽었다는 말이다.

 

 

이 소설은 아일랜드 어촌 마을에 살고 있는 한 가족의 약 18년의 시간을 따라가는 이야기다. 이야기 자체도 흥미로웠지만, 마을 공동체의 시점으로 서술된다는 점에서 이 소설 좀 특이하다. 마치 어디 펍에서 마을 사람들이 소문을 나누듯 이야기가 전달되며, 감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보다는 상황을 담담하게 전달하는 방식이 특이하다. 그러니까 말수 없는 억센 어촌 마을 사람들이 말하는 톤을 그대로 살린 느낌이었다. 현실적인 상황을 말하는 것만으로 그 마음이 어떤지 알 수 있지만 그렇다고 쉽게 위로를 건넬 수 없게 하는, 그저 그 마음 알 것 같으니 힘들었겠구나 생각만 하게하는 그런 톤이었달까.

또한 바다에서 트롤선을 타고 고기를 잡는 장면의 묘사도 매우 생생하고 현장감이 넘쳐서 감탄이 나오는 부분이었다. 작가가 조사를 엄청 자세하게 한 듯하다. 한마디로 잘 쓴 소설이란 느낌이 들었다는 말이다. 작가 개럿 카. 기억해야할 이름이 될 것 같다. 익히 알고는 있었지만 아일랜드에는 좋은 작가가 많구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9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0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이 유명해서 읽었는데 내 취향은 아니었다. 가끔 번뜩이는 문장과 분위기는 인상적이었지만 인물들의 감정과 선택은 공감하기 어려웠다.

댓글(13)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냥 2026-03-31 12: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망고를 좋아하세요.....

사강은 <브람스....>는 좀 별로인 작품에 속하는데 이 책으로 유명해서 안타깝습니다.
<엎드리는 개>나 <패배의 신호> 또는 <어떤 미소>가 더 좋은데 말입니다.

망고 2026-03-31 12:52   좋아요 0 | URL
오 추천해 주신 책들 다 안 읽었어요. 근데 브람스 읽고 나니 사강을 또 읽어야 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 책 사실 재미없어서 짧은데도 오랫동안 붙잡고 있었거든요ㅠㅠ

잠자냥 2026-03-31 12:53   좋아요 1 | URL
한 달 후, 일 년 후..... 읽어보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 2026-03-31 12:56   좋아요 0 | URL
찾아보고 왔어요. 이 책도 짧네... 도서관에서 빌려읽어야지ㅋㅋㅋㅋㅋ

잠자냥 2026-03-31 13:04   좋아요 0 | URL
<한 달 후 일 년 후> 읽으라는 소린 아님! 😹

망고 2026-03-31 13:06   좋아요 0 | URL
아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의미가 그런거였군요😅

잠자냥 2026-03-31 13:35   좋아요 0 | URL
🙆🏻‍♀️🤣

책읽는나무 2026-03-31 19: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처음엔 좀 진도가 안 나갔었는데 마음을 비우고 계속 읽으니까 쫌 귀엽기도 하더라구요?ㅋㅋㅋ
저는 이 소설이 사강이 어린 나이에 썼다는 게 믿기지 않았달까요? 어떻게 중년의 마음을 이렇게나 잘 이해하고 있었을까? 신기해하며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슬픔이여 안녕>책도 내처 읽었는데 그 책도 앞부분에서 또 진도가 안 나가서 일단 덮어뒀…저도 잠자냥 님 위에 열거하신 책들 먼저 읽어볼까봐요. <패배의 신호>도 집에 있긴한데 말이죠.^^

망고 2026-03-31 20:37   좋아요 1 | URL
사강이 24세 때 썼다고 하더라고요 그점은 정말 대단하고 놀랍다고 생각해요
근데 번역된 언어라 사강 특유의 문체를 못 느낀건지 저는 사강에 바치는 찬사들에 비해 뭔가 느껴지진 않더라고요 프랑스 영화같은 느낌...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ㅋㅋㅋㅋㅋㅋㅋ
저는 당분간 사강은 못 읽을 거 같아요 이번 책에 실망이 커서요😭

단발머리 2026-04-01 08: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떤 채널에서 민음사 편집자들이 이 책 추천했더라고 하더라구요. 갑자기 동네 도서관에서 전부 대출되는 기현상 ㅋㅋㅋㅋㅋㅋ 저희집 아이가 이 책을 찾아서 저도 유행 소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슬픔이여 안녕> 좋아서 이 책도 찜콩해두었는데, 다른 책들도 많네요^^

망고 2026-04-01 11:58   좋아요 0 | URL
아마 ˝B주류 초대석˝일걸요ㅋㅋ저는 거기서 먹고살기 바쁜데 얘네는 무슨 이런걸로 고민하냐고 심드렁하게 반응하는 쪽 입장과 비슷합니당ㅋㅋㅋㅋ그만큼 이 소설이 저한텐 와닿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은오 2026-04-02 0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망고님얼른 패배의신호를읽어주세요!!!!!!!!!!!!!!!!!!!!!!!!
비주류초대석 근데 너무재밌죠?ㅋㅋㅋㅋㅌ저 진짜 다챙겨보는중 독서모임편은 책얘기하니까 더재밌더라구요

망고 2026-04-02 10:50   좋아요 0 | URL
찾아보니까 은오님 잠자냥님은 좋은 평이고 다락방님은 안 좋은 평으로 갈리네요?ㅋㅋㅋ사강에 대해 좀 더 마음이 여유로워지면 ˝패배의 신호˝ 읽어 보겠습니다😆
비주류 저도 재밌어서 챙겨봐요 책 얘기 물론 재밌고 영화 얘기도요ㅋㅋㅋㅋ
 
핀치콘티니가의 정원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73
조르조 바사니 지음, 이현경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설은 1957년에 화자가 친구들과 이탈리아 시골 마을로 소풍을 가 오래된 고대 묘지를 둘러보는 프롤로그로 시작한다. 몇 천 년 전에 살았던 고대인들이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만들어 준 안식처라는 점에서 화자는 그곳을 신성한 장소라고 느낀다. 그러나 곧 그는 우울한 감정에 잠기는데, 그것은 고향 페라라의 유대인 묘지 안에 있던 화려하고 거대한 핀치콘티니가의 묘지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 가문의 부를 일군 조상이 자손들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만든 가족 묘지에는 화자가 알고 지내던 핀치콘티니가의 사람들 중에서 그집 아들인 알베르토만이 1942년에 묻힐 수 있었다. 그리고 나머지 가족들은 1943년 독일로 강제 이송되어 그들의 죽음은 물론 무덤의 존재조차 알 수 없게 된다.

 

이처럼 프롤로그에서부터 핀치콘티니가의 몰락과 죽음이 암시되기 때문에, 처음에는 이 소설이 암울한 역사, 즉 홀로코스트 자체를 전면에 내세운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 소설은 그와는 조금 다른 지점을 이야기한다. 정말로 심각한 역사가 닥쳐오기 직전, 아직은 평온하고 아름다운 일상이 유지되던 시절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 소설의 화자는 어린 시절부터 페라라의 유대인 사회에서 귀족처럼 여겨지던 핀치콘티니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 그의 아버지는 그들을 탐탁지 않게 여겼는데, 그들의 부유함은 중산층 유대인 가정에게 넘을 수 없는 벽처럼 느껴졌고, 대저택 안에서 고립된 채 살아가는 폐쇄성 역시 거리감을 더했기 때문이다. 한 살 터울의 남매인 알베르토와 미콜은 학교에 다니지 않고 집에서 개인 교습을 받았고, 시험을 치르기 위해 학교에 나오는 날이면 모두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화자 역시 이들을 호기심과 동경이 뒤섞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핀치콘티니가의 저택은 높은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었으며 그 안에는 엄청나게 넓은 정원이 있었다. 온갖 나무들이 다 심어져 있는 마치 낙원 같은 곳이었다

화자는 열세 살 때, 미콜의 권유로 담장을 넘어 그 정원에 들어갈 기회를 얻지만 끝내 넘지 못한다. 처음 시작부터 담장을 사이에 두고 가까이 닿지 못 하는 미콜과 화자의 상황은 앞으로 있을 관계에 대한 복선처럼 보였다.

그로부터 약 10년이 지나서야 그는 핀치콘티니가의 정원에 들어가게 된다. 이번에는 알베르토의 초대였다. 1938, 인종법이 시행되면서 유대인들이 사회에서 배제되기 시작하고, 테니스 클럽에서도 유대인들의 출입이 금지된다. 그러자 그동안 외부와 단절된 채 살아가던 핀치콘티니가에서 유대인 청년들을 위해 정원의 테니스장을 개방한다. 이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서, 화자는 마침내 그 낙원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화자는 정원의 테니스장을 방문하던 시절을 싱그러운 청춘의 한때로 기억한다. 테니스를 치고, 낙원 같은 정원을 산책하고, 끝없이 이야기를 나누던 날들 속에서 그는 열병 같은 사랑의 감정을 키워나간다. 그것은 예쁘고 똑똑한 미콜을 향한 감정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부유함과 문화적 세련됨이 어우러진 그 안의 세계 전체를 향한 매혹이기도 했다. 바깥 세상에서는 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었지만, 핀치콘티니가의 담장 안은 여전히 문학과 예술을 공부하고, 사상에 대해 논쟁하는 이상적인 공간이었던 것이다.

이 모든 시간들이 참 아름답게 묘사된다. 이루지 못 한 사랑은 청춘의 쓰라린 경험이란 점에서 그것대로 아름다웠다. 밤거리를 함께 헤매고 다니다가 집 앞까지 데려다 주는 동성 친구간의 우정은 또 얼마나 풋풋해보이던지.

 


하지만 우리는 이 모든 시간이 곧 끝나버리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 이야기는 청춘의 한 때, 실패한 첫사랑이나 질투와 동경이 혼합된 우정 같은 말랑말랑한 감정에 빠질 틈을 주지 않는다. 섬세하고 정밀하게 문장 곳곳에 콕콕 박아둔 비극의 조짐은 아름다운 묘사 속에서도 끊임없이 그 끝을 예감하게 만든다. 파괴되기 이전의 시간들을 붙잡아 보여주면서도, 그 시간들이 곧 사라질 것임을 알게 하기에, 살아 있는 인물들을 바라보는 순간조차 이미 상실의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아름다울수록 슬퍼진달까...

 

홀로코스트를 직접적으로 그리지 않았지만, 그로 인해 사라져버린 삶과 순수했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깊은 여운을 남긴다. 결국 이 소설이 의도한 바는 파괴 그 자체가 아니라, 파괴로 인해 더 이상 존재할 수 없게 된 세계에 대한 기억과 애도인 것 같았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26-03-29 19: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쁘고 똑똑한 미콜과 핀치콘티니가의 환경이 하나로 어우러져 있어서 사랑하는 인간과 그 세계가 하나로 결합되어 그려졌겠네요. 그 부분만을 확대해서 생각한다면 <마틴 에덴>과 비슷하고요.

문학동네에서 나온 세계 문학 전집은 표지가 항상 예뻐요. 수집하고 싶지만ㅋㅋㅋ구매해두고 아직 안 읽은 책들이 많아서.... 헤헤헤!


망고 2026-03-29 22:39   좋아요 1 | URL
˝마틴 에덴˝ 사 놓긴 했는데 읽진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아마 마틴 에덴은 그 남자가 굉장히 가난하지 않았나요? 하지만 여기 나오는 화자네 집은 가난하지 않고 살만큼 사는 사람들이라는 점이 다르겠고요 핀치콘티니네들이 유독 어마어마한 부자라 비슷비슷하게 사는 중산층 유대인 사회에서 고립되어 있는 사람들입니다.
저는 사실 ˝다시 찾은 브라이즈헤드˝가 떠올랐답니다.
문학동네 표지 좋아하시는구나...저는 우중충해서 별로 안 좋아하는데....ㅋㅋㅋㅋㅋㅋ
 
이선 프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67
이디스 워튼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부인을 버릴 만큼 나쁘지도, 사랑을 밀어붙일 만큼 용감하지도 못 했던 이선. 마지막에 내린 선택마저 끝이 아닌 더 잔인한 삶으로 귀결된다. 긴긴 겨울같은 인생. 읽는 내내 추운 소설ㅠㅠ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26-03-21 13: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쪽도 저쪽도 아닌 우유부단한 사람이 주인공인가봐요. 읽는 내내 추운 느낌이 계속된다면 정말 잘 쓴 소설일 거 같아요.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거 같고요.

망고 2026-03-21 13:26   좋아요 1 | URL
주인공의 상황이 아주 답답해요 당시 뉴잉글랜드 그 보수적인 사회에서 결혼도 의무감으로 했고 사랑이 없는 결혼생활은...그렇다고 사랑하는 사람과 도망가려니 돈이 없고.....ㅠㅠ 소설 배경도 내내 겨울인데 자연 묘사도 참 좋았어요.

잠자냥 2026-03-21 13: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디스 워튼 작품 중엔 원탑이지 않은가 싶습니다!

망고 2026-03-21 14:04   좋아요 0 | URL
저는 순수의 시대도 좋아해서 두 작품 다 좋아요ㅋㅋㅋㅋ사실 이디스 워튼 딱 두 작품 읽기도 했고🤣

다락방 2026-03-21 17: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디스 워튼 작품 중 원탑에 동의합니다. 서늘한 작품입니다..

망고 2026-03-21 20:11   좋아요 0 | URL
서늘하죠ㅠㅠ 결국 아무도 행복해지지 않는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