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분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5월
장바구니담기


생애 첫키스! 그 순간을 얼마나 꿈꿔왔던가! 주변 풍경도 여느 날과는 달랐다. 하늘을 나는 왜가리, 석양, 거친 아름다움을 지닌 황량한 들판, 그리고 멀리서 들려오는 희미한 음악소리, 마리아는 그를 밀어내는 척하다가 힘껏 끌어안았다. 그녀는 영화와 잡지, 텔레비젼에서 수없이 본 동작을 따라했다. 리드미컬하면서도 다소 어색하게 고개를 이쪽저쪽으로 젖히며 자신의 입술을 그의 입술에 대고 꽤나 격렬하게 비벼됐다. 때때로 청년의 혀가 자신의 앞니에 와 닿는 느낌이 무척이나 달콤했다. -23쪽

누구나 사랑에 빠지면, 온 우주가 그 사랑을 위해 공모하는 것 같다. 오늘 석양 무렵, 그 일이 내게 일어났다. 하지만 뭔가 하나만 잘못되어도 모든 것이 무너져 사라진다! 노을 속을 나는 왜가리, 멀리서 들려오는 음악소리, 달콤한 그의 입술, 그 모든것, 몇 분 전만 해도 분명히 거기 있었던 아름다움이 어떻게 그렇게 빨리 사라질 수 있었을까? 삶은 아주 빠르다. 삶은 우리를 천국에서 지옥으로 데려다놓는다. 단 몇 초 사이에. -24쪽

그의 혀가 자신의 앞니에 와 닿을 때가 가장 짜릿했다고, 그러자 한 친구가 깔깔대며 웃기 시작했다.

" 너 입을 벌리지 않았던 거야? "

순간, 모든 것이 확실해졌다.

" 왜 입을 벌려? "
" 그래야 혀가 들어올 수 있지. "
" 그러면 뭐가 달라지는데? "
" 키스는 그렇게 하는거야."-25쪽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시장미 2005-11-01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첫키스 열풍이라. 11분을 읽다가 기억에 남았던 장면을 올려봅니다.
이 책은 다시봐도 참.. 민망하고........ 발그레한 내용이 많은것 같아요. (-_-;;)~ ㅋㅋ

가시장미 2005-11-01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는척하는 남자가 쓴 여자? 흠... 그래? 나도 다시 읽어보고 리뷰써야겠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