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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들의 대한민국 - 한국 사회, 속도.성장.개발의 딜레마에 빠지다
우석훈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단순하고, 빠르고, 크고, 새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기에 직선들이 지배하는 사회가 된 것인가, 아니면 직선적인 경제발전의 결과로 사람들이 단순하고 빠르고 크고 새 것을 좋아하게 된 것인가.
내가 근무하고 있는 곳은 광화문이다. 지금 한참 피맛골 골목을 비롯한 일대가 재개발에 들어가 포크레인이 열심히 땅을 파내고 있다. 재개발이 끝나면 또 초고층빌딩이 빽빽이 들어설 예정이다.
낡은 장소를 재정비하는 것 자체는 나쁜 게 아니다. 하지만 북촌, 삼청동, 인사동, 통의동과 더불어 광화문 블록 자체를 좀 더 인간 냄새가 나게 만드는 것에 대한 고민은 전혀 없는 것 같아서 아쉬운 것이다. 하긴 삼청동, 인사동도 문화와 전통의 냄새가 돈 위에 올려져 있는 것 뿐 아닐런지.
우리나라는 그런 힘이 지배하는 사회다. 아름다움이란 것도 도시에서의 아름다움이 최고인 나라..지방도시 모두가 서울이 되고 싶어하는 나라..모두의 가치관을 하나로 '통일'시키고 싶은 나라..우 교수의 지적대로 경제이성이 작동하지 않고 집단의식과 도시미학이 지배하는 나라..
개인적 차원에서 지금 당장 아무런 할 수 있는 일이 없을지라도, 최소한 이 책에 공감하는 사람이 많아졌음 좋겠다. 말 같잖은 처세나 재테크에 대한 책들을 뒤엎고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면 좋겠다.
숨막히는 것을 참고 사는 사람이 많은 건 괜찮다. 하지만 숨막힌다는 것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건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