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매일마다 손으로 지팡이를 집고 선글라스를 끼고
지하철에서 구걸하는 그 할아범.
웃으면서, 속지말라고, 그래 넌 그렇게 얘기 했었지.
저 할아범은 눈이 멀쩡 하다고.


-넌 웃으며 말했지. 넌 속지 않는다고.-

그래 그 할아범이 널 속여서 받은 잔돈으로 부자를 꿈꾸는것 같디?
그래 그 할아범이 널 속였다고 속으로 의기양양하게 웃을꺼 같디?
그래 그 할아범이 그렇게 맹인인척 하고 싶어서 하는거 같디?
그래 그 맹인인척 할 수 밖에 없는 할아범 가슴속이 멀쩡할꺼 같디?


그래 넌 속지 않아서 그렇게 좋디?
그 잔돈 몇푼이 주머니에 남아 있어서 그게 그렇게 행복하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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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 고정희


길을 가다가 불현듯
가슴에 잉잉하게 차오르는 사람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목을 길게 뽑고
두 눈을 깊에 뜨고
저 가슴 밑바닥에 고여 있는 저음으로
첼로를 켜며
비장한 밤의 첼로를 켜며
두 팔 가득 넘치는 외로움 너머로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너를 향한 기다림이 불이 되는 날
나는 다시 바람으로 떠올라
그 불 다 사그러질 때까지
어두운 들과 산굽이 떠돌며
스스로 잠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일어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떠오르는 법을 익혔다


네가 태양으로 떠오르는 아침이면
나는 원목으로 언덕 위에 쓰러져
따스한 햇빛을 덮고 누웠고
달력 속에서 뚝, 뚝,
꽃잎 떨어지는 날이면
바람은 너의 숨결을 몰고와
측백의 어린 가지를 키웠다
그만큼 어디선가 희망이 자라오르고
무심히 저무는 시간 속에서
누군가 내 이름을 호명하는 밤,
나는 너에게 가까이 가기 위하여
빗장 밖으로 사다리를 내렸다
수없는 나날이 셔터 속으로 사라졌다
내가 꿈의 현상소에 당도했을 때
오오 그러나 너는
그 어느 곳에서도 부재중이었다
달빛 아래서나 가로수 밑에서
불쑥불쑥 다가왔다가
이내 바람으로 흩어지는 너,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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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케오가 나간 후에도 울부짖지 않았다.

일도 쉬지 않았고 술도 마시지 않았다.

살이 찌지도 야위지도 않았고,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긴 시간 수다를 떨지도 않았다.

무서웠던 것이다.

그 중 어느 한가지라도 해버리면 헤어짐이 현실로 정착해버린다.

앞으로의 인생을, 내내 다케오 없이 혼자 살아가야 하다니,

나로서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낙하하는 저녁" 中 - 에쿠니 가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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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이라면 아무 끈이 없어도 만나게 된다."


'세렌디피티'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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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입니다. 포장마차에서, tv로 봤던건데 다시봐도 너무웃겨요.

영상 2개 이어집니다. 하나 끝나고 또 자동으로 또 이어져요.

처음엔 말잇기게임 -그다음 입에서 입으로 명함받기?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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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자 2005-01-10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서 저 말고 다른 분 서재에서 신화관련 자료를 만나게 되다니..^0^

넘 기분이 좋네요~~~^^~ 자주 올게요~~~

즐거운랄랄라 2005-01-10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옙, 신화도 귀엽죠, 자주오세요 ^ㅇ^ 신화는 진짜 장난꾸러기.~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