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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파의 은밀한 거래 - The Secret World Of FIFA
앤드류 제닝스 지음, 조건호.최보윤 옮김 / 파프리카(교문사)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나는 2002 월드컵 때 FIFA와 월드컵 대행사였던 ISL과 일을 해본 경험이 있다.
협상을 하면서 고압적인 태도에 도저히 좋아할 수 없었던 ISL...그러나 계약서 한 장 들고다니며 엄청난 금액을 주무르고 다녔던 그들의 비즈니스가 부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월드컵을 1년 남짓 남겨놓은 상태에서 ISL의 파산, 뒤이은 월드컵중계 방송권을 소유하고 있었던 키르히의 파산, 개막을 이틀 남겨놓고 치러졌던 FIFA 총회에서의 잡음 등등 무언가 개운치 않은 감이 있었다.
이 책은 그러한 의문점의 대부분을 풀어주고 있다. 거대 스포츠 권력의 중심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었는지, 또한 절대 권력과 그 주변부에서 단물을 빨아먹는 작자들의 행태에 대해.
앤드류 제닝스의 취재력과 그 결과에 대해서 찬사를 보낸다. 그리고 이 책 이후에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그의 웹사이트 www.transparencyinsport.org 를 참조하시기 바란다.
아쉬움이 남는 부분은, 이 책은 블래터 현 회장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어 아벨란제의 비리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알 수는 없는 점, ISL파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부족한 점, 군데군데 모호한 표현들이 있어 이해가 어렵다(대리투표를 이용한 선거조작 부분, 얼짱녀-마사지씨-대물씨가 누구인지?(P.262) 등)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서투른 번역에 아쉬움이 많다. 모호한 부분에 대한 번역자의 각주가 들어갔으면 더할 나위 없었겠지만 번역 자체에 급급함이 많이 느껴질 정도니 기대하지는 못하리라. 통화단위도 미국 달러, 스위스 프랑, 영국 파운드가 혼재된 부분을 한화 약 얼마 이런 식으로 써줬더라면 훨씬 이해가 빨랐을 것이다.
공동번역이라 그런지 인명표기에 헷갈리는 부분도 많은데 뷔렐-버렐, 장 루피넨-젠 루피넨, 마르쿠스 지글러-마르커스 지글러, 토마스 바우어-토마스 바우에르, 스웨덴인 오스텔 칼손-스위스 출신 오스텔 칼슨 등 혼란스럽기 그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