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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이야기 - 일본이면서 일본이 아닌
아라사키 모리테루 지음, 김경자 옮김 / 역사비평사 / 2016년 10월
평점 :
한때 유구라고 불렸던 오키나와. 우리에게는 에메랄드빛의 아름다운 바닷가와 여러 동식물이 있는 관광지정도로 많이들 기억하는 곳이다. 역사적인 사실에 조금 관심이 있다면 조선시대때 우리와 문물교류가 있었다는것과 2차 세계 대전에 큰 피해를 봤다는 정도일꺼다.
그런데 이 오키나와가 그렇게 간단한 역사의 장소가 아니다. 오래된 역사적인 전통도 있고 근세에는 큰 아픔을 봤던 곳이기도 하다. 일본인듯하면서도 일본이 아닌 곳...이 오키나와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 책은 그런 오키나와를 소개하는 책이다.
이 책은 우선 오키나와의 전체적인 면을 소개하고 있다. 오키나와가 어떤 곳이며 역사와 문화가 어떻게 되어있는가를 이야기하고 있다. 오키나와는 보통 하나의 섬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은 여러 섬들을 통칭한 곳이다. 흔히 류큐 문화권을 이루는데 약 1000km 해상에 걸쳐 있다고 한다. 이른바 오키나와현을 말하는건데 물론 그냥 오키나와는 그 본섬을 말하는것이다. 책에서는 오키나와의 지정학적인 위치와 함께 기후를 설명하면서 어떤 위치를 갖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지정학적인 위치가 중국과 해양의 중간지점이라서 옛날부터 중계무역이 흥했다. 그래서 우리 나라 조선 초기에 여러가지 공물을 바치는 기록도 있고 몇가지 무역을 했던 기록도 있는것이다.
오키나와는 일본 본토와 정치적으로 서로 독립된 나라였지만 여러 교류를 통해서 서서히 문화적으로 공통된 부분을 발전시켜나갔었다. 하나의 일본으로 통합해가는 과정이었을꺼 같다. 그러나 그런 관계는 1609년 시마즈씨가 오키나와를 침입함으로써 끝이 났다. 시마즈는 오키나와를 멸망시키지는 않고 나라를 보존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지배했다. 그리고 오키나와에서 나는 산물과 노동력을 착취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시마즈번은 나중에 메이지유신때 그동안 모은 자산으로 중심에 설만큼 큰 부를 갖게 되었다.
1609년 시마즈번의 침략 이후 자주성을 상실한 오키나와는 그 이후로는 고난의 역사가 이어졌다.
시마즈번의 착취와 수탈도 있었지만 가장 큰 피해는 일본 제국주의 시절이었다. 2차 세계대전의 패색이 짙던 그 시절 일본 본토를 대신해서 이른바 옥쇄작전을 통해서 수많은 오키나와 사람들이 희생된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 이어지는 미군정과 미군기지로 인한 많은 피해들..오키나와의 슬픔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책은 중반부 이후부터 오키나와가 처한 현실을 이야기하고 있다. 2차 세계 대전의 아픔에서 벗어나기도전에 오키나와는 미군의 주둔으로 인해서 또 다른 아픔을 겪고 있다. 국토 면적은 일본의
0.6%지만 주일 미군기지는 75%가 밀집해있는 현실...그리고 거기에 따르는 필연적인 사건 사고들로 인해서 오키나와 사람들의 삶은 더 피폐해지고 있다. 독립적으로 살아야할 오키나와 사람들에게 이 미군기지의 존재는 거기에 의존해서 살아가야할수밖에 없는 처지로 전락해버린것이다.
미군이 저지른 범죄로 시작된 시위는 결국 오키나와 사람들의 눈을 뜨게 했고 그 이후로 일본 정부와 미군 모두를 향한 평화 운동으로 발전이 되었다. 하지만 군국화의 길을 걷고 있는 아베 정권이 들어선 이후로 그 어려움은 더해가고 있는것이 사실이다.
오키나와의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나라와도 대비가 되는점이 있다. 비록 면적과 인구, 역사면에서 비교할수는 없지만 미군 주둔으로 인한 피해는 우리도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우리 자신의 판단에 의해서 미군이 주둔한것이 아니라 미군에 눈치를 봐야하는 그런면에서도 비슷한 점이 많았다.그래서 최근에는 오키나와 운동가들과의 연대도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책은 오키나와의 과거와 현재를 알아가기에 괜찮은 내용이다. 아주 깊이 있게 설명한것은 아니지만 오키나와가 어떤 곳이고 그 역사는 어떤것이며 지금 어떤 상황에 쳐해있는가를 명확하게 제시해주는 책이다. 우리와도 비슷한 아픔을 공유하는 곳이고 오래전에 교류의 역사도 있는 곳이라서 더 가깝게 느껴지기도 하는 곳이었다. 오키나와를 알고 싶은 사람에게는 1차적으로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