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바다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8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이경식 옮김 / 문예출판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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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헤밍웨이의 걸작 중의 하나이며, 그가 1954년 노벨 문학상을 받는 계기가 되었다. 인간은 상어로 상징되는 죽음에 의하여 패배하지만, 용기와 자기극복으로 과감하게 죽음과 대결하는 모습을 통해 인간이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지, 존엄한 존재인지를 실존주의 철학을 담아 표현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간결하고 힘찬 문체는 삶을 향한 인간의 의지를 드러내기에 충분했는데 특히 “인간은 싸움에 패배하려고 태어난 것은 아니야. 죽었으면 죽었지, 패배하는 법은 없어.” 라는 문구에서는 최선을 다한 싸움에서 적에게 쓰러지는 것은 패배가 아니라 단지 파괴되는 것뿐이라는 생각이 담겨있었고, 이는 강인한 인간의 힘을 믿는 헤밍웨이 작가 정신을 요약한 말이라고 생각되었다. 즉, 그것은 어떠한 고난과 역경이 닥치더라도 거기에 굴복하는 것이야말로 패배라 할 수 있고, 그것에 대항해 끝까지 싸우는 것은 진정한 인간의 힘을 보여주는 것일 뿐 결코 패배가 아니라는 것이다.

멕시코 만류에서 조각배를 타고 어부의 생활을 천직으로 여기는 노인이 85일째 되던 날 18척이나 되는 큰 고기를 만나고 사흘간의 힘들고 고단한 시간을 끝나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으나 결국 상어 떼를 만나 물고기는 뼈만 남게 된다. 결국 그가 항구에 돌아왔을 때 남은 것이라고는 18척의 물고기가 남겨놓은 흔적뿐 인 것이다. 이것은 인간으로써 우리가 가질 수밖에 없는 삶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즉, 인생은 ‘공수레 공수거’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대단한 사람이라도 죽음이라는 피할 수 없는 난관에 부딪쳐야 하고 그 순간 자신이 이룩한 성공과 업적이 결코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것들이 대단하고 위대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이 없어진 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하지만 이 책에 등장한 노인은 그 허망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바다로 나가길 꿈꾸면서 사자 꿈을 꾸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것은 그가 인간으로써 가질 수밖에 없는 숙명을 수용하고, 자연의 섭리에 순종하여 살아가는 인물이라는 것을 보여줌과 동시에 인생의 결과물보다는 그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이겨내는 과정에서야 비로소 자신이 살아있음을 재확인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간이라는 공통적인 속성을 지니고, 삶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우리는 각자 다른 삶을 꿈꾼다. 우리의 모습은 너무도 다르고, 우리가 지향하는 목표도 너무도 다르다. 하지만 우리 모두의 공통점은 그것에 순응하고 그것에 대항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모든 인간이 노인이 보여주는 삶의 자세와 정신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만약, 그랬다면 이 책이 고전으로 우리에게 널리 읽혀질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어쩌면 이 책에 등장하는 노인의 모습은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이데아’일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우리의 모습은 그 이데아의 속성이 조금 드러나 있는 모습을 하고 있을 뿐 절대적인 이데아의 속성을 지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런 이데아의 모습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끊임없이 자신의 모습을 조율해나가고 자신이 추구해야하는 인생의 목표를 수정해가면서 궁극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삶에 모습에 도달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그런 과정 속에서 우리는 노인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 해 가는 것이다. 결코, 완벽하지 않지만 완벽을 지향하는 인간의 모습은 아이러니 하지만 아름답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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