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품집 - 2007~2020 특별판 나비클럽 소설선
황세연 외 지음 / 나비클럽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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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간의 수상작들만 추려서 모은 작품집이라서 그런지 재미와 수준이 상당하다.

첫작품 '흉가'는 전형적인 흉가 설정으로 시작하는데, 매우 재미있기는 하지만 추리단편 수상작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공포 소설의 분위기가 났다. 한페이지 한페이지 경쾌하게 책장을 넘기면서도 순수추리문학이 살아남기가 얼마나 어려운가 하는 생각도 들고, 공포와 휴머니즘 등으로 변질되어 버리는 현 세태에 개탄을 금치 못하게 된다.
하지만 '흉가'는 분명 공포 소설인 척 하는 추리 소설이었고, 물흐르는듯한 반전과 결말을 이끌어내는 작가의 솜씨는 이미 추리 거장, 추리 대작가라 할 수준이다.

입시에 찌든 수험생이라면 공감할만한 내용의 반전과 주제가 담겨있는 '무는 남자'는 마치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는 시트콤같은 작품이다. 작품 자체도 재미있었고, 세상의 비리와 부조리는 당연하다는듯이 일어난다는 작가의 씁쓸한 후기가 기억에 남는다.

명량해전 직후 이순신 장군의 군영이었던 목포 고하도(보화도)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다룬 '보화도'는 조선시대 임진왜란 당시 전란 상황의 분위기와 그 속에서 고생하는 사람들의 상황도 진하게 느껴지는데다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전개되는 트릭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우리의 한 눈은 적군을 향해, 다른 한 눈은 백성들을 향해 있어야 한다."는 이순신 장군의 말이 정말 멋있었다.(실제로 한 말은 아니고 작가의 창작이었을 것이다.)
작가의 다른 작품도 꼭 찾아보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었고, 추리와 배경, 등장인물 등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는 작가라면 분명 한국의 '장미의 이름'같은 훌륭한 장편을 쓸 수 있을 것이다.

그럴듯하게 이야기가 전개되다가 우연한 단서에 의해서 사건이 해결되는 '국선변호사', 범죄의 피해자가 운명의 실타레를 풀어나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될 것 같은 작품이지만, 제목 자체가 스포일러인 '스탠리 밀그램의 법칙', 과거의 범죄 사건과 그에 얽힌 회한이 느껴지는 '아이의 뼈', 명쾌한 추리와 호쾌한 결말은 없지만 씁쓸한 세상의 우울한 법칙을 보는듯한 '각인', 고독사한 노인의 죽음을 추적하는 손녀와 마지막 반전이 인상적인 '유일한 범인', 한 편의 사극을 보는듯한 생생한 묘사와 긴박감 넘치는 전개가 인상적인 '귀양다리', 아련한 첫사랑 이야기로 시작했다가 꿈도 희망도 없는 결말을 보여주는 '소나기' 등 대부분 훌륭하고 재미있다.

그저그런 식상한 작품도 있고, 놀라운 수준의 재미가 담겨있는 작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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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6-03-04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상작품만 모은 책이라니 눈만 나으면 한번 읽어보고 싶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