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편’이 아니라 ‘아류작’같은 작품



‘오멘’, ‘사이코’ 등 대부분 걸작공포영화의 속편들이 그렇듯이 ‘엑소시스트’ 또한 4편에 이르렀지만 1편의 명성을 조금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싸구려 공포영화 정도로 수준이 하향조정되었다.

더구나 이번 속편은 ‘다이하드2’와 ‘클리프행어’의 레니 할린이 감독을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액션 끈끈한 긴장감 그 어느 것도 갖추지 못했다.
배경이 아프리카로 바뀌고 귀신들린 아이가 흑인꼬마로 바뀌었다. 하지만 ‘엑소시스트’ 1편에서 느꼈던 암울한 분위기는 온데간데없고, 기독교에 아프리카 토속종교까지 등장하면서 분위기만 산만하다.
난데없이 군인들하고 원주민들하고 싸우는 것은 또 무슨 헤괴한 일인가.
중간의 이야기가 워낙 흐지부지하니 마지막의 반전이라는 것도 그리 충격적이지 않다.

결과적으로 이 작품은 ‘엑소시스트’ 이전의 이야기를 다룬 속편이 아니라 싸구려 아류작처럼 보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이트메어4’같은 공포영화에서 보여주던 레니 할린 감독의 재능이 아직 완전히 소진된 것은 아닌가 보다. 마지막에 신부가 귀신과 쫒고 쫒기는 부분만큼은 오싹할 정도로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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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4-21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예 안봐버린...영화군요...^^
1편의 임팩트가 너무 강한 바람에...

sayonara 2006-04-22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 3, 4편의 임팩트를 모두 더하고, 거기에 곱하기 100을 해도 1편만 못한 것 같습니다. -ㅗ-;
 
숲속의 호수
팀 오브라이언 지음 / 한뜻 / 1996년 1월
평점 :
품절


이 작품은 베트남전이라는 악몽이 한 인간에게 안겨준 공포와 광기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최악의 스캔들로 대통령 선거에서 허망하게 참패한 존과 캐시는 한적한 숲 속으로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어느 날 아침 눈을 떠보니 캐시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곧이어 수색이 시작된다.
그리고 존이 과거에 겪었던 베트남전의 악몽같은 이야기가 번갈아가면서 펼쳐진다.

이 소설의 이야기는 마치 한 편의 실종사건을 추적하는 다큐멘터리처럼 펼쳐진다.
계속해서 제시되는 증거물의 목록과 증언들, 과거 사건들의 단편들, 캐시의 실종에 대한 가설들이 어지럽게 펼쳐지기 때문에 읽다보면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뒤엉켜서 어떤 것이 진실이고, 어떤 것이 허구인지 종잡을 수가 없다.

‘숲 속의 호수’는 실종사건으로 시작하지만, 어떻게 실종되었는지, 범죄의 동기는 무엇인지 등은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파멸적인 결말은 이미 예정되어 있으며 사건의 전모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을 것만 같다.
결국 독자들이 주목해야 할 것은 과거의 악몽이 불러온 현재의 광기와 비극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 작품은 단지 전쟁으로 인해 피폐해진 영혼을 다루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존의 어린시절과 아버지와의 관계를 회상하면서 내면이 공허한 사람이 외부의 영광에 집착하는 과정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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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5-12-06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재미있겠네요. 과거의 악몽과 현재의 비극이 마구 뒤섞여 있다면 읽을 동안엔, 필시 가슴이 조마조마할거예요.

sayonara 2005-12-06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신이상자의 심리상태를 탐험하는... 용두사미이긴 하지만 꽤 흥미진진합니다.
단순히 재미있는 스릴러라고 하기에는 이런저런 상도 많이 받았구요. ^_^

사마천 2005-12-07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척 다양하게 읽으시는군요. 스티븐 킹의 샤이닝이 가장 공포스러웠던 글의 하나인데.

sayonara 2005-12-07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당히 섬세한 걸작이라고 해서 어렵게 구해 읽었습니다. 근데 우리나라에서는 안팔렸나 재고도서로 헌책방에 쌓여 있드만요. 안타깝더라구요.
스티븐 킹은 주로 단편들이 좋더라구요. '환상특급', '엑스파일'같은 짤막한 이야기들... '샤이닝'은 영화로만 봤는데, 아마 원작은 그보다도 더 나은 작품이었겠죠...
 
스텔스 (dts-1disc)
롭 코헨 감독, 제이미 폭스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확실히 롭 코헨 감독은 액션의 묘미를 아는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트리플 X’ 때는 다양한 엑스게임을 통한 액션을 보여주더니, ‘스텔스’에서는 오직 비행기의 스피드만으로 놀라운 재미를 선사한다.

하이테크 괴물의 등장, 인간 대 기계의 대결, 치명적인 결함의 발견, 내부의 적, 두 남녀 주인공의 사랑 등 ‘스텔스’의 단순무식(!?)한 줄거리는 무척 아쉬운 부분이지만, 속도의 쾌감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액션 장면들은 이 단점을 충분히 보완하고도 남을 정도다.

특히 최첨단 CG의 위력은 이 작품에서 100% 이상 빛을 발하고 있다.
‘탑건’같은 20세기의 작품에서는 결코 볼 수 없었던 장면들이 퍼레이드로 등장한다.
기체의 선두부터 후미까지 훑어 내려가는 카메라의 시선, 360도 혹은 그 이상의 각도로 회전하는 화면들은 ‘에어리어88’같은 애니메이션에서나 가능했던 장면들이다.

줄거리의 공허함이나 미국 우월주의가 거슬리기는 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볼 수 있다면, 정말 그럴 수만 있다면 최고의 재미를 선사하는 액션영화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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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타닉 디럭스 콜렉션 에디션(3disc)
제임스 카메론 감독,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확실히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일을 해냈다.
‘타이타닉'은 지금까지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정도로 위대한 작품이다.-‘벤허'를 찍은 윌리엄 와일러 감독이 “신이여. 제가 이 영화를 만들었습니까?"라고 말했던 것만큼이나 카메론 감독이 아카데미 시상식장에서 외친 ”I'm the king of the world"라는 말도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첫눈에 반한 사랑이나 짧은 시간 동안의 강렬한 사랑을 좋아하지 않는다.
긴 시간과 오랜 세월의 시험을 거치지 않았다면 제 아무리 매혹적이고 황홀한 사랑이라도 얄팍하기 마련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잭과 로즈의 사랑에는 크게 감동 받지 못했다.

오히려 너무나 슬프게 지켜봤던 장면은 타이타닉호가 침몰하는 아비규환의 현장이다. 그 혼란의 와중에서 느낄 수 있었던 가족의 사랑과 부부의 애정, 인간에 대한 연민...

침몰하는 타이타닉...
귀족답게 죽겠다면서 의자에 앉아 당당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노백작,
탈출할 가망이 없음을 알고 자식들을 편히 재우는 3등칸의 어머니,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자살을 선택한 부선장,
배와 최후를 함께 하는 선장,
튼튼한 배를 만들지 못해 미안하다면서 역시 배 안에서 담담하게 최후를 맞는 배의 설계자 앤드류씨,
아비규환의 와중에서 승객들이 안정하도록 음악을 연주하던 연주가들.
한참을 연주한 그들은 인생 최고의 연주였다고 말하고는 각자 탈출하기 위해 흩어지지만, 곧 다시 모여서 죽음을 함께 하며 끝까지 연주를 계속하는 장면...

지금 현실 속에서의 주인공인 탐험가가 했던 말이 바로 카메론이 이 영화를 통해서 하고자 했던 말이 아닐까.
“나는 지금까지 3년 동안 타이타닉의 보물을 찾아 헤맸었다. 하지만 난 잊고 있었던 것이 있었다. 그 배 안에도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을"

침몰 당시의 실제 상황을 그대로 재현한 것은 진정 카메론 감독의 위대한 업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잭이 바닷물 속으로 사라지는 장면에서 눈물을 흘렸다지만, 나는 위의 장면에서 울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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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노 2005-12-09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요나라님 이거 구성이 어떻게 되나요?? 혹시 사진으로 올려주실수는 없나요?
보고 괜찮으면 구매할까 생각중인데^^

콜록홈즈 2005-12-11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dvd프라임이라는 사이트가셔서 오픈케이스 보기에서 타이타닉 치시면 나와요~

sayonara 2005-12-12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셜록홈즈님. 디카와 친하지 않은 저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 정보네요. ^_^
 
씬시티 확장판 일반판 (2disc)
로버트 로드리게스 외 감독, 브루스 윌리스 외 출연 / 엔터원 / 2005년 11월
평점 :
품절


하드고어만화책을 그대로(!) 영상으로 옮긴 것 같은 ‘씬 시티'의 화면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잔혹하다.
긴 손톱으로 사람의 얼굴을 할퀴고, 얼굴이 피범벅이 되고, 몽둥이로 사정없이 머리통을 내리치는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다.
총으로 사람의 손을 날리고, 톱으로 목을 자르고, 늑대는 사지절단된 사람의 신체를 파먹는다. 이마에 총구가 박힌 시체를 옆좌석에 앉혀놓고 운전을 하기도 한다.
화면이 흑백이라고 해서 그 잔인함이 덜 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간혹 강조되는 노란색과 빨간색의 컬러가 더욱 섬뜩하게 느껴진다.

이 영화를 감독한 사람은 프랭크 밀러, 로버트 로드리게즈, 쿠엔틴 타란티노다.
이런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도 화려하다. 브루스 윌리스, 미키 루크, 제시카 알바, 클라이브 오웬, 닉 스탈, 일라이저 우드, 베네치오 델 토로, 브리트니 머피, 조쉬 하트넷 등이다.

분명 이 작품에는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 평론가들이 좋아할 만한 작품성이나 어떤 관객들이 환호할만한 매력 말이다.
그것은 독특하다못해 기괴하고 폭발적인 영상미일 수도 있고, 매혹적인 굵은 목소리의 나레이션들일 수도 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확실히 헐리우드의 통속적인 말랑말랑한 액션과 타협하지 않으려는 감독의 의지가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무 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워낙 잔혹한 영상과 과격한 액션에 가슴이 오그라들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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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12-05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지 모를 그 잔인함에 매혹이 되더군요
내 안에 뭐가 사는겐지... ^^;

모1 2005-12-05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액션영화가 아니었나요? 그냥 그저그런 액션영화인줄 알았는데...글 보고 감독이름을 보면서 그 감독이면 대충 그렇겠군..하는 생각을 한다는..

sayonara 2005-12-06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오하다기보다는 독특하다고 할 수 있죠, 뭐.
의외로 이 분위기를 좋아하는 분도 많더라구요. 아마도 관객들의 평가가 극단적일 듯 싶네요. ㅎㅎㅎ

sayonara 2005-12-10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외로 이런 작품이 취향에 맞는 분들이 많으신가봐요... ^^;
하드고어의 미학이라... 음..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