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재정위기는 유로존의 공동 통화와 회원국들의 다양한 특성이충돌한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유로존은 미국 연방정부와 비슷한 중앙감독 기구가 존재하지 않는 만큼, 역시 미국 재무부 같은 단일한 채권발행 기관을 설치할 수 없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독일 정부가 발행하는 장기국채는 미국 국채만큼 안전할지 몰라도, 이탈리아나 스페인 같은 다른 주요 회원국들의 국채에 대해서는 같은 평가를 내리기가 어렵다. 그들의 국채는 모두 유로로 표시되어 있지만, 각각의 위험 수준은 개별 국가의 신용도에 따라 차이가 난다.
따라서 전 세계의 투자자와 중앙은행이 비상시에 대비해 보유할 국채를 선택할 때 유로존 회원국들의 국채보다 훨씬 안전하면서도 유동성이 뛰어난 미국 국채를 선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수밖에 없다. - P162