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행동이 인류와 생태계에 미치는영향을 자발적으로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한사람 한 사람을 변화시키면 공유지의 비극 따위는 일어나지 않을수 있다고 믿는 정책은 세상을 모르는 순진한 발상이다. 모든 사람이 윤리적인 이성을 갖고 있다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 사회비평가 업턴 싱클레어는 이렇게 말했다. "누군가에게 뭔가를 이해시키기란 어려운 일이다. 만약 그 사람이 벌어들이는 소득이 그 뭔가와 깊은 연관이 있다면 그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된다."
모든 경우의 수를 살펴보아도 공유지의 비극을 해결할 수 있는방법은 이미 말한 두 가지뿐이다. 사유화하거나, 아니면 관리하는것. 그리고 사유화할 수 없는 바다와 오존층, 우주 같은 것들은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내야 할 것이다. - P194
1972년 시카고대학의 한 연구팀은 전형적인 전기 자극 실험을진행했다. 연구가들은 실험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첫 번째 그룹에는 전기 자극을 받을 확률이 100퍼센트라고 말해줬다.
그리고 두 번째 그룹에게는 전기 자극을 받을 위험이 50퍼센트라고 말했다. 이어 연구가들은 실험이 시작되기 직전에 피험자들에게 일어나는 신체적 흥분 상태(심장박동, 신경과민, 손에서 땀이 나는정도 등등)를 측정했다. 결과는 당혹스러웠다. 양쪽 그룹이 똑같은정도로 흥분하고 있었던 것이다. 연구가들은 그 후 실험에서 두번째 그룹에게 전기 자극을 받을 확률을 20퍼센트, 10퍼센트, 5퍼센트로 점차 줄여 나갔지만 결과는 여전히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그다음 실험에서 연구가들은 전기 충격의 강도를 예고 없이 높였다. 그러자 양쪽 그룹의 차이는 없었지만 신체 흥분 정도는 눈에띄게 상승했다. 이 실험 결과가 의미하는 것은 사람들이 어떤 사건의 예상된 정도(도박 상금의 크기, 또는 전압의 강도 따위)에는 분명하게 반응하지만, 그 사건이 일어날 확률에는 크게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달리 표현하면, 우리에게는 확률에 대한 직관적인이해가 결여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종종 가능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무시한다. 이것을 확률의 무시(Neglect of probability) 라고 부른다. 이런 경향은 결과적으로 의사결정의 오류를 낳게 된다. - P207
우리는 앞의 장에서 사람들이 서로 다른 정도의 위험성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못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방사능처럼 위험성이크면 클수록, 또 그 주제가 감정적일수록 위험성의 감소는 우리를별로 진정시키지 못한다.
전기 자극 실험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사람들은 유독성 화학 물질에 의한 오염을 그 위험성의 확률이 99퍼센트이든 1퍼센트이든 똑같이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비합리적인 반응이지만 보통은 그렇다.
이런 경우에는 오직 제로 리스크만이 중요한 모양이다. 제로 리스크는 마치 빛이 모기를 유혹하듯이 우리를 끌어당긴다. 그래서 우리는 아주 사소한 나머지의 위험성마저 완전히 제거하려고 종종 엄청나게 많은 돈을 투자할 마음까지 먹는다. 그리고 이러한 의사결정의 오류를 제로 리스크편향(Zero-risk bias) 이라고 부른다. - P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