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부장 1
히로카네 켄시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1년 10월
평점 :
품절


시마가 맡은 업무의 스케일이 더 커지고, 더 높은 직위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전작의 분위기나 스타일은 변함이 없다. 어려운 업무들이 대부분 우연히 만난 인맥에 의해 해결되는 것도 마찬가지다.

다만 불경기가 몰아치던 시대를 반영함인지 '시마과장' 시절에는 들어보지도 못했던 구조조정과 권고사직 같은 일들이 등장한다.

시마도 좀 더 나이를 먹었기 때문인지 '시마과장'에서처럼 자주 격렬한 섹스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다만 좀 더 경영에 관한 성찰을 하는 것 같다.
불황일수록 이윤추구에만 몰두해서는 안 되며, 모두가 힘든 시기에 사회에 봉사하게 되면 더 큰 평가를 받는다는 식의 경영학 서적에 나올법한 상식들이 언급된다.

그리고 동기들도 더 이상 쿨하게 이혼할만한 처지가 아니라 쳇바퀴 도는 회사 생활과 무의미한 가정생활 사이에서 고민한다.

이번 작품에서는 와인 사업과 와인에 관한 에피소드가 많이 등장한다. 2, 3권은 거의 와인상식백과 수준이다. 히로카네 켄시는 이후에 와인 만화를 그리기도 했던 걸 보면 아무래도 작가의 개인적인 취향이 너무 강하게 반영된 것 같다.

이것저것 잡다한 이야기가 많이 펼쳐지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시마과장'보다 분위기가 어수선하고, 갈피를 못 잡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이번 편에서는 의외의 매력 덩어리가 등장한다. 시마를 스토킹 하는 백돼지 아가씨 다카이치 치즈루가 개인기를 하나씩 펼쳐 보이더니 점점 비중이 커져서 나중에는 없어서는 안 될 약방의 감초가 되어 버렸다. 치츠루가 없었다면 '시마부장'은 얼마나 무미건조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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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07-03-01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 전자산업이 최정상에서 꺽이면서 주변으로 돌게되는 거죠. 와인 수입하게 된 이유가 무역흑자 감축이라서 전자회사들이 직접 수입하는 자회사를 두게 되었다고 합니다. 어쨌든 덕분에 일본의 와인 문화는 한국과 비교가 안되는 수준으로 앞서가 있습니다.

sayonara 2007-03-03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인에 별 관심이 없다보니 그점이 불만이었답니다.
와인이고 뭐고 그냥 달달하고 톡 쏘는 술이 쵝오라니까요... -_-;;;

icaru 2007-04-09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의 물방울 ... 처럼요?
이 만화는 소재에 전문성과 개성이 있어서 잡구 보긴 했는데...
저두 같은 생각이에요... 포도주 평론가가 뭐라 극찬하거나 말거나... 내 입에 달달하고 맛있음 최고!!

sayonara 2007-04-10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 전에 '신의 물방울' 땜에 전문가들 많이 당황한다는 기사를 읽었는데...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어설픈 독자들이 문제였겠지요.
취향이 좋습니다. ㅎㅎㅎ
 
사일런트 힐
크리스토프 갱스 감독, 로리 홀든 외 출연 /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안개가 낀 것처럼 희뿌연 재로 뒤덮인 거리의 풍경, 꺽기춤을 추는 것 같은 기묘한 크리처들의 향연, 무너져 내리는 벽과 천장, 스멀스멀 기어오는 괴물들...
'사일런트 힐'의 무섭고 오싹한 장면들은 그 정적인 분위기와 깊이 있는 배경음악덕분에 우아하기까지 하다.
'레지던트 이블'이나 '하우스 오브 데드', '둠'같은 작품들이 일관되게 추구했던 속도감 있는 액션, 깜짝쇼 등은 찾아보기 힘들다.
몇몇 팬들에게는 그 점이 싱겁게 느껴지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덕분에 원작 게임의 매력을 잘 살린 으스스한 느낌을 이끌어냈다고 생각한다.
영상과 음악이 잘 어우러져 시종일관 몽환적인 분위기를 선사한다.

무엇보다도 놀라운 것은 비현실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의 대부분이 세심한 수작업과 전문 댄서들의 연기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다른 공포 영화들은 대충 기괴한 CG로 떡칠하고 마는데 '사일런트 힐'의 제작진들이 보여준 꼼꼼함과 열의는 상당히 감명깊었다. 그들의 세심함을 서플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속편이 기대될 정도로 재미있지는  않았다.
그럴듯할 것 같았던 스토리는 고작 한국영화 '분신사바' 정도의 수준이고, 더 깊이 알려고 하면 복잡해지기만 한다. 원작 게임 시리즈를 통해서만 알 수 있는 각종 캐릭터와 복선들은 영화의 분위기를 음미하는데 방해만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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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7-02-23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게 정작 이런 영화는 무섭지 않더라구요 ㅡㅡ;;;

sayonara 2007-02-24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ㅅ! 맞다. 정말이지... 영화는 그리 무섭지가 않았어요.
실제 게임의 분위기는 100% 살렸지만, 그 공포는 비교할 수가 없었어요.
 
투자의 미래
제러미 시겔 지음, 윤여필 옮김 / 청림출판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진정으로 훌륭한 책들은 독자들이 갖고 있던 막연한 상식에 반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모두가 경쟁력 운운하며 자기만의 강점을 가져야 한다고 떠들고 있을 때 권영설씨는 '직장인을 위한 변명'에서 전혀 엉뚱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대부분의 자기계발전문가들이 자아와 성취에 관해서 이야기하지만 잭 웰치는 자서전에서 적절한 보상(돈)만큼 중요한 것이 어디 있냐고 되물었다.

제레미 시겔은 이 책에서 성장과 고령화 배당, 세계화 문제 등을 언급하며 투자의 미래를 예측하고 있다.

도표와 그래프 같은 수많은 자료들로 채워져 있지만 시겔이 주장하는 바는 늘 간단명료하고 직관적이다.
순이익, 매출, 시장 가치 등 모든 면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새로운 기업들에 대한 투자 수익률이 낮은 이유는 투자자들이 이들 주식에 너무 높은 가격을 지불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주식의 장기 투자는 해당 기업의 실제 순이익 성장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순이익 성장과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기대 성장률의 차이에 의존한다는 주장도 귀담아 들을 만 하다.

중요한 것은 항상 버블이 있고 없고가 아니라 밸류에이션이라고 단언하는 부분이 특히 인상적인데, 우리나라의 언론과 학자들도 뜻도 모를 경쟁력, 웰빙, 블루오션, 가치투자 운운하지 말고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을 썼으면 좋겠다.

 제레미 시겔의 '투자의 미래'는 장기적인 투자를 고려하는 독자에게 매우 큰 도움이 되는 명저라고 생각한다. 최근 유행처럼 번지는, '가치투자' 운운하며 장기투자하자고 하는 책들과는 다르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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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07-02-24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꽤 괜찮은 책입니다. 여러번 읽어볼 필요가 있는...

sayonara 2007-02-24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용이 좀 호들갑스럽기는 해도... 고만고만한 언론인, 학자들이 보여주는 상상력(안목)과는 비교가 되질 않더라구요. 재미도 있고, 교훈도 있었습니다. ^_^
 
세일즈맨 1
허영만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5년 5월
평점 :
절판


허브 코헨이 말하길 최고의 협상은 받는 것 이상으로 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 책에는 먼저 고객에게 베푼 다음에 그들의 구입을 기다리는 방식, 예를 들자면 곧 차를 구입할 것 같은 고객이 아니더라도 카탈로그나 매뉴얼을 구해주는 노력에 관한 사례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약삭빠르고 똑똑해져서 이런 식의 구닥다리 영업방식이 쉽게 먹힐 것 같지 않기도 하다.

그래서 허영만의 '세일즈맨'을 읽으면 다소 낡은, 어떻게 보면 90년대의 풋풋한 정서를 느낄 수 있다.
길가에 고장 난 차를 고쳐주고, 붕어빵 장사를 돕고, 다리 위에 올라간 친구를 구하고, 거리에서 아픈 여학생을 병원에 데려가는 식의 착한 일을 하면 그 보답으로 꼭 차를 한대씩 팔게 되니까 말이다.

당시 처음 시작하던 쓰레기종량제, 한창 날리던 명문야구팀 해태 타이거즈, 초창기 시절의 핸드폰 통화불량, 주택의 개념이 소유가 아닌 거주로 바뀌었다는 사고방식 같은 90년대의 분위기도 흠뻑 느낄 수 있다.

상대방이 영업사원이라는 약점을 잡아서 이런저런 잔 부탁을 일삼는 고객, 도둑놈(산업스파이) 취급을 받기도 하는 세일즈맨들의 애환은 21세기에도 변함이 없다.

8권의 '포장마차'편에서는 사람들이 이기적이어서가 아니라 점차 경쟁적으로 변해가기 때문에 더욱 각박해져가는 현대사회를 그리고 있다.

 하지만 우직하고 끈질긴 노력으로 세일즈맨의 성공신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 주인공 차세일의 이야기는 흥미진진한 동시에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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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07-02-24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저는 시마시리즈 읽다가 이것 보면 좀 허망하더군요.. 노력 열심히 해라는 식의 메시지 이상 가지를 못하죠. 기업의 낮은 수준에서 맴돌다마는 그런 아쉬움이 남더군요

sayonara 2007-02-24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
'새는 일찍 일어나봤자 벌레밖에 못잡는다.'
왠지 그런 말이 떠오릅니다. ㅎㅎㅎ ^^;
 
소프라노스 시즌 1 박스세트 (4disc) - [할인행사]
닉 고메즈 외 감독, 제임스 갠돌피니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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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미국 사회와 가정 문제를 가장 잘 풍자했다는 드라마 '소프라노스' 시리즈의 첫 시즌은 가족과 조직의 문제는 물론 90년대의 정서를 잘 보여준다.

점점 더 치열해지는 경쟁과 어려워지는 사업 환경, 허구한 날 투덕거리며 다투기만 하는 아내와 딸, 요즘의 방식을 전혀 이해하지도 못하고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는 구세대, 버릇없고 예의도 없는데다가 서투르기까지 한 신세대, 물러나야 할 때를 모르는 노인네들과 이런저런 사고만 치고 다니는 애송이들...

그리고 구세대와 신세대 사이에 끼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중년의 가장이 그 한가운데에 있다.
고민해야 할 일들은 산더미 같고, 이런저런 책임감들로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 어디 하나 마음 터놓고 이야기할 곳도 마땅치 않다.
이웃의 주민들과 어울리려고 해도 은근히 따돌림을 당하면서 어린 시절 놀려먹던 왕따 친구를 생각하기도 한다.
하늘을 나는 새를 보면 문득 인생에 대한 회의가 들기도 한다. 하지만 고민하고 있을 틈도 없이 눈앞에 닥친 현실 속의 일들을 처리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머리가 터질 것만 같고, 가끔은 정신을 잃을 지경에 이른다.
하지만 약한 모습을 보이면 그때는 곧바로 끝장(!?)이다.

이런 일들은 굳이 마피아가 아니더라도 현대 사회의 가장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을 법한 고민들이다.

10대 소녀가 스캇 울리치('스크림'으로 유명해진 짝퉁 조니 뎁)를 봤다고 좋아하는 장면이나, LD로 영화를 즐기면서 새로운 매체인 DVD를 못미덥게 생각하는 장면들에서도 90년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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