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러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할런 코벤이라는 작가는 귀를 번쩍 띄이게 하는 사람이다.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읽게 만드는 특유의 문장력으로
많은 팬들이 있는 작가인데 이 사람의 책을 읽어보고자 하는 사람에게 단연코 추천할수 있는 것이 바로 이 책이다. 몇줄 몇페이지를 읽는 그 짧은
순간에 책에서 손을 떼지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할런 코벤의 글쓰기는 어떤 스타일이 있는데 처음에 인상적인 장면으로 시작해서 여러 가지의 흥미로운 사건이나 단서들을 흐트려놓은 다음에
하나씩 하나씩 퍼즐 맞추듯 이야기를 전개시키는거 같은데 사실 어떻게 보면 전형적인 스타일에 크게 특별할꺼 없는 방식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렇게
평범한 형식을 기가막히게 멋드러진 스릴러로 탄생시킨다는것은 그만큼 무언가가 있는것이다.
우선 쉽다. 정말 쉽게 읽힌다. 글을 좀 어렵게 쓰는 사람이 있고 여러가지 복잡한 소재를 설명하면서 이야기가 복잡하게 되는것도 있는데 이
작가의 작품은 그냥 술술 넘어간다. 일상에서 쉽게 보는듯한 느낌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키기 때문에 큰 부담없이 읽게 되는것이다. 정말 가독성이
훌륭하다. 그리고 이야기의 얼개가 탄탄하다. 별것아닌 작은것들에 시선을 주는가 싶다가 점점더 더 큰 시선으로 옮겨가면서 짜임새있게 이야기가
진행이 되는것이다. 그래서 중간에 끊을수가 없다. 평범한거 아니냐고 하다가도 물흐르듯이 자연스럽게 글이 이어짐을 느끼게 된다. 그러면서
후반전에서 휘몰아치는. 말그대로 단 한번에 읽는 사람의 마음을 휘어잡게 된다.
이 책도 그런 할런 코벤의 능력이 잘 발휘된 작품이다. 주된 주인공도 우선 그냥 평범한 가정 주부다. 물론 아주 평범하지는 않다. 늘
그렇듯이 과거를 가진. 그런데 그 남편이 갑자기 사라져버렸다.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고 연락도 없다. 왜? 왜 갑자기 사라진건가? 발단은
한장의 사진에 있었다. 아이들과 찍은 사진을 현상했는데 그 사진뭉치속에서 나타난 한장의 알수없는 사진을 보고 그는 사라져버린것이다.
사진속에는 5명의 남녀 무리가 있고 그중에 한명의 여성에게는 엑스표시가 있었다. 도무지 무슨 사진인지 알수가 없었는데 곧 그 남녀들중에
한명이 이 주부의 남편이다. 전혀 상상을 할수없는 얼굴.
이 한장의 사진은 엄청난 과거를 갖고 있었고 그 과거를 오가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조금씩 조금씩 밝혀지는 진실들...안락하고 평화로운 한
가정의 부부가 내면의 상처와 함께 숨겨진 진실이 드러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리고 있는데 내용 자체는 아주 특이하거나 충격적인 사건은 아니었다.
하지만 숨겨졌던 일들을 밝혀내는 과정이 정말 흥미롭게 잘 그려지고 있는것이다. 책을 다 읽고 나서는 과연 할런 코펜표 스릴러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될것이다.
지은이가 비교적 초기에 쓴 이 작품은 그 이후로 나오는 멋진 작품들의 시발점이 될만하다. 역시라는 말을 안할수가 없는것이다. 진짜
평범한것처럼 보였는데 끝날무렵에는 아주 멋진 이야기로 마무리하게 되는 이 책, 몰랐던 사람들에게 꼭 발견되길
바라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