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 젊음의 반란 - 빛이있는문화 1
서동진 지음 / 새길아카데미 / 199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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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음악적 환경이 다양하지가 못하다. TV나 음반시장에서 환영받는 장르는 댄스와 발라드이며 가끔씩 이국적 리듬이나 멜로디가 반짝 인기를 얻곤 한다. 국내에서 록음악은 이제 소수 아티스트들에 의해서만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들 또한 언제 록음악을 떠날지 모른다. 다만 최근 브릿팝과 얼트 록, 모던 록 등에 영향을 받은 언더그라운드 록밴드들이 일부 매니아층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은 실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정치, 사회, 문화 등 여러 방면에 박학다식한 저자가 90년대초 록음악에 대한 책이 전무할 당시 낸 책으로 당시 록음악을 좀 듣는 축에서는 꽤 유명했던 책이다.

이 책이 출간될 당시만해도 대중음악관련 서적은 각종 악보나 교본, 그리고 가뭄에 콩나듯이 나는 팝음악에 대한 것이 전부였으며 그나마 음악전문출판사에서만 출간이 되었기 때문에 일반대중의 접근이 그다지 적극적이지는 않았다.

이 책은 록 음악의 태동기에서부터 그 역사를 중심으로 록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으며, 무엇보다 록에 대한 초보자라도 그다지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도록 적당한 재미가 느껴지며 그러면서도 단순히 개인적 취향에 대한 서술이 아닌 록에 대한 보다 진지한 사회학적 접근을 시도한 것도 신선하다.

사실 대중음악중에서 록음악만큼 사회적 의미가 큰 장르도 없다. 이에 대해서는 신현준씨의 '록음악의 아홉가지 갈래들'을 보면 보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단 신현준씨의 책은 초보자가 아무 사전지식 없는 상태에서 읽기엔 부담감이 좀 있다.)

이 책이 출판된지도 어언 10년이 다 되었지만 아직도 임진모씨의 책을 제외하면 이 책을 능가할 만한 록에 대한 개론서는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다만 지금 읽기에는 지나온 10년에 가까운 공백기간이 맘에 걸리는 것 또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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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영어 올라서기 - Neoquest English 5
네오퀘스트 지음 / 김영사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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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퀘스트에서 출판되는 책들은 그 종류가 많지는 않지만 하나같이 수준있고 정성을 들인 책들이다. 이 책은 무엇보다 어려운 경제용어를 술술 얘기하듯이 혹은 실력있는 강사가 강의하듯이 훑어내려간다.

영어책에서 일반적으로 흔히 사용되는 사전식이나 교과서적인 설명과 편집을 피하고 투자, 무역과 금융, 기업활동, 고용과 가계, 경제신문 기본영어 등 5장으로 크게 나누고 각 장별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때문에 굳이 영어를 공부한다기보다는 소설이나 에세이를 읽는 기분이다.

또한 군데군데 Useful Words & Expressions라는 박스를 활용해 유용한 단어와 표현들을 모아 요점정리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아뭏든 경제와 관련된 영어책을 찾는 분이라면 일단 이 책을 먼저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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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꼭 알아야 할 회화구문 140
이찬승 지음 / 능률영어사 / 199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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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마라'같은 책이 몇 달씩이나 베스트셀러가 되는 현실을 개탄한다. 사람들이 얼마나 영어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영어를 효과적으로 공부하지 못하면 그런 책이 베스트셀러가 될까...(사실 다는 아닐지라도 영어를 못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근본이유는 영어를 '싫어하고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영어를 그냥 하나의 언어로 받아들이거나 영어를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서 영어못하는 사람 한번도 못봤다.)

어쨌건 영국, 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도 이젠 영어 자체가 하나의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는 느낌이다. 해마다, 아니 매일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영어관련 책 중 옥석을 가려내기란 쉽지 않다.

하기사 안좋은 책이 어디 있겠는가. 그 책을 읽는 독자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책의 가치가 결정되는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용서의 경우 아무래도 편집이나 레이아웃이 보기편하게 되있다거나 좀 더 쓸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든가 하는 기준을 적용시킬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일단 이 책은 얇다. 그리고 가볍다. 그래서 책값이 만만하다. 그러나 그 안에 들은 내용은 두 배가 넘는 책값을 자랑하는 별볼일없는 영어책들보다 훨씬 낫다.

이 책은 우리가 영어권 국가에서 생활하는데 필수적으로 필요한 회화구문을 소개하고 있다. 구문 자체야 누구나 다 아는 구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외국에서 생활해본 사람들(우리나라에서 영어를 배워 외국에서 써먹는 일반사람들 기준)은 다 아는 말이 더 쓰기 어렵다는 패러독스를 경험하게 된다.

소개되는 회화구문은 바로 그런 점을 잡아내는 데 크게 유용하다.

특히나 군데군데 들어가는 동작영어(action english)나 사물의 영어명칭 등은 정말 유용한 부분이다. 사실 어학연수나 유학 등으로 외국에 나가서 생활할 때 애를 먹는 부분이 바로 이런 것으로, 가장 기초적이지만 우리나라에서만 영어를 배울 경우 효과적으로 습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잘 쓰지도 않는 어설픈 구어나 슬랭들만 잔뜩 늘어놓는 비실용적인 책이나 자극적인 제목으로 별볼일없는 내용을 숨기고 있는 책보다는 이 책의 내용들만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면 영어회화를 하는 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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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에세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와다 마코토 그림 / 열림원 / 199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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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서 다른 분들이 재즈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추천할만하지 않다고 쓰셨다. 내가 보기엔 재즈를 잘 아는 사람들에게도 그다지 추천할 만한 책은 아닌 것 같다. 다만 재즈를 조금 좋아하기 시작한 하루키 팬들에게는 추천할 만하다. 재즈에 대한 입문서는 절대 아니다. 그냥 하루키 개인적인 차원에서, 재즈 아티스트 몇 명에 대해 개인적 취향과 느낌을 간결하게 서술한 정도이다.

글이 너무나 짧기에 문학적 의미를 추출해내는 것에 한계가 있을 듯 하며, 각 재즈아티스트들에 대한 하루키의 글은 간단한 프로파일 혹은 하루키 개인의 느낌일 뿐, 그 이상 혹은 그 이하도 아니다. 하루키가 재즈매니아인 것은 분명하지만...각 재즈아티스트들에 부가된 한 장의 음반 소개도 그 아티스트의 대표작이 아니라 하루키가 좋아하는 음반이다.

와다 마코토라는 사람의 그림은? 글쎄, 나의 취향과 거리가 멀어서인지 그다지 특별해보이지는 않는다. 재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씩은 봤을 듯한 사진을 보고 그린듯..만약 이러한 글을 하루키만큼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작가가 썼다면 별다른 반응도 얻지 못하고 사장되었으리라. 하루키를 깎아내릴 생각은 없다. 다만, 우리 시대 베스트셀러 작가가 썼다고해서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개인취향을 과장하고픈 맘이 없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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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울 따뷔랭 - 작은책
장자끄 상뻬 지음,최영선 옮김 / 열린책들 / 199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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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장 자끄 상뻬의 책을 읽었다. 하지만 상뻬의 매력은 이미 여러번 읽은 책이라도 서점에 가면 다시한번 집어들게 만든다. 지금까지 상뻬의 책은 얼굴 빨개지는 아이, 어설픈 경쟁, 속깊은 이성친구, 뉴욕스케치, 사치와 평온과 쾌락을 읽었는데 이 라울 따뷔랭은 뉴욕스케치, 얼굴빨개지는 아이와 더불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상뻬의 작품이다.

그의 작품에는 항상 눈을 지그시 뜨고 인생을 관조하는 여유가 있어 좋다. 그의 그림 또한 그런 식이다. 절대로 강렬한 색을 쓰는 법이 없으며 그림의 선 또한 직선이 없고 튀지 않는다. 화면을 빽빽이 채우는 클로즈업 없이 늘상 더 많은 것을 보여주려 하는 전체화면이 그러하며 그림의 사방 역시 경계선없이 트여있어 여유롭다. 상뻬의 책을 읽을 때 차 한잔과 실내악의 아다지오 악장이 어울리는 이유이다.

그의 글은 오래된 고전의 향기만큼이나 독자를 끌어당긴다. 사랑, 고독, 명예, 우정 등 그의 작품의 소재와 주제는 결코 화려하고 강렬하게 치장되지 않으며 그 감상과 해석의 여지를 언제나 독자에게 맡겨놓는다. 상뻬의 작품은 오만하지 않다. 그래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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