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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호수
팀 오브라이언 지음 / 한뜻 / 1996년 1월
평점 :
품절
이 작품은 베트남전이라는 악몽이 한 인간에게 안겨준 공포와 광기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최악의 스캔들로 대통령 선거에서 허망하게 참패한 존과 캐시는 한적한 숲 속으로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어느 날 아침 눈을 떠보니 캐시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곧이어 수색이 시작된다.
그리고 존이 과거에 겪었던 베트남전의 악몽같은 이야기가 번갈아가면서 펼쳐진다.
이 소설의 이야기는 마치 한 편의 실종사건을 추적하는 다큐멘터리처럼 펼쳐진다.
계속해서 제시되는 증거물의 목록과 증언들, 과거 사건들의 단편들, 캐시의 실종에 대한 가설들이 어지럽게 펼쳐지기 때문에 읽다보면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뒤엉켜서 어떤 것이 진실이고, 어떤 것이 허구인지 종잡을 수가 없다.
‘숲 속의 호수’는 실종사건으로 시작하지만, 어떻게 실종되었는지, 범죄의 동기는 무엇인지 등은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파멸적인 결말은 이미 예정되어 있으며 사건의 전모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을 것만 같다.
결국 독자들이 주목해야 할 것은 과거의 악몽이 불러온 현재의 광기와 비극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 작품은 단지 전쟁으로 인해 피폐해진 영혼을 다루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존의 어린시절과 아버지와의 관계를 회상하면서 내면이 공허한 사람이 외부의 영광에 집착하는 과정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