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1퍼센트의 부자들과 99퍼센트의
우리들
(태비스 스마일리&코넬 웨스트:
소담,2014)
신빈곤층 세대를 위한 필독서
부유와
빈곤의 싸움 [Le Combat de la Fortune et de la
Pauvreté]
프랑스국립박물관연합(RMN) 미술작품 > 판화
제작연도 15세기경 종류 판화
기법 끌(burin ) 크기 20.7 x
16.5 cm
"1퍼센트의 부자들"이라는 말이 동경의 대상에서 자극적이고 거부감이 느껴지는
표현으로 다가오는 요즘이 바로 '빈곤'을 이야기 하기 좋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왜냐하면 개인의
게으름이 빈곤의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가난"은 개인의 권리를 포기한 이들에게 주어진 필연적인 결과물이며 부자는 노력과 성공이 더해진
결과물이라는 편견이 '빈곤'의 논의를 시작조차도 하지 못하게 막아왔기 때문입니다.
'빈곤의 맨 얼굴', '빈곤의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지난 오랜 세월동안
우리사회에 만연해있는 '가난은 개인의 게으름 때문'이라는 고정관념을 떨치는 노력으로부터 시작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우리에게 빈곤의
원인과 해결 방법을 책임을 제한적이고 편향적인 관점에서 제시하지 않는 기초를 제공해 줄 것입니다.
빈곤에 관한 논의를 위한 시작으로 이야기 하고픈 책이 있습니다. 바로
<1퍼센트의 부자들과 99퍼센트의 우리들>(소담: 2014)이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신빈곤층'이 되어버린 '99퍼센트의 우리'를 위한 필독서라고 소개되는 책입니다. 열심히 일해도 삶이 힘겹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당신이 삶이 힘든
이유는 무엇인가를 이야기 하는 책입니다.
책의 저자인 태비스 스마일리와 코넬 웨스트는 철학자와 방송인입니다. 두 사람은
빈곤 문제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던 끝에 오늘날의 빈곤 문제를 본질적으로 접근하기 위한 '빈곤층 순방: 양심에 외치다'를
시작합니다. 이 책은 이 프로젝트의 결과물입니다. 저자는 프로젝트를 하면서 만난 이들에게 빈곤 문제를
공유하고 빈곤의 문제를 다른이가 아닌 우리의 손으로 해결하자고 말합니다.
"우리가 이 책을 집필한 것은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빈곤의 실태와 빈곤을 야기한 실제 요인들과 빈곤이 민주주의에 가하는 위협에 대해서 생각해보자는
뜻에서이다."(206)
<1퍼센트의 부자들과 99퍼센트의 우리들>은 미국 빈곤의 역사 뿐
아니라 빈곤 퇴치를 위해 야심 차게 시작된 행보들 그리고 그것들이 돌연히 멈춘 순간들과 고통스러운 경기 침체의 시기들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의 구성에는 미국 경제를 중심으로 한 침체와 회복의 역사가 비중 높게 자리합니다. 그렇다고 하여 이 책을 단순히 역사를 이야기 하는 책이라는 편견에 빠지서는 안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책은 역사적 순간들 속에
감춰진 혹은 왜곡된 거짓말과 진실을 파헤치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노력들은 다양한 도표와 지표로 활용되어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한 개인으로부터 사회, 국가 체제에 이르기까지를 면밀히 살펴보는 점과 문제제시와 해결방안 도출 그리고 적용에 관한 이야기는 이 책을 단순히
역사책으로 평가하는 것을 거부하게 만듭니다.
두 사람의 저자는 빈곤에서 번영으로 가기
위해서 '빈곤'을 이야기 할때 자세와 생각과 느낌이 변해야 한다고 말합니다.(210) 그리고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을 가리켜 우리가 빈곤과 관련한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누군가의 손에만 맡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손으로 종식 시키는 빈곤. 이를 위한 노력은 바로 우리로부터
시작됩니다.
"민주 국가라면 부자들보다 가난한 사람들의
힘이 더 셀 것이다. 그들이 수적으로 우세하고 다수의 뜻이 으뜸이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
(210)
빈곤에 관한 논의는 작은 논의가 아닌 거대한 담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에서 제시하는 열두 가지 정책 변화 방안(1.근본적인 공정성 확립, 2.여성과 아동을 우선으로, 3.더 많은 일자리 창출, 4.저밀도
공영주택과 주택 재건 프로그램, 5.사각없는 식량 배달 체제 확립, 6.교도소와 대량 투옥 문제 점검, 7.공공자산에 대한 적극적인 공공투자,
8.근본적인 공정성을 기반으로 한 로비, 9.공정한 조세법 제정, 10.대침체에 대한 배상, 11.건강보험 보장, 12.정부 차원의 빈곤 퇴치
회의)들은 너무 급진적인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 내용을 살펴볼 경우 '빈곤에 관한 논의'가 누군가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논의이며 그
수혜의 대상자는 우리가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한국의 중산층이 붕괴되어 가고 있으며 신빈곤층 세대가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부는 한쪽으로 심화될 것이며 미국의 경제지표와 사회 구성원 체제의 변화는 경제학자들의 주장이 허언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미국 최대 채용 정보 사이트인
커리어빌더닷컴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 근로자 열 명 중 여덞 명, 좀더 정확히 말해서 77퍼센트가 겨우 입에 풀칠하면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산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섯 명 중 한 명은 2009년부터 공과금을 제때 못 내기 시작했고 같은 해에 23퍼센트는 생활이 몹시
빠듯해졌다고 밝혔다.(218)
빈곤에 관한 논의는 더이상 '이념문제'의 판단
기준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둡니다. 이 문제는 사회체제의 전반에 걸쳐 있는 현재와 미래의 우리들의 문제입니다. 빈곤에 관한
거대한 담론에 귀를 기울일때 이 문제를 이야기하는 목소리 가운데서 <1퍼센트의 부자들과 99퍼센트의 우리들>이 있습니다. 이 책과
더불어 많은 이야기들을 듣고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편견이 아닌 열린 마음이 소극적인 자세가 아닌 적극적인 자세는 '빈곤의 문제'를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것입니다.
글을 마치면서 마지막으로 한가지 질문을
남겨둡니다.
"개인의 게으름에서 빈곤이
비롯된다."라는 주장이 강한 설득력을 얻고 있는 사회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신빈곤층 세대의 증가는 국민의 게으름이 점차 확산되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가 될 수 있을까요?
젊어서는 '산업 역군' 나이 들어서는 '신빈곤층'이 되어버린 노인분들, 스펙을 쌓아도 일을 하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청년들, 한 달 벌어 한
달을 사는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아직도 '게으름'이 진정
'빈곤'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