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주 투자자 입장에서는 환율이 오르는것이 좋다. 그래야 환전했을 때 한국 돈으로는 더 많은 이익이 생기니까 그렇다. 1달러가 1,000원일 때는 1달러어치 주식을 팔아서1,000원만 손에 넣지만, 1달러에 1,500원이라면 1달러어치 주식을 팔았을 때 1,500원이 생긴다.
환율이 오를 수 있는 요인으로 금리 인하가 있다. 금리를 인하한다는 건 그만큼 돈이 헐값이 된다는 의미이고, 원화값은 약해진다(환율이 오른다).
2019년 하반기에는 원·달러 환율이 한때 1,200원 위에서 1,150원대까지 급락했다. 사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영향으로 급변한 것이다. 2020년 환율 전망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것 또한 무역 분쟁이다(이 책을 쓰고 있는 2020년 초 대형 악재로 떠오른 코로나19가 잠잠해질 것을 가정하고 하는 얘기다).
만약 미국이 중국과 갈등을 봉합하면 아마 원화는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이 환율조작국으로까지 지정하면서 중국을 들들 볶은 것이 바로 중국에대한 수출 적자 때문인데 갈등 보합 이후에는 아마도 중국 위안화의 강세를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야 미국 기업들의 수출 환경이 좋아지기 때문이다(미국 달러 가치가 떨어져야 해외에서 번 돈이 자국 내에서 더 큰 수익으로 이어진다).
한국은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이 나날이 심해지고 있어서 원화 또한 위안화와 연동된 흐름을 보이고있다. 미국과 중국의 사이가 개선되면 아마도 미국 배당주 투자에는 불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물론 이는 기존 미국 주식 보유자들에게 그렇다는 얘기이고 신규 진입할 투자자들에게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 법하다. - P225
하지만 금융주는 입장이 조금 다르다. 특히 은행이나 생명보험사등은 저금리 상황이 되면 운용 여력이 점점 더 감소한다. 기존에 보유한 채권의 가치는 높아지기 때문에 일견 실적은 좋게 보이지만(금리 인하=채권 가격 상승) 중장기적으로는 저금리 환경이 고착화되는 것이라 사업하기가 쉽지 않아진다.
생보사는 기존 보험 가입자들에게 고정금리 이자를 주기로 약속한 계약이 많은 탓에 부담이2배로 커진다. 저금리 환경에서 돈을 굴려 수십 년 전 계약한 고객에게도 고정금리 이자를 지급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일부 생보사는연 10% 안팎의 고금리로 계약한 보험 상품 때문에 아직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증권사는 입장이 조금 다르다. 단기 위주로 영업하는 성향이 있다보니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가격 상승의 수혜를 입는다. 여기서 잠깐,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가격이 오른다는 게 무슨 의미일까? 무슨의미인지 이해 못 한 독자가 있을 수 있어 설명을 한번 하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기존에 내가 가진 채권은 1만 원에 발행됐고 5%의 이자를 지급한다고 하자. 그런데 기준금리가 내려 내일부터 발행되는 채권의경우 1만 원에 발행하고 4%의 이자만 지급한다고 하자. 이렇게 되면 내가 갖고 있는 채권은 신규 발행되는 채권에 비해 매력도가 높다. 내 채권은 5%를 주기로 되어 있는데 내일부터 나오는 채권은고작 4%만 주기 때문이다. 그러면 자연스레 투자자들은 ‘에이, 내일부터는 4%밖에 안 준다고? 그러면 어제 나온 채권을 사자. 웃돈을 줘서라도 사자‘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1만 2,000원대까지는오르게 된다. (비슷한 수익률까지 오른다고 가정 시) 이런 과정을 거치미로 채권 보유량이 많으면 금리 인하 국면에서 수익성이 좋아진다. 증권사 또한 채권 보유량이 많기 때문에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가격 상승의 수혜를 입는다.
다시 말하지만 은행이나 보험사도 채권 가격 상승 때문에 겉으로는 지표가 좋아진다. 앞으로 영업 환경이 나빠진다는 점이 우려 요인일 뿐이다.
그에 반해 증권업종은 금리가 내려가면 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으로 몰려오게 마련이라 금리인하의 수혜주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즉, 금리 인하 수혜 배당주는 리츠와 증권주, 그 외 제조업 등이고, 금리 인상 수혜 배당주는은행과 보험 등으로 이분해서 생각하면 된다.
끝으로 보험사라고 모두 다 금리 인하 시 타격을 입는 것은 아니다. 손해보험사는 생명보험사와 사정이 조금 다르다. 생보와 달리자금 운용 사정보다는 영업 환경이 중요하고(자동차보험 손해율 등)고금리를 지급하기로 약속한 상품이 적기 때문에 금리를 인하한다고 타격을 입는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 P235
우리나라는 특히 이런 성향이 강하다. 이유가 무엇일까? 제조업중심으로 중진국과 선진국 경계에 걸쳐 있는 특수성이 있어서 더욱 그렇다.
현대자동차를 예로 들어 설명하면, 세계 경제가 나빠 소비가 줄고 신흥국 화폐 가치가 떨어지면 현대차 입장에서는 수출환경이 좋아진다. 경기가 나쁠 때는 소비가 줄고 신흥국 투자도 줄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비안전 자산 국가의 화폐는 가치가 떨어진다. 그런데 가치가 떨어지다 보니 현대차는 앉은 자리에서 수출을 할 때마다 환차익을 얻는 것이다.
반대로 글로벌 경기가좋을 때는 신흥국 화폐 가치 또한 좋아지니 현대차의 수출 상황이악화한다. 이때는 비록 수출 환경은 나쁘지만 세계 경제 자체는 좋기 때문에 현대차 입장에서도 버틸 여력이 생긴다.
마치 시소에 탄것처럼 이런 악재가 있을 때는 이런 호재가 있고, 이런 호재가 있을때는 저런 호재가 발생하는 독특함이 있다. 그것이 우리나라 경제구조의 장점이다.
일본은 정반대다. 일본은 세계 경제가 나빠지면 안전 자산인 엔화가치는 오히려 강해진다. 일본 자동차회사 입장에서는 경기가 나쁠때 환차손도 커지는 상황을 맞이한다. 물론 좋을 때는 더 좋겠지만나쁠 때 한없이 나빠진다는 단점이 있다. 토요타자동차나 일본항공등이 아주 잘 나가다가 한순간에 위기를 맞는 것은 이런 특성 때문이다.
우리는 그렇지 않다. 중진국도 나름의 장점이 있는 셈이다. 여기저기서 나쁘다고 떠들어댈 때 까짓거 한번 베팅해본다는 마음으로 공격적으로 나서는 것이 요즘 같은 시절에도 돈 버는 방법이다. - P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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