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편’이 아니라 ‘아류작’같은 작품
‘오멘’, ‘사이코’ 등 대부분 걸작공포영화의 속편들이 그렇듯이 ‘엑소시스트’ 또한 4편에 이르렀지만 1편의 명성을 조금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싸구려 공포영화 정도로 수준이 하향조정되었다.
더구나 이번 속편은 ‘다이하드2’와 ‘클리프행어’의 레니 할린이 감독을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액션 끈끈한 긴장감 그 어느 것도 갖추지 못했다.
배경이 아프리카로 바뀌고 귀신들린 아이가 흑인꼬마로 바뀌었다. 하지만 ‘엑소시스트’ 1편에서 느꼈던 암울한 분위기는 온데간데없고, 기독교에 아프리카 토속종교까지 등장하면서 분위기만 산만하다.
난데없이 군인들하고 원주민들하고 싸우는 것은 또 무슨 헤괴한 일인가.
중간의 이야기가 워낙 흐지부지하니 마지막의 반전이라는 것도 그리 충격적이지 않다.
결과적으로 이 작품은 ‘엑소시스트’ 이전의 이야기를 다룬 속편이 아니라 싸구려 아류작처럼 보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이트메어4’같은 공포영화에서 보여주던 레니 할린 감독의 재능이 아직 완전히 소진된 것은 아닌가 보다. 마지막에 신부가 귀신과 쫒고 쫒기는 부분만큼은 오싹할 정도로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