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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관계를 지치게 하는 것들
라파엘 보넬리 지음, 송소민 옮김 / 시공사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리뷰] 우리의 관계를 지치게 하는 것들(라파엘 보넬리:시공사,
2014)
남의 탓만 하는 그에게 상처받기
싫은 당신을 위한 책
제3자의 눈에는 빤히 들여다보이는 자기 합리화를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신의
실수는 인정하지 않고 변명을 늘어놓는 모습을 보면서 여러분은 어떤 감정을 느끼시나요? 혹시 가슴이 먹먹해지고 화가 나거나 우울해 진다면 여러분은
남의 탓만 하는 그에게 상처받는 삶을 살아가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볼성사나운 모습 가운데 잘못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고 책임과는 거리가 있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이 사회는 '죄책감을 잃어버린 시대'에 속해 있습니다. 가해자는 사라지고 피해자만 있는 사회 속에서 저와
여러분이 있습니다.
이 책의 원제는 Selber Schuld!자기
잘못이다. 입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사람들은 잘못을 저질러 놓고도 이를
부인하고 왜곡하는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입니다. 한국어
번안제목은<우리의 관계를 지치게 하는 것들>인데 아마도 책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들을 반영하여 정한 제목 같습니다.
저자인 라파엘 보넬리는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지그문트프로이트대학교의 신경학자이자, 정신과 의사 및 심리 치료 전문의입니다. 저자 소개란에 자신의 전문지식과 치료 경험을 엮어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 책을 썼다고 쓰여져 있는데 짜증나는 일들(자기 합리화와 자기 변명, 죄책감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소재로 다루면서도 위트를
가미하고 풍부한 사례로 일반독자들이 쉽게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내용이 쓰여져 있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이 책의 목적은 "자기 자신을
질책함으로써 병적인 의식을 더 많이 느끼게 하려는게 아니라, 행동의 여지를 넓히려는 것"입니다. 현재 자신이 저지를 과오의 피해자인
사람들이 경험하는 '노이로제 발달'을 다루고 있는 이 책은 실패를 통한 깨달음을 이루지 못하고 여전히 남탓을
반복하면서 자신의 고통에 대한 책임자를 외부에서 찾는 이들의 사회생활과 개인의 삶의 질을 개선시켜 관계를 원만하게 형성토록합니다.
관계 속에서 자주 마주하는 자기합리화, 자기변명, 책임전가에서 비롯되는 죄책감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나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오늘날 죄책감은 서로에게 있어 애써 외면되거나 전가되는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당신의 죄책감을 언급한다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 보다는 다른이의 죄에 대하여 귀를 기울일 것입니다. 여러분이 마주하거나 혹은 가지고 있을 법한
죄책감에 대한 이야기는 9명의 문학작품 주인공(파우스트, 스크루지, 프란츠 모어, 그레고리우스, 리처드 요크, 미하엘 콜하스, 안톤 호프밀러,
라스콜리니코프, 장발장)의 이야기와 45가지의 실제 상담 사례로 소개될 것입니다. 그리고 책 속에 소개되는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마주하는 혹은 우리가 주인공이 되는 무대의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양측이 자신이
잘못한 만큼 인정을 한다면 공감을 위한 길이 열릴 것이고 사과를 청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상대가 원하는 말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말에 대해 생각하기 앞서 자신이 받게될 결과를 섣부르게 예측하고 그에 따르는 '벌'을 회피하기 위해서 또 다른 '늪'을
파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원망과 상처로 점철된 부적절하고 잘못된 관계맺음을 바로 잡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죄를 받아들임으로써 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역설처럼 들리는 이 말 속에 그 해답이 숨겨져 있습니다.
당신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관계를 어렵게 하는 요소들을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조금 가져본다면 삶은 분명 새로운 기회를 부여잡게 될 것입니다. 자기 중심주의로부터 벗어나
보다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는 관계 맺음을 한다는 것은 나와 여러분 모두의 삶을 보다 의미있는 삶을 선사해주는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 실려
있는 맺음말로 글을 마무리 해봅니다.
"죄를 받아들임으로써 죄에서 벗어날 수 있다.
스스로 부과한 무결점의 요구는 지나친 것이며 인간의 삶을 억압한다. 오류는 인간적이며, 실패는 삶의 일부다, 죄를 받아들이는 것이 자유를 얻게
해주며 진로 교정을 통해 행복한 삶을 가능하게 한다. 가슴의 전향은 자기 중심주의로부터 등을 돌리고 상대방에게로 향하는 것이다. 그 전향을 통해
우리는 의미 있는 삶으로 향할 수 있다."(3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