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은 변호사이자 저널리스트였고 16편의 소설을 쓴 프랑스 작가 가스통 르루의 대표작이다. 젊은 시절, 신문 기자로 활동했던 그는 직접 사건 현장에 뛰어 들어 문제를 해결하는 구성의 소설을 발표하여 명성을 얻었지만 그가 남긴 16편의 소설 중 뜬소문이 무성했던 복잡한 구조의 파리 오페라 극장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을 역추적하여 사건의 실마리를 찾는 [오페라의 유령]만큼 시대를 뛰어넘어 지속적인 인기를 모은 작품은 없다. 집착과 열정, 불멸의 사랑, 천재성과 광기, 그랜드 오페라의 웅장한 테마와 감동이 미스테리와 공포, 마법으로 부각된 [오페라의 유령]은 1911년 소설로 발표된 이래 1925년 당대 최고의 공포영화 배우로 “천의 얼굴을 가진 사나이”라 불렸던 론 채니 주연의 무성영화로 제작되어 당시 최고의 인기를 얻었다.

1943년 클로드 레인즈 주연의 리메이크판은 원작과는 달리 바이올리니스트인 주인공이 부당 해고되고 자신이 작곡한 음악까지 도난당해 그에 원한을 품고 복수의 화신이 된다는 새로운 설정이 첨가되었고 그 이후부터 <오페라의 유령>은 원작과는 다른 새로운 버전으로 영화화되었다. 1962년도엔 허버트 롬 주연의 영화로 1963년에는 맥시밀리언 쉘과 제인 세이무어 주연의 텔레비전 드라마로 제작된 [오페라의 유령]은 1975년과 1985년에는 연극으로 공연되었으며 파리 오페라 극장을 할리우드로 설정한 진 레빗의 <팬텀 오브 할리우드>와 브라이언 드 팔마의 록 버전 오페라 <팬텀 오브 파라다이스>를 거치면서 뮤지컬이 탄생되었다.

 1984년 미국인 작곡가 켄 힐(Ken Hill)이 베르디와 오펜바흐 등 잘 알려진 아리아를 개사해 만든 뮤지컬 [팬텀]이 최초의 뮤지컬로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라프 지에 실린 이 공연의 비평기사를 읽은 영국 뮤지컬의 마이다스 작곡가인 앤드류 로이드 웨버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영감을 얻게 되고 [캐츠]와 [송 앤 댄스] 등 웨버의 작품 기획을 통해 함께 작업을 했던 최고의 뮤지컬 제작자 카메론 매킨토시와 뮤지컬계의 거장 연출가인 해롤드 프린스가 참여하면서 세기의 뮤지컬이 탄생되었다.  

1986년 10월 9일, 런던 허 머제스티스 극장에서 초연된 이래 지금까지 800만명의 관객과 2500여만장의 음반 판매량의 기록을 세운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전 세계로 수출되어 13개국, 100개 도시에서 공연되었고 국내에서도 2001년 12월부터 7개월 동안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되어 사상 최다관객인 24만명을 동원했다. 그런 만큼 가스통 르루의 원작 소설인 [오페라의 유령]을 전 세계에 알린 것은 록 오페라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와 [캐츠] 등으로 유명한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이다. 1986년 10월 9일 런던에서 초연된 이래 지금까지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후광으로 2000년도 다리오 알젠토 감독의 타작까지 수차례 영화화 된 작품들 중 1990년도에 유일하게 국내 개봉되었던 드와이트 H. 리틀 감독의 리메이크판은 비교적 원작에 충실한 작품이다. 극소수의 국내 뮤지컬 매니아 사이에서만 회자되던 [오페라의 유령]에 대한 인지도 때문에 <오페라의 유령>이라는 원제 대신 당시 국내에서 흥행돌풍을 일으킨 <사랑과 영혼>의 인기에 편승하여 <영원한 사랑>이라는 제목으로 둔갑하여(?) 개봉되었지만 오히려 <사랑과 영혼>의 아류작이라는 인상을 풍겨 관객들에게 철저히 외면당했다.

음악을 위해 영혼마저 팔아버린 한 작곡가의 애절한 사랑을 감동적으로 그린 이 영화는 시종일관 공포와 환상을 어우르며 매혹적인 신비감을 조성한다. 크리스틴(질 쇼오린)은 줄리어드에서 성악을 전공하는 음악도로서 브로드웨이의 뮤지컬에 나가기 위해 오디션 곡을 찾던 중 작곡자 에릭 레슬러(로버트 잉글런드)의 낡은 악보를 발견하고 환상적인 그 곡에 매료된다. 마침내 오디션을 받게 된 크리스틴은 그 곡을 노래하던 중 극장 천정에서 떨어진 물체를 맞고 기절하여 백년 전의 그녀로 돌아간다. 그 곡을 작곡한 에릭은 불후의 명곡을 작곡하기 위해 자신의 영혼을 팔아 재능을 부여받지만 혐오스럽게 변한 자신의 얼굴을 감추기 위해 지하 굴속에서 생활하며 작곡생활을 계속한다. 크리스틴의 미모와 음악적 재능에 사랑을 느끼게 된 에릭은 그녀에게 밤마다 헌신적으로 성악교습을 해 준다. 그의 흉측한 얼굴을 전혀 모르는 크리스틴은 그의 도움으로 오페라의 무대에 서게 되지만 운명 지워진 사랑 앞에 위기를 느끼게 된다. 시공을 초월한 과거와 현실이 교차되면서 전개되는 이 영화는 현대적 감각으로 새롭게 각색한 듀크 샌디퍼의 각본이 탄탄한데 단순한 공포영화가 아닌 처절한 러브 스토리를 보여준다. 특히 미샤 시갈의 현란한 음악과 엘리머 레가리시 촬영이 뛰어나고 <나이트 메어>의 프레디 크루거로 유명한 로버트 잉글런드의 열연과 질 쇼오린의 청순한 매력이 깊은 인상을 남겨준다. 긴장감 넘치는 연출, 주제음악의 아름다운 선율, 애절한 사랑이 가슴 뭉클한 감동을 주었던 이 영화 역시 평작에 머물렀지만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 대한 기대치를 충분히 상승시켜주었다.

무엇보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힘은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음악과 볼거리로 가득찬 특수효과와 무대장치에 있다. 또한 화려한 오페라 장면을 재현하는 황금빛 장식과 무대 의상들, 거대한 계단 세트에서 파리 하수구 밑의 음침한 지하 세계에 이르기까지 무대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전환시키는 마법을 보여준다. 특히 직접 런던이나 브로드웨이에서 이 뮤지컬 공연을 본 지인들에게서 회자되었던 30만개의 유리구슬로 치장한 0.25톤 무게의 샹들리에가 관객 머리 위를 날아다니는 장면은 충격적이고 크리스틴과 유령이 배를 타고 무대 전면을 도는 지하 호수장면은 환상적이면서도 경이롭다. 무대 메카니즘의 절정을 보여준 이 뮤지컬의 영화화 계획은 1988년 뉴욕 공연이 시작될 무렵이었지만 1990년 촬영 직전, 앤드류 로이드 웨버와 뮤지컬의 여주인공이면서 영화의 여주인공인 크리스틴 역을 맡은 사라 브라이트만이 돌연 이혼하면서 취소되었다.

그 이후 여러 번의 제작 시도가 무산되고 앨런 파커 감독이 영화화한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에비타>가 흥행과 비평에서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해 <오페라의 유령> 제작은 계속 연기 되었다. 하지만 식을 줄 모르는 뮤지컬의 인기에 힘입어 영화 기획 16년 만에 드디어 영화화되었다. [오페라의 유령]의 작곡가인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직접 제작을 담당한 만큼 “값비싼 공연료 때문에 뮤지컬을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이 작품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조엘 슈마허 감독의 연출 의도 역시 그에 대한 충성으로 수긍이 간다. 그런 만큼 이 영화는 재해석이 아닌 원작 뮤지컬에 아주 충실하다.

 1911년, 파리 오페라하우스의 무대, 오페라하우스 소장품들이 경매되고 있는 현장에서 뮤지컬이 시작되는 것처럼 영화 역시 파리 오페라 하우스 전경을 보여주고 무대 위에서 소장품을 경매하면서 시작된다. 70세 가량의 노인이 된 라울이 원숭이가 심벌즈를 치고 있는 손풍금 모양의 음악상자를 30프랑에 낙찰받고 경매인이 무대 전면에 놓여진 샹들리에의 스위치를 연결하면서 번쩍이는 섬광과 함께 서곡이 시작된다. 서곡이 연주되는 동안 오페라 하우스는 옛날 모습으로 복원된다. 눈부시게 빛을 발하는 거대한 샹들리에는 마법의 힘에 끌리듯 무대에서 솟아올라 천장에 높이 매달린다.

무대 뮤지컬의 오프닝을 그대로 재현하면서 영화는 영화 속 현재를 흑백으로 처리하고 샹들리에가 무대에서 솟아오르면서 극장의 전성기인 1870년대로 옮겨가는 영화 속 과거를 현란한 컬러로 전환한다. 낡고 허름한 오페라 극장이 세월의 흔적을 순식간에 걷어내면서 황금빛 극장으로 변하는 마법과도 같은 영상수법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타이타닉>을 연상시키지만 무대극이 보여줄 수 없는 영화만의 장점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또한 커튼으로 막을 나누는 뮤지컬과 달리 늙은 라울과 오페라 안무가 마담 쥐리가 눈길을 마주치는 스산한 흑백의 현재 장면으로 쓸쓸한 회한을 부각시키는 것도 영화만의 장점이다. 그리고 흉물스러운 몰골로 태어나 인간 사육사의 학대를 피해 오페라 극장에 숨어든 유령의 과거사가 마담 쥐리라는 인물을 통해 설명되어지는 것도 영화에서 추가된 친절한 배려인 셈이다. 무엇보다 유령의 하얀 가면이 강조된 뮤지컬과는 달리 검은 리본의 빨간 장미를 유령의 상징으로 부각시킨 것은 애절한 유령의 슬픈 러브 스토리를 강조하는 새로운 장치이다.

특히 유령의 왕좌에 하얀 가면만을 남기고 사라지는 뮤지컬의 라스트 신과는 달리 사랑을 위해 목숨을 걸었던 라울이 늙은 노신사가 되어 크리스틴의 무덤을 찾았을 때 유령의 상징인 검은 리본의 빨간 장미를 발견하는 영화의 라스트 신은 괜한 사족처럼 느껴지지만 한 겨울의 안개 낀 묘지의 배경과 어울어져 씁쓸한 감동을 자아낸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포인트는 화려하면서도 장엄한 세트이다. 물론 무대 뮤지컬 역시 세트의 웅장함으로 관객을 사로잡은 만큼 뮤지컬 무대를 기본으로 삼았지만 무대 뮤지컬에서 볼 수 없었던 파리 오페라 하우스의 무대 뒷면과 측면, 천장과 지하 호수까지 엄청난 물량으로 관객을 압도한다. 또한 오페라 “한니발”과 “승리자 돈 주앙” 공연 장면은 말할 것도 없이 “가면 무도회”장면은 최대의 물량과 인원으로 최고의 스펙터클을 아낌없이 보여준다. 그것은 블록버스터에 능한 조엘 슈마커 감독의 장점에 기인한다.

그러나 지하 호수를 떠다니는 배와 극적으로 떨어지는 샹들리에 등 무대에서 보았을 때 큰 충격을 준 뛰어난 무대장치와 특수효과들로 인해 블록버스터 뮤지컬의 고전이라는  의식 탓인지 시종일관 액션 블록버스터를 연상시키는 현란한 영상으로 이 영화의 꽃인 음악에 대한 감상과 여운을 방해하는 것이 아쉽다. 물론 무대 뮤지컬의 생생한 라이브 무대의 생동감을 기대할 순 없지만 새로운 크리스틴과 라울, 유령을 연기한 배우들의 열창과 열연이 스크린의 벽을 뛰어넘지 못하고 가슴에 큰 울림을 전하지 못하는 것이 약점이다. 무엇보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는 영화를 위해 새로운 곡을 추가시켰지만 최고 히트 뮤지컬 넘버인 “Think of me", "Angel of Music", "The Phantom of the Opera", "All I ask of you" 등의 익숙한 멜로디를 편곡을 통해 브리지 음악으로 반복적으로 사용한다. 그런 만큼 그의 이 뮤지컬 음악에 대한 애정과 열정은 초연 때의 유령인 마이클 크로포드와 초연 때의 크리스틴인 사라 브라이트만이 녹음한 OST CD로 익숙해진 관객들의 귀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오페라 훈련을 받은 17세의 신예 에미 로섬은 갸녀린 크리스틴으로 깊은 인상을 남겨준다.

무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본 관객들에게 다시 한번 추억과 감동을 되살릴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이 영화는 뮤지컬에 익숙하지 못한 관객들에겐 지루함을 줄 수도 있겠지만 무대 뮤지컬을 못 본 관객들에겐 <오페라의 유령>을 접할 수 있는 최상의 기회를 준다. 무엇보다 값비싼 입장료와 오페라 하우스 없이도 세기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언제든지 부담 없이 원작 그대로 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영화의 최고의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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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평은 극과 극입니다.

재밌다와 지루하다. 참고로 제 친구도 어제 크리스마스 이브날 봤는데, 한 친구는 재밌다이고 한 친구는 정말 재미없다, 지루하다 더라구요.

안보길잘했지~ 팬텀의 신비감도 없는 데다가, 뭔가 많이 아쉬운 영화인것같아요 .......

기왕 할거면 잘좀하지... 하지만 노래가 정말 좋다고하더라구요 ^^ 비디오로 봐야겠습니다!!

★★참고로 재미없다는 평이 훨씬 많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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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gus080 2011-06-17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제목이뭐냐구요? ㅠㅠ

니똥 2011-06-17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마저


14523 2011-06-17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제목이오페라의유령인가요ㅇ <댓글좀> -한6학년어린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